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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소비에트 예술과 건축

2011-11-10


영국 왕립 예술학교에서는 ‘Building the Revolution: Soviet Art and Architecture 1915-1935’란 타이틀 아래 러시아 아방가르드 예술과 건축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인다. 1915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축가들은 구성주의 예술운동의 자극에 힘입은 그들의 혁신적인 예술 방식들을 3차원적 공간 안에서 재탄생시켰고, 이것들은 새로운 소비에트 사회주의 국가의 힘과 낙관주의를 상징하는 구조물들로 각인되었다. 러시아 근대 건축가들과 그들의 활동은 건축역사에서 독보적이고 괄목할만한 부분으로 여겨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들어서야 그 자료들이 공개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1990년 이래로 당대의 움직임이 표면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학자들은 건축사적으로 특별한 시기를 깊게 이해하고자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존하는 거대한 사이즈의 건축물들과 이와 관련된 구성주의 드로잉, 페인팅, 오래된 사진들과 그 시대의 정기 간행물들을 나란히 전시하여 관람자에게 각기 다른 매체를 통한 포괄적 이해를 돕고 있다.

글 | 월간 퍼블릭아트 권지은 영국통신원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문화예술이야말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인 믿음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 기능적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신뢰와 기대를 바탕으로 문화 정책의 기본 토대를 성립해오고 있다. 영국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군인들을 위한 엔터테인먼트의 한 방편으로 문화예술 공연을 적극적으로 지원했으며, 긍정적인 성과에 고취되어 영국 문예진흥원인(Art Council England)이 설립되기도 했다. 영국뿐 만 아니라 유럽권에 여러 나라에서는 여전히 ‘예술을 위한 예술(Art for art)’과 ‘예술의 변화의 힘(Transformative powers of arts)’라는 두 논리가 예술가들과 문화 정책 책임자자들 사이에서 풀지 못한 과제로 남아 있다. 예술의 자율성보다는 그 사회 기능적 역할에 초점을 두고 있는 이러한 정책개념은 지난 과거의 몇몇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그 시작을 찾아볼 수 있다. 최초의 사회주의 연방국가였던 소련은 새로운 사회주의이념 국가로서의 도약을 위해 건축, 예술의 상호보완적 교류를 통한 이상적 사회체제 설립을 꾀했으며 하나의 방편으로 문화예술의 통합적 활동을 장려했다. 때문에 당시의 예술과 건축들은 공동 작업을 통하여 각 영역의 작가, 또는 건축가 개인의 순수한 취향과 생각을 표현하기보단 사회 운동적 성격을 강하게 보이고 있다.


이처럼 러시아의 새로운 사회주의 사회로서의 발전을 위한 움직임은 혁신적인 예술과 건축의 통합을 장려하였으며 몇몇 예술가들과 건축가들의 참여는 혁명적 국가운동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이러한 통합의 개념과 움직임은 카시미르 말레비치(Kasimir Malevic), 블라디미르 타틀린(Vladimir Tatlin), 류보브 포포바(Liubov Popova), 엘 리지스키(El Lizzitsky), 이반 클루인(Ivan Kluin) 그리고 구스타프 클루치스(Gustav Klucis)등의 아티스트 프로젝트와 콘스탄틴 멜리니코프(Konstantin MelniKov), 모이세이 긴즈부르크(Moisei Ginsburg), 일리아 골로소프(Ilia Golosov) 그리고 베스닌 형제(the Vesnin brothers) 등의 건축가들의 디자인을 통한 창조적 상호관계형성을 야기했다. 또한 르 꼬르뷔지에(Le Corbusier)와 에리히 멘델손(Erich Mendelsohn)등의 새로운 유토피아 형성에 도움을 주고자 했던 몇몇 유럽 건축가들도 이 운동에 동참하였다. 실험적 창문배치와 함께 흰색 벽들에 평평한 지붕을 가진 현대적인 이들의 새로운 건축물들은 19세기에 주택지뿐 만 아니라 상업 지구에 집중적으로 건축되었던 나무로 지어진 낮은 구조물들 사이에서 그 이질적 모습과 함께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금은 적절한 보수공사의 부재와 철거 위협에 직면한 이러한 상징적 건물들을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의 한 방편으로 소비에트 국가들이 근대 건축물을 기록하는 포토그래퍼로 잘 알려진 리차드 페어(Richard Pare)에 의해 이 시기의 구조물들은 지난 두 세기 동안 시리즈 이미지들로 기록되었다. 이 시대의 근대 건축물들이 만들어졌던 역사적, 정치적, 사회적 그리고 문화적 배경들은 이번 전시에서 이전에는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오래된 기록사진들과 지오르지 코스타키스 컬렉션 the George Costakis Collection of Constructivist Art)에서 대여된 페인팅들과 함께 소개된다. 이 페인팅 작업들은 1915년에서 1935년까지 러시안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의 실험정신을 보여 줄 뿐만 아니라 그들과 동시대의 활동했던 건축의 새롭고 혁명적인 표현양식을 창조해냈던 혁신적 건축가들 사이의 다이얼로그를 각 작품 간의 병치 적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여준다.




글쓴이 권지은은 단국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 후 영국으로 건너가 2010년‘London Metropolitan University’에서 ‘Arts and Heritage Management’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타 미술 전문지 외국객원기자로 활동하였으며 현재 런던에서 첫 기획전시를 통해 독립큐레이터로서 첫발을 내딛으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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