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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예술가와 함께, 1박 2일!

2011-07-19


청소년기의 기억은 예상 외로 힘이 세다. 이 시기의 경험은 가끔은 한 인간의 전 생애를 쥐고 흔들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 시기에 대한 적절한 길라잡이는 더불어, 의외로 드물다. 각자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어찌 정답이 있겠냐만은, 가끔은 모범답안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리고 예술은, 이런 상황에서 훌륭한 모범답안이 되기에 충분하다.

에디터 | 이은정(ejlee@jungle.co.kr)
자료제공 | 금천예술공장

서울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주제가 있는 창작미션’ 캠프인 ‘예술가와 1박 2일’이 금천예술공장의 주최로 7월 22일부터 23일까지 총 이틀 동안 진행된다. 선착순 10개 학교에서 총 40명의 학생이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각 학교별 미술 영재 혹은 희망 학생 4명을 추천 접수 받아 진행된다. 선발된 학생들에게는 3개국 5팀(명)의 예술가와 함께하는 다양한 미션 수행의 기회가 제공된다고. 창작 미션은 사회적 이슈인 ‘유기견’ 문제에서 ‘여행’까지 다양하다. 총 이틀로 이루어진 이번 프로그램의 진행은 다음과 같다. 우선 첫째 날 8명씩 5개의 팀으로 구성된 학생들은 팀별 멘토(Mentor)인 예술가의 도움 아래 영화제작, 북아트, 그래피티, 월페인팅의 방식으로 제한된 시간과 공간을 활용하여 ‘창작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둘째 날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작업물을 200여 평에 달하는 금천예술공장의 전시실 PS333에 5개 섹션으로 나누어 전시로 구성하게 된다. 이곳은 2009년부터 2년간 총 17개국 41작가(팀)의 창작활동을 선보인 곳이기도 하다.

이번 ‘예술가와 1박2일’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금천예술공장의 예술가는 이지회(1기), 임흥순(2기), 김정옥(2기), 아틸리오 토노 & 베로니끄 포치(Attilio Tono & Veronique Pozzi 이탈리아), 태미킴(Tammy Kim 미국) 등의 다섯 팀. 김정옥 작가는 주인에게서 막 버려진 도시 속 애완동물들의 상황을 상상한 시나리오를 회화로 벽면에 표현하는 과제를 던질 예정이다. 또한 임흥순 작가는 ‘집’이 지닌 물리적 역할 이상의 여러 가지 의미를 고등학생들의 시선에서 8분짜리 영화로 제작하게 하는 영화제작 프로젝트 ‘집에 관한 8분 영화’를 진행하게 된다고. 이들은 집에 관한 기억을 드로잉으로 표현하고 이것을 콘티로 작성하여 연출, 배우, 분장 등의 업무를 나눈 후 촬영에 들어가게 된다.

이지회 작가는 공상과학소설인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실제 현실에 가상공간을 투영, 자유롭게 변화시키는 ‘스트리트 해킹(STREET HACKING)’ 미션을 제안하게 된다. 학생들은 예술공장 주변의 풍경을 촬영하고 이 이미지들을 조합해 전시공간에 프로젝터로 영사한 후 이 이미지 위에 주어진 재료를 사용하여 학생들의 상상력으로 변형된 풍경을 창작하게 될 예정이다. 이탈리아의 작가 베로니끄 포치 & 아틸리오 토노는 ‘여행의 흔적’이라는 프로젝트 이름 아래, ‘책 만들기’를 통한 새로운 ‘창작의 여행’을 제안한다. 그들은 한국에서 발행되는 신문 광고와 낯선 ‘한글’을 이용하여 포토몽타쥬와 바느질 등을 결합한 ‘책 만들기’ 작업을 해왔던 작가들. 두 사람은 참여한 학생들에게 바늘과 철사, 재봉틀을 제공하며 자신들이 한국에서 체험한 바와 같이 학생들이 낯선 곳을 여행하며 느끼는 경험들을 작품으로 만들어 예상하지 못한 창작의 여정을 누리도록 이 프로그램을 구상했다고. 마지막으로 미국의 작가 태미 킴은 ‘리-퍼밀리어(re-familiar)’라는 과제명 아래 일상 생활에 흔히 쓰이는 플라스틱이나 종이컵 등의 작은 공산품들을 공동작업을 통해 하나의 커다란 조각 작품으로 만들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여러 사람이 작은 재료로 큰 조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는 것이 필수. 이 프로젝트는 여러 사람과의 ‘논의’에 창작의 의의를 두며 일상적인 재료들이 특별하고 의미 있는 대상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데에 그 핵심이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아이디어와 창작, 그리고 전시까지의 과정을 외부 시각예술전문가가 심사하고 이중 가장 우수한 한 팀을 선발, ‘서울문화재단상’을 수여한다는 점. 심사 과정과 전시는 학부모 및 일반인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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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잡지디자이너 과심은 여러분야에 관심은 많으나 노력은 부족함 디자인계에 정보를 알고싶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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