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06
아시아권에서만 위력을 과시하던 한류가 그 세력을 서구에까지 뻗치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이야기이다.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에 열광하는 서구인들, 그리고 드라마 혹은 영화가 가진 무한한 동력은 쉽게 무시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닐 것. 하지만 그 가운데 진정 한국적인 것이 존재하는 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 고양누리 아람미술관에서 7월 14일부터 진행되는 ‘한韓류流 : 사진작가 6인과 한국을 만나다’ 전은 이러한 문화적 고민이 기반이 된 전시이다.
에디터 | 이은정(ejlee@jungle.co.kr)
자료제공 | 고양 아람누리 아람미술관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가 구본창과 김대수, 김용호, 김중만, 민병헌, 이갑철 등이 참여하는 ‘한韓류流 : 사진작가 6인과 한국을 만나다’ 展에는 이들 6명의 사진가들이 엄선한 90여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 작품들은 한국의 전통적인 미와 문화, 정서가 담겨 있는 한국적인 것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흔적들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 백자의 고귀한 아름다움을 사진예술로 승화시킨 구본창,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초 현실적인 구도로 낯설게 담아내는 이갑철, 시대를 뛰어 넘는 우리의 정신을 ‘대나무’ 로부터 찾아낸 김대수, 한 폭의 수목화와도 같이 깊은 여운을 남기는 사진의 민병헌, 그리고 최초로 공개되는 사진작가 김중만의 ‘한국의 이미지’ 작품 시리즈를 모두 만나볼 수 있을 것. 마지막으로 이 시대 문화예술인의 열전을 포트레이트로 담아낸 김용호 작가의 사진들이 초대형 크기로 설치되어 전시를 더욱 풍성하게 해 줄 예정이다.
더불어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객과 함께 하는 체험프로그램이 상시 진행될 예정이다. 더운 여름, 옛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부채에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려보는 ‘팔랑팔랑 전통부채 만들기’는 한지로 만든 부채에 먹물로 직접 그림을 그려 전통부채를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전통방식을 이용하여 나만의 책을 만들어보는 체험프로그램인 ‘뚝딱뚝딱 옛날 책 만들기’를 통해서는 한국 전통 제조법으로 만든 종이인 ‘한지’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책의 등쪽에 다섯 개의 구멍을 뚫고 실로 꿰매는 방식인 ‘오침안정법’을 사용하여 전통 책매기 방식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고.
올해 10월 16일까지 총 81일 동안 진행될 이번 전시에는 이 밖에도 특별 이벤트로 관람객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의 초상’이라는 주제의 ‘사진 콘테스트’도 진행 될 예정이라고. 대중가요와 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라는 현상을 벗어나 한국의 전통미와 정서가 담겨 있는 사진작품을 통해 ‘진정 한국적인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의 시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