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26
뜨거워야만 제 모습을 찾는 것들이 있다. 뜨겁게 두들겨 지고 틀에 부어져야만 하는 금속과 뜨거운 숨결을 불어 넣어야 하는 유리가 그 대표적인 것들이다. 작가 차경철은 11번째 개인전 ‘Metal + Glass’ 에서는 이 뜨거운 것들이 다시 한 번 조우했다.
에디터 | 최동은(dechoi@jungle.co.kr)
작가 최경철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금속공예디자인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동시에 현재에도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주로 선보이는 작품들은 그의 ‘blooming’ 연작 중 최신 작품을 모은 ‘blooming 2011’이다.
생명의 약동을 주제로 하는 blooming 연작은 밴드 상태의 은이나 동을 재료로 한 구조 내부에 유리 블로잉을 가한다. 이로써 유리는 물리적 긴장 상태에서 금속재와 함께 어느 정도 규칙적인 모양, 혹은 연속적인 돌기 모양으로 성형된다. 이렇게 결합된 재료의 조화가 그의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다. 매끄럽게 흘러가는 유리와 거친 금속의 만남은 매우 이질적으로 보인다.
작가는 미국 로체스터 공과대학 금속공예과에 유학하던 시절 유리를 함께 공부했다. 덕분에 그는 다른 작가들보다 폭넓게 재료를 선택할 수 있었다. 그는 스스로 유리와 금속을 결합한 작품을 지속적으로 만드는 이유가 자신의 개인적 경험 때문이라고 하지만, 화려함과 냉정함을 배합해 보여주는 이 조합에서 어떠한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라고도 생각된다.
전시는 5월 24일부터 30일까지,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1층에 위치한 아소갤러리(AHSO Gallery)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