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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게임이야? 예술이야?

2010-11-29


게임과 예술의 사이는 최근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게임은 예술을 사모하고 예술은 게임을 흠모한다. 게임에게는 한 차원 높은 감수성으로, 예술에게는 한 층 더 넓은 재미로 사람들을 사로잡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인터랙티브 측면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사용자와 상호작용할 때 비로서 그 가치가 있는 인터랙티브 시스템에서 게임과 미디어 아트는 사용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서로의 이점을 차용하는 ‘똑똑한’ 선택을 하고 있다.

에디터 | 최동은(dechoi@jungle.co.kr)

보르헤스의 소설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에서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은 공간이 아닌 시간으로 해석된다. ‘시간’을 본다는 것은 ‘지금, 여기에서’ 보여지는 것들에 수용자가 참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게임은 ‘지금’에 존재하게 되고, ‘지금’ 게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에 의해서만 정의된다. 뉴미디어아트의 하나인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 역시 이와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학교 미술관이 기획한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game+interactive media art> 전은 공통된 요소를 지니고 있는 게임과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를 한 곳에 담았다. 이 둘은 그동안 ‘인터랙션’이란 공통된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업성과 예술 고립주의라는 서로 다른 두 갈래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최근의 게임은 오락적 측면뿐만 아니라 개인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매체이자 예술이 되었고,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 역시 ‘선택’이나 ‘목표’와 같은 게임의 요소를 차용하고 있어 둘 사이의 경계는 점점 더 모호해지고 있다.

Alvaro Cassinelli의 "ScoreLight"는 그려진 선과 가까이 있는 물체의 윤곽으로 소리가 나게 하는 악기 작품이다. 개조한 레이저 스캐너가 감지기 역할을 하고, 소리를 읽는 레코드판의 원리를 이용해 그려진 선의 윤곽에서 소리를 만들어 낸다. 이로써 레이저는 마치 선 위를 춤추는 빛처럼 궤적을 만들어 내며 소리를 만든다. 관객은 작품에 참여함으로써 시간과 소리의 공감각적 결합을 느낄 수 있다. 빛의 덩어리를 이용해 예술작품에 엔터테인먼트를 더한 이 작품은 마치 Wii의 다중감각적 게임과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게임인지 작품인지 더 헷갈리는 작품은 Roger Ibars의 "Hard-wired devices" 시리즈이다. 작가는1980년대의 팝 아이콘이었던 가정용 게임 컨트롤러와 알람시계를 접목하여 오락성과 실용성이라는 두 문화의 만남을 시도했다. 이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 관객은 원하는 시간을 맞추고, 알람이 울리면 게임을 하듯이 라이트 건의 방아쇠를 당겨야 한다.

게임과 미디어아트의 인터랙션에 주목한 이번 전시는 2010년 12월 2일부터 2011년 1월 9일까지 1부, 2011년 3월 2일부터 2011년 4월 10일까지 2부로 나뉘어 서울대학교 미술관에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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