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23
세상에 내 자식이 예쁘지 않을 아버지가 어디 있을까마는 故 전몽각 선생의 부정(父情)은 누구보다도 특별하다. 큰 딸 윤미의 탄생부터 결혼할 때까지의 모습을 26년간 카메라로 담았기 때문이다. 뷰파인더를 통한 아버지의 시선은 보는 이에게도 딸을 향한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따뜻하지만 강력한 매력을 갖고 있다.
에디터 | 최동은(dechoi@jungle.co.kr)
딸이 태어날 때부터 결혼할 때까지(1964-89)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
<윤미네 집>
은 대중들에게 ‘윤미 아빠’로 더 잘 알려진 전몽각(1931-2006) 선생의 대표작이다. 이 사진집은 1990년 첫 발간 때부터 화제가 된 후 20년 만인 올 해 새롭게 발간되었다. 사진집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4쇄 판매에 들어갈 정도로 뜨겁다.
한미사진미술관(서울시 송파구 방이동)은 2010년의 마지막 전시로
<전몽각 그리고 윤미네 집>
을 개최한다. 2010년 12월 12일부터 2011년 2월 19일까지 열릴 이번 전시는 토목공학자이자 성균관대 부총장을 역임했던 전몽각 선생의 작품을 선보인다. 대표작인
<윤미네 집>
을 포함해 일반 대중에게 처음 공개되는 경부고속도로 건설현장 사진과 현대사진연구회 사진도 함께 볼 수 있다.
‘윤미네’ 가족의 풍경은 한 가족만의 이야기를 넘어 ‘가족’을 통해 그 시대의 우리 사회를 바라볼 수 있게 한다. 32년 만에 선보이게 된 이번 전시는 우리네 가족 풍경을 정겹고 포근하게 담아 낸 약 100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윤미네>
전몽각>
윤미네>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 될
<경부고속도로>
시리즈는 전몽각 선생이 경부고속도로 건설공사의 토질담당으로 일하며 틈틈이 담은 공사현장의 모습이다. 사진 속에 대조되는 공사현장과 논밭 등에서 급속도로 이루어진 한국현대화의 과정에 대한 전몽각 선생만의 재치 있는 시각을 엿볼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현대사진연구회에는 1960~70년대의 한국 현대사진을 이끌어 온 황규태, 주명덕, 박영숙 작가 외 유수의 사진작가들이 포진해 있었다. 회원 중 한 명이었던 전몽각 선생은 작품 속에서 리얼리즘에 기반한 실험적 구도와 다양한 작업형태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전몽각’이라는 인물이 촬영한 가족, 현대화, 한국 사진의 세 가지 풍경을 찾아 내고 그 가운데서 1960-80년대의 우리나라 풍경을 완성하여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