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1
장인정신은 명품을 명품답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초호화 고가의 물건이 판을 치지만 명품의 대열에 끼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아무리 값비싼 물건이라도 철학과 장신의 손길이 없이는 명품으로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악어가죽으로 잘 알려진 콜롬보는 장인정신과 전통을 통해 완벽을 추구하는 이태리의 명품 브랜드이다. 콜롬보의 역사는 1930년대부터 시작된다. 1930년대 말, 마구류 생산시설을 갖춘 가죽 공장을 발전시킨 두 자매가 콜롬보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콜롬보의 철학은 훌륭한 악어 세공기술에 더해진 특색 있는 디자인으로, 1953년 첫 부띠끄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콜롬보는 명품백에 그치지 않고 예술과의 만남을 통해 또 다른 가치를 생산해낸다. ‘INCONTRO TRA LUSSO E ARTE’는 이태리어로 ‘예술과 명품의 조우’라는 말이다. 11월 5일부터 12일까지 청담동 카이스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 ‘예술과 명품의 조우’에서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콜롬보와 (주)오르비스 인터패션이 7년에 걸쳐 준비해온 이번 전시에는 아홉 명의 한국 작가가 참여, 명품백과 만난 예술작품, 예술작품과 만난 명품백을 선보인다. 참여작가들은 국내뿐 아니라 일본, 뉴욕, 파리 등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악어가죽 위에 새로운 모티브로 타이프를 해석, 표현한 코디최, 실크스크린과 가죽에 왁싱과 목탄을 이용, 거대한 오브제로 재탄생시킨 김혜숙, 머리카락을 사용해 가방을 장식한 함연주, 시공을 초월한 물체를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한 정규리, 카메라에 담은 피사체를 프린트해 가방에 담은 김용호, 앤틱백에 새로움을 불어넣은 류은영, 화려한 액션페인팅을 선보인 이석민, 숯으로 거대한 백의 형상을 재현한 박선기 작가와 시공을 초월한 만남을 악어가죽 가방과 연결시킨 진원석 감독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가방에서 볼 수 있는 작가들의 작품 이미지들은 기존의 악어가죽 가방에 더해진 단순한 것이 아니다. 각각의 가방에는 작가들의 작업과 그들의 작품세계가 담겨있으며 장인들은 작가의 작업세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가방을 제작했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들은 콜롬보의 장인정신과 디자인 철학, 현대작가들의 예술성이 함께 어우러진 명품과 예술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