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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밤의 옥상에서 벌어진 일들

2010-07-20


영상 설치, 미술,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식의 영상 작업을 소개하고 세미나와 아카이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내용을 생산하고자 모인 작가들의 그룹, 프로젝트 옥상이 첫 번째 전시로 ‘옥상과 영상’전을 준비했다. 그들은 인사동의 잊혀진 공간이었던 옥상에서 밤의 기운을 빌어 영상 작업을 상영한다.

에디터 │ 이지영 (jylee@jungle.co.kr)
자료제공 │ 프로젝트옥상

프로젝트 옥상은 인사동10길에 있는 금좌빌딩 309호에서 시작되었다. 309호는 심혜정, 김홍빈 작가가 영상작업을 하는 작업실이다. 1년 전, 바로 위 옥상에서 자신들의 작업을 상영하며 다양한 작가들의 작업이 지속적으로 상영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이들은 작가들을 모으고 기획팀을 꾸렸다. 그래서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프로젝트 옥상은 첫 번째 전시로 ‘옥상과 영상’전을 갖고 있다. 실험적인 작업이나 비전시성을 지닌 작업, 때문에 전시 공간에 수용되지 못하는 작업들에서부터 주목 받는 작가의 작업들과 창작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가들의 작업을 옥상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스크리닝한다. 게다가 옥상이 자리한 곳은 우리나라 미술 문화 공간을 상징적으로 의미하는 인사동. 문화의 거리로 지정되면서부터 오히려 그러한 기능이 소진되고 있는 이 곳에서, 더구나 잊혀진 공간이었던 옥상이 훌륭한 상영관으로 변모하여 낯선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총 8주간, 각 8명 작가의 개인전을 만나 볼 수 있는데, 현재 김홍빈, 박병래, 정기현, 이문주, 심혜정 작가의 작품 상영이 완료되었다. 김홍빈은 ‘슈퍼히어로’에서 신체의 껍데기와 감정의 속살을 몽땅 입어버리면 슈퍼 히어로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보여주었다. 박병래는 현재 진행 중인 작업 ‘Symptoms I-The safety’를 소개했다. 정기현은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작업을 하는 주경야독형 작가인데, 그는 옥상에 방치되어 있던 스티로폼과 깡통 등에 고추와 상추, 토마토를 키워서 옥상의 ‘오아시스’를 연출했다. 이문주는 아날로그 에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너의 근원’을, 심혜정은 인간의 관계와 통제된 사회의 이면을 드러낸 ‘대상관계이론’을 선보였다.

옥상의 환풍기나 맞은 편 승동교회의 브라운스톤까지, 이번 전시의 영상은 보여주기 좋은 곳이면 어디든 상영되었다. 더운 날이면 맥주를 한 잔하고, 비가 오는 날이면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쓴 채로 옥상의 전시는 계속되었다. 밤은 관객과의 거리를 지웠다. 작가와의 대화는 새벽까지 이어지고, 어느 밤에는 비올라 연주가 울려 퍼졌다. 다들 흥에 겨워 노래도 불렀다. 앞으로는 옥상에서 어떤 일이 더 벌어질까 기대가 되는 광경이었다.

앞으로 작품 상영이 남은 3명의 작가는 유비호, 이지아+김진주, 그리고 이상원이다. 유비호는 퍼포먼스와 함께 새로운 관점과 가치를 위해 실천하자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상영할 계획이며 이지아+김진주는 오이도에 대한 기록을 통해 개발 패러다임의 이면을 드러내는 영상작업과 함께 옥상의 일들을 도큐멘트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상원은 수채화로 그려진 이미지를 병치해서 영상으로 보여줄 것이다. 특히 전시 마지막 날인 8월 7일에는 밤 10시부터 8명의 작업을 하룻밤 내낸 상영하는 ‘올 나이트 파티’도 진행된다. 또한 전시 기간 동안 작업실인 금좌빌딩 309호는 작가의 자료를 검색할 수 있도록 자료집을 비치하는 아카이브로, 옥상은 관람객의 쉼터로 운영된다. ‘옥상과 영상’ 전시에 관련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카페(cafe.naver.com/g309), 트위터(@oksang309), 페이스북(proj.oksang) 등 웹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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