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09
프린트, 스크린, 공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디어의 유기적인 사용과 경험을 통해 실험적인 작업 영역을 확장시켜온 두 작가 박진현과 유주연이 갤러리 팩토리에서 ‘바꾸기, 짜집기, 우려먹기’ 전시를 연다. 두 작가는 같은 주제로 협업하고 같은 공간에서 전시하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와 우연성을 기대한다.
에디터 │ 이지영(jylee@jungle.co.kr)
자료제공 │ 갤러리팩토리
2008년의 ‘프로젝트 합’ 공연, 2009년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인의 일상 상설2관 작가초청공간(봄, 겨울)’, 2010년 ‘조흥동류 중부살풀이 무보집’ 등을 통해 협업을 진행해온 두 작가 박진현과 유주연이 갤러리 팩토리에서 ‘바꾸기/짜깁기/우려먹기’라는 제목의 듀오 전시를 갖는다.
박진현과 유주연 작가는 미국 아트센터 동문으로 프린트부터 스크린, 공간에 이르기까지 미디어의 유기적 사용과 경험들을 실험하는 작업들을 확장시켜왔다. 아트센터 학부시절 자동차디자인에서부터 시작한 작가 박진현은 환경(공간)디자인을 공부하고, 대학원시절 영상, 인터렉티브, 모션그래픽 등 그의 미디어 디자인 영역을 변화시켜왔다. 현재에 와서는 그것들을 바탕으로 사람의 몸의 움직임, 공간, 그리고 영상을 결합하는 물리적 인터렉션(physical interaction)과 라이팅, 악기 등의 물질적 기계 요소들의 방식을 연구하는 기계적 인터렉션(mechanical interaction), 그리고 영상, 기계적 요소들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인터렉션(software interaction)의 영역으로 작업들을 변이, 변주시키고 있다. 작가 유주연은 아트센터와 예일대학교에서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했다. 그는 주변의 현상들과 시스템을 이해하고 발견하며 디자인이라는 방법론으로 해석하고 찾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데, 그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우연성, 형태적 변이들의 발견들에 희열을 느끼고 있다. 작가의 평면적인 표현에만 집중되어있던 기술적 한계들과 제한적 사고들은 박진현과의 협업을 통해 극복 및 발전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이번 전시에서 ‘바꾸기(exchange)’의 아이디어는 작가 유주연이 예일대학교 대학원시절 진행했던 프로젝트에서 차용한 것이다. 이는 한 사람의 논문 주제를 다른 한 사람이 자신의 주제와 결합시켜 진행시키는 프로젝트로, 자주 협업작업을 하는 박진현과 유주연에게 서로의 작업을 꽤 깊이 파헤칠 수 있는 기회를 줌과 동시에 스스로의 방법론을 교묘하게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예상치 못한 결과를 불러일으킴으로써 재미를 부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를 모은다. 다른 전시 주제인 ‘짜깁기’와 ‘우려먹기’ 또한 기존의 작업들을 차용해서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쓰인 것으로 확장된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다.
박진현과 유주연의 작업들은 같은 공간 안에 ‘바꾸기, 짜깁기, 우려먹기’라는 같은 주제를 갖고 전시되지만, 어쩌면 서로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거나 어쩌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심지어 작가 본인들조차도 전시 설치 때까지 서로가 어떤 모습으로 상충할지 알지 못하는 특징을 가진다. 그리고 작가들은 본인의 작업만 열심히 설명해 줄 뿐, 그 이상의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는다. 결국, 다양한 미디어를 통한 실험적인 작업이 어떠한 우연과 결과를 가져다 주는지는 2010년 8월 7일부터 갤러리팩토리에서 열리는 전시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