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25
전시 제목인 ‘빛나는 도시’는 프랑스의 유명한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도시계획 이론이다. 그는 마천루가 가득하면서도 넓은 녹지와 풍부한 햇볕이 가득한 빛나는 도시를 열망했다. 이 천재 건축가가 못다 이룬 유토피아 도시에 대한 열망이 김희수의 작업 속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
에디터 │ 이지영(jylee@jungle.co.kr)
자료제공 │ Hzone
김희수는 지난 몇 년 동안 인류가 생존을 위해 만들어낸 거대 도시공간을 주제로 작업해왔다. 그는 자신이 도시 속 건축물들을 수집하는 수집가라고 말한다. 매일같이 새로운 건축물을 찾아 도시의 공기 속 먼지처럼 이곳 저곳을 부유하고 있는 도시의 파편들을 모으는 일이 그에게는 매우 흥미진진한 일이다. 인류 역사의 큰 이야기가 바로 이 같은 수집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인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 새로운 바벨탑을 세우는 일을 쉬지 않고 있다. 이것이 바로 작가가 수집 활동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김희수의 작품 속 화면은 정교한 건축 구조물을 닮아 있다. 이는 단순한 꼴라주 기법으로는 불가능한 구성이다. 화면의 깊이를 극대화 하기 위해 세밀하게 오려낸 이미지를 한층 한층 쌓아 올려 두터운 화면을 만들어 낸 것이다. 화면을 완성하기 위해 조각적인 방법을 차용한 셈이다. 십여 개가 되는 레이어에는 각기 다른 도시가 존재하고 있다. 레이어가 한층 씩 올라가면서 만들어 내는 그림자가 화면이 깊이를 만들어 내며 실제 도시공간을 바라 보는 듯 한 느낌을 더해준다.
색다른 공간을 연출할 김희수의 이번 개인전은 2009년 ‘Korea Tomorrow’ 전시의 연장선상으로 청담동에 위치한 아트퍼니처갤러리 ‘그미그라미’에서 6월 30일부터 7월 30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