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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드림메이커 아트&토이 전

2010-04-21


어린이들의 단순한 놀잇감이나 어른들의 오락거리를 넘어 우리 시대의 문화와 심리를 엿볼 수 있는 장난감의 세계. 롯데갤러리에서 가정의 달을 맞아 5월 1일부터 6월 8일까지 ‘드림메이커 아트&토이’ 전시를 개최한다. 토이의 매력에 흠뻑 빠진 아티스트와 제작자, 소장자가 선사하는 이번 전시는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나들이 기회다.

에디터 │ 이지영 (jylee@jungle.co.kr)
자료제공 │ 롯데갤러리

일단, ‘드림메이커 아트&토이’ 전시는 누군가가 사주기를 바라며 무표정하게 가게 선반 위에 놓여있는 일군의 장난감 모음이 아니다. 이 전시는 장난감을 통해 세상을 즐기고, 생각하고, 구성하고 그리고 꿈꾸는 이들이 들려주는 시각적인 이야기로, 단순히 특이한 장난감을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 예술가들의 재기 넘치는 해석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장난감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한 20명의 디자이너, 작가, 콜렉터가 선사하는 이번 전시는 ‘장난’ 이라는 단어의 경쾌하고 유희적인 매력을 극대화하여 즐거움을 선사한다. 장난감으로 현실 세계를 재구축하여 현대인의 다양한 욕구를 투영하는 한편, 관람객들의 마음까지 치유하는 것.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아이, 그리고 한 때는 아이였던 어른이 서로를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는 작은 계기 또한 마련한다.


발랄한 터치가 눈길을 사로잡는 고근호의 금속 재질 로봇, 따뜻한 목각 인형으로 재현된 김석의 사이보그들, 조립을 완성하기 전의 프라모델 틀에 일상의 도구를 끼워 넣은 김현숙의 오브제, 그리고 젊은 남성들의 키덜트 문화를 표상하는 박신주의 건담 프라모델은 관람객들과 향수 어린 공감대 나누기를 시도한다.


한때는 어린이였던 어른들의 복합적인 심리와 문화를 장난감으로 보여주는 작가의 작품들이 이번 전시에 깊이를 더한다. 김미정은 장난감을 통해 현대인의 복잡한 심리를 그려내고, 진현아는 장난감의 특정 패턴으로 오늘날의 문화적 현상들을 보고한다. 엑스레이를 투사한 듯 인형의 골격을 드러낸 박기훈의 평면 작업은 장난감으로 현대인의 초상을 위트 있게 보여준다. 또한 분홍과 파랑으로 양극화된 어린이 성별에 따른 장난감의 사회학을 흥미롭게 보여주는 윤정미의 사진 작품은 우리의 고정관념을 환기시킨다.


‘이소룡 액션 피규어’로 유명한 김형언과 ‘나이키 덩크’ 등 개성 있는 피겨로 인기몰이 중인 이찬우의 작품 약 40여 점이 출품된다. 김형언의 피규어는 대중에게 낯익은 스크린 스타들을 고스란히 재현한 것으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아왔는데, 그의 최근작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요즘 젋 은이들의 패션과 문화, 라이프 스타일을 작은 피규어에 담아내는 이찬우의 다양한 피규어도 등장한다. 아울러 밀리터리 피규어의 대가로 손꼽히는 김만진과 안치홍은 12인치 미만의 피규어를 구사하되 전차, 탱크 등의 전쟁 무기와 전쟁 영웅들을 극사실적으로 표현한 피규어를 선보인다.


예술가들과의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독창적인 아트 토이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한국 최초의 플랫폼 토이 ‘윕(Ouip)’ 30여 점과 일본의 메디콤토이사가 한정판으로 제작한 ‘베어브릭(Be@rbric)’ 350점 또한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베어브릭은 일본의 메디콤토이사가 2001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곰 인형으로 몸통과 팔다리가 블록 모양으로 일정하며 3.5㎝, 7㎝, 28㎝, 70㎝ 크기로 모두 네 종류가 있다. 그러나 몸통의 재질과 색상, 패턴, 표정이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매년 두 번 꼴로 출시되는 정규 시리즈(Be@rbrick이란 철자를 각각 가슴에 새긴 7㎝짜리 9개 외에 젤리빈• 패턴• 플랙• 호러• SF• 큐트• 애니멀• 아티스트• 시크릿 등으로 구성됨)와 함께 책, CD, DVD, 의류, 음료 등을 사면 무료로 주거나 일정액을 주고 살 수 있는 사은품, 공연 등과 관련된 기념품, 기업의 마케팅 또는 자선 행사를 위해 만든 행사용품 등의 특별판(한정판)으로 구성된다. 특별판의 경우 구하는 경로가 워낙 다양하고 제한되어 있어 손에 넣기 어려운 편인데, 정규 시리즈 역시 한 번 출시한 뒤 단종되기에 한정판이나 마찬가지인 셈으로 수집가들의 애를 태우곤 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베어브릭은 피규어 수집가 류창신이 수집한 약 3000여 점의 콜렉션 중에서 엄선된 350점을 선보인다.

장난감에 미치지 않고서는 보여줄 수 없는 이른바 토이홀릭들의 ‘감각적인 장난질’은 놀이에 대한 관람객의 고정관념을 기분 좋게 깨부수고 새로운 놀이의 세계로 초대할 것이다. 아티스트와 제작자들이 장난감에 부여하는 다양한 시선이 펼쳐질 ‘드림메이커 아트&토이’ 전시는 주 전시장인 롯데갤러리를 비롯, 백화점 내 여러 공간에도 연출되어 관람객들에게 숨겨진 작품들을 찾아보는 재미까지 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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