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22
서울 도심 속 터널과 청계천, 덕수궁과 같은 우리가 매일 접하는 지극히 친숙한 도시의 풍경들을 만나볼 수 있다. 단, 우리에게 친숙한 그대로가 아니라 작가에 의해 낯설게 치환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이는 일상적 풍경에 대한 깊은 서정적 공명으로 당신을 이끄는 미묘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에디터 | 이영진(yjlee@jungle.co.kr)
자료제공 | PKM 트리니티 갤러리
PKM 트리니티 갤러리에서는 2010년 1월 28일부터 2월 25일까지 임상빈의 개인전 Encounter전을 개최한다. 만남 혹은 충돌을 화두로 하는 이번 전시는 사진이라는 디지털 기술과 회화적 감성의 아날로그 방식을 접목하여 일상의 풍경들을 새롭게 변경시킨 사진작업들로 구성된다.
작가 임상빈은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 후, 예일 대학교 미술대학 회화 및 판화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현재 콜롬비아대학교 미술대학 박사과정에 수학 중이다. 임상빈은 사진 뿐 아니라, 특유의 감수성이 드러나는 드로잉, 영상작업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험적인 작업활동을 펼치며 국내외 미술시장과 평론이 주목하는 젊은 작가로 급부상하고 있다. 임상빈은 스위스, 뉴욕, 서울에서 수회의 개인전과 그룹전에 참가하였으며 2006년 미디어시티 비엔날레를 비롯하여, 서울 시립미술관, 서울대 미술관 등 다수의 미술관에서 전시를 가졌다. 그의 작품은 경기도 미술관과 UBS 콜렉션 등 국내외 유수의 기관에 소장되어있으며 스위스 바젤 아트페어, 뉴욕 아모리와 같은 해외 유명 아트페어에서 역시 꾸준한 호응을 얻으며 작품성과 국제적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작품들은 작가가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두 거대 도시, 서울과 뉴욕에서의 영감이 바탕되었다. 자연과 도시, 전통과 현대, 사진과 회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만남, 그리고 그 만남들로부터 야기되는 다양한 관계와 충돌을 시사한다. 작가는 현대 도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건축물과 풍경들을 카메라 앵글에 담은 후 디지털 프로그램을 통해 이를 과장하거나 왜곡시키는 등 화면을 재구성한다. 이 같은 작가의 사진작업은 대상을 하나의 관점에서 한 순간 포착하여 담아내는 전통적인 촬영방법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대신 전통적인 회화방식을 연상시킨다. 대상의 여러 부분을 다른 시간, 다양한 시점에서 수백 장 찍은 뒤, 마치 순간을 포착한 것과 같은 한 장의 이미지로 조합해내는 작업과정과 부분에서 시작하여 캔버스 전체를 완성해가는 점에서 그렇다. 작가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사진작업이 회화적 언어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고백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회화적 기법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사진 속 하늘이나 거리의 표현 등은 실제로 본인의 회화작품에서 차용한 것들이다.
이번 PKM 트리니티 갤러리 전시에서는 12점의 신작이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작품들은 그만의 언어를 통하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의 대상들을 익숙하지만 동시에 한없이 생경한 모습으로 전달한다. 일상의 풍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기를 제안하며, 그 안에서 현대사회의 모습 속에 공존하는문화적, 역사적, 환경적 요소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