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아트 | 리뷰

거울에 비춰본 미술가의 내면

2008-09-02

서울시립미술관은 오는 8월13일부터 10월5일까지 관악구 남현동에 위치한 남서울분관(구.벨기에영사관)에서 미술가들의 자아 표현을 주제로 한 <자아 이미지 : 거울시선> 展을 개최한다. 거울을 통한 전통적인 방식으로부터 사진술, 매체의 발달과 함께 변화되어 온 자화상의 양상과 의미를 조명하는 전시이다.


에디터 | 정윤희( yhjung@jungle.co.kr)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인 고희동과 김환기, 이중섭의 자화상으로부터 동시대 작가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근•현대작가 26명의 작품 47점이 전시된다. 특히 인간의 외면뿐 아니라 내면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을 모티브로 하여 미술가와 그의 자아, 그리고 자아가 표현된 작품들의 관계와 의미를 살펴본다.
그동안 자화상 전시는 적지 않게 있어왔으나, 대부분 단순한 소재로서 다루어질 뿐, 작가의 자아 표현을 주제로 내세워 보다 깊이 있게 조망해내려는 시도는 미약하였다. 반면, 이번 <자아 이미지 : 거울 시선> 展은 대상을 모방하면서도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게 하는 ‘거울’이라는 존재를 테마로 전시를 구성하여 작가의 자아 표현에 대한 보다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였다.

우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하는 거울. 단순히 용모를 확인하고 마는 경우도 많지만, 때로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얼굴에 드러나는 표정과 분위기를 통하여 자신의 내면적 상황을 읽어내기도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그나마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은 거울과 마주하는 시간일 것이다.
또한 우리는 어떤 존재나 상황을 비추어볼 때 ‘거울’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우선은 대상을 그대로 비추어주기 때문이며, 두 번째는 그대로 비추면서도 좌우를 거꾸로 보여주고, 때로는 왜곡과 굴절을 보여주기도 하여 이러한 양면성으로 인해 대상에 대한 다양한 성찰과 고민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 인간을 ‘호모 스페쿨룸’으로 부르던 시기가 있었는데 스페쿨룸(speculum)은 라틴어로 ‘거울’이라는 뜻으로 스페쿨레이션(speculation:사색)의 어원이기도 하다. 이처럼 이미지를 그대로 비춤과 동시에 내면적인 모습까지 돌아보게 하는 ‘거울’은 작가의 내면적 성찰이 드러나는 자화상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의 중요한 키워드이다.

이번 전시의 첫번째 섹션은 있는 그대로의 얼굴을 비추는 거울 이미지로서의 자화상 작품들로 구성된 <얼굴에 담긴 소우주> 로서, 영혼의 거울인 얼굴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두번째 섹션은 거울의 또 다른 특성인 왜곡과 굴절이 반영된 일종의 ‘가면 이미지’로 해석되는 작품들을 모은 <내면의 거울, 가면 이미지> 로서, 작가의 얼굴을 유추하기 어려울 만큼의 많은 변주가 보여짐과 동시에 그만큼 작가의 내면을 더욱 폭넓게 읽어낼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전시는 각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의미 등을 명제표에 함께 소개하여 관람객들의 보다 깊은 이해를 돕고, 감상의 흥미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은 입장료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어, 더운 여름과 사색의 계절인 가을에 걸쳐 부담 없이 방문하여 작가들의 자아를 살피며 각자의 모습을 성찰해보는 기회로 추천할 만 하다.
더불어 르네상스 시대 이후 이어져 온 자화상의 역사 안에서 근대 이후 우리 작가들의 자아 표현을 고찰함에 있어 자화상이라는 장르에 대한 확장적인 시각을 유도하며 보다 새로운 주제적 접근을 제시하고, 현대미술에서 작품의 소재로서의 ‘작가 자신’, 작가 정체성 표출의 의미를 되묻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전시로 평가된다.


전 시 명 : <자아 이미지 : 거울 시선> 展
전시기간 : 2008. 8. 13 ~ 10. 5(54일간)
전시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전관
전시부문 및 작품 수 : 회화, 조각, 사진, 설치, 영상 등 현대미술 전 분야 / 47점
출품작가
Section 1. 얼굴에 담긴 소우주 : 고희동, 서동진, 김인승, 이쾌대, 김환기, 이중섭, 이인성, 천경자, 권옥연, 송영방, 최욱경, 유근택, 변웅필, 김우임
Section 2. 내면의 거울, 가면 이미지 : 김종영, 이 준, 하인두, 김홍주, 황주리, 권여현, 김승영, 최지만, 박형근, 천성명, 이소연, 이 훈
문 의 : 02-2124-8934

facebook twitter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