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29
극사실주의 화가, 사진가 그리고 판화가인 척 클로스의 혁명적 판화 작업을 분석한 국내 최초의 종합 전시가 열렸다. 유행이 지난 전통 방식을 기반으로 순수 손으로 제작한 142점의 대형 판화들이 전시되는 이번 전시는 기술과 예술이 복합적으로 만들어내는 척 클로스만의 독창적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다.
에디터 | 정윤희(yhjung@jungle.co.kr)
“위대한 모험, 척 클로스 Chuck Close Prints : Process and Collaboration”전은 척 클로스의 음각 판화의 여러 가지 형식을 보여주는 판화 매체에 대한 전시이다. 1940년 워싱턴 주 먼로에서 출생한 척 클로스는 난독증을 앓아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그림을 그리며 세상과 소통했고,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미술 양식이 한창 유행하던 1950년대 어느 날 14세였던 척 클로스는 잭슨 폴록의 추상화를 보고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1988년 척추혈관이 손상돼 하반신이 마비되었어도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불굴의 예술가이다.
1960년대 후반 극사실주의 인물 화가로, 또 사진가로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척 클로스는 1972년 이래 지금까지 대형사이즈의 '판화 작업'을 30년 이상 이어오고 있는 판화가이기도 하다. 인물 사진을 기반으로 제작한 그의 판화작품들은 100가지 색을 위해 100개의 판을 만들며, 때로는 한 작품을 위해 2년 이상 판화 공방의 장인들과 공동 작업을 한다.
특히 그는 메조틴트, 에칭, 실크 스크린, 펄프 페이퍼, 일본식 목판화, 유럽식 목판화 그리고 리놀륨 판화 등 다양한 판화 기법을 통해 매체로서 판화 장르의 넓은 폭을 선보인다. 그래서 예술가들의 부수적인 작업으로 행해지던 판화가 그에겐 회화 이상의 완벽한 매체로 거듭난다. 사실 사진, 영화, 비디오, CD로 이어지는 오늘날의 복제 시대의 예술에서 판화의 위치는 그 원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복제 예술이면서도 판화에는 다른 복제품들이 갖지 못한 장점이 있다. 그것은 물론 장인인 예술가의 아우라가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이다.
21세기 디지털로 재해석된 빠르고 현란한 이미지들에 익숙한 우리에게 유행이 지난 전통 기법을 기반으로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 느리고, 조심스럽고, 신중한, 그리고 엄청난 노고가 배어있는 그의 마스터 피스들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이다.
위대한 모험, 척 클로스
Chuck Close Prints : Process And Collaboration
전시 기간 : 2008. 6. 19 ~ 9. 25
전시 장소 : 성곡미술관 본∙별관
전시 문의 : 02-737-7650
※ 매주 목요일 저녁 8시까지 연장 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