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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사진은 항상 미래를 위한 오늘의 사건이다

2007-12-18

샌디 스코글런드(Sandy Skoglund)는 보색의 강렬한 색감 배열과 직접 조각한 오브제를 사용하여 현실에서는 양립할 수 없는 극적 상황을 한 공간에 연출하고 이 장면을 사진으로 찍는 작가이다. 1981년도 ‘금붕어의 복수’라는 작품이 휘트니비엔날레에 선정되고, 같은 해 미국의 대표적 주간지 <라이프-사진연감> 에 작품이 실리면서 현대사진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인물로 197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미국을 대표하는 연출사진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2월 6일부터 내년 2월 3일까지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리는 샌디 스코글런드의 국내 첫 개인전에는 작가의 일대기를 살펴볼 수 있는 1970년대 초기작부터 2003년 최근 작업까지 각 시기를 대표하는 사진작품 14점이 소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대표작인 ‘금붕어의 복수-1981’, ‘그린하우스-1990’ 등의 사진작품뿐만 아니라 당시 장면을 연출하는 데 직접 쓰였던 조각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대학에서 순수미술(조각)과 미술사를 전공하여 미니멀리즘 작업을 하던 샌디 스코글런드는 당시 미니멀리즘이 점차 고급예술, 엘리트주의로 변화하는 데 회의를 느끼고 30세(1976-8)가 되던 해 남편과 캠핑카 생활을 하며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잡지에 나오는 화려하고 대담한 컬러사진에 매료되어 본격적으로 컬러사진을 시작한다.
1970년대 당시 비평가 사이에 컬러사진은 상업적인 것이라고 치부되고 있었지만 오히려 미술계에서는 관념주의와 연결되어 많은 작품이 발표되었다. 샌디의 사진은 일상적 소재를 사용하고 색의 대비와 반복 기법으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음식오브제(-햄버거고기, 베이컨, 치즈스낵, 씹던 껌, 딸기 잼, 오렌지 마멀레이드등)를 비롯하여 직접 조각한 동물오브제(-다람쥐, 개, 여우, 고양이, 금붕어)를 사용하여 장면을 연출한 후 8"x10"의 대형카메라를 사용해 사진을 찍고, 대형인화(1m가 넘는 사이즈)를 한다.

“사진은 세계의 복제이지만 사진은 항상 미래를 위한 오늘의 사건이다.” 작가는 작품 그 자체보다 작품에 들어 있는 콘셉트, 아이디어를 중요시 하고 작품에는 예리한 사회비판이 들어 있다. 또한 관객들에게는 작품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그녀가 말하는 사진이란 “현실을 찍는 작업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사진 작업으로 남기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그녀의 작품관이 만드는 사진(making photo)의 시대를 연 발로일 것이다.
메이킹 포토의 대표적인 작가로 프랑스 사진작가 베르나르 포콩을 들 수 있는데 두 작가 모두 많은 시간을 들여 물질적 수작업을 하는 것과 픽션에 다가선 리얼리즘의 추구라는 점은 비슷하지만, 포콩은 유년시절의 환상적인 놀이를 통해 기억적 환기를 불러일으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샌디 스코글런드는 양립 불가능한 공간을 한 공간에 병치시켜 진실과 거짓, 예술과 비예술 사이에 관계성을 발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나는 내 작품 속에 교훈적이기 보다는 암시적인 이야기를 담아두기를 좋아한다. 하나의 작품은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과 함께 있으며 그들에 의해 다양한 의미가 파생되며 그 작품에 대한 의미부여는 관객의 생각에 달려있다.” - 작가노트 중에서

금붕어의 복수, Revenge of the goldfish-1981
금붕어들은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지만 예민한 어린아이가 잠 못 이루는 장면은 작가가 어린 시절 일요일 아침에 부모님을 깨우던 기억에서 출발했다. 이 작품은 인간이 동물에 행한 무작위적인 행동으로 인해 최후의 종말론적인 상황에서 동물들이 인간세계를 위협, 지배할 수 있다는 생각을 작업으로 표현. 환경오염에 대한 재앙 또는 소년의 꿈 표현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작가가 직접 만든 금붕어 조각에 색깔을 입혔으며 화면은 제한된 4개의 색으로 이루어졌다.

결혼식, The wedding-1994
음식을 이용한 작품으로 딸기잼, 오렌지 마멀레이드, 세라믹 꽃 조각으로 장면을 연출했다. 사용된 마멀레이드는 결혼의 달콤함이라는 의미와 동시에 함정이란 중의적 의미를 갖고 있다. 재료 특징상 보존이 불가능하나 대중적인 음식을 이용해 작품을 제작함으로써 작가의 생각을 더욱 풍성하게 표현할 수 있고 관객의 흥미를 유발. 사진이 아니면 보존이 불가능하므로 작가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존재한다는 것이 나에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설치미술에 뒤따르는 허망함의 비극에 갇혀 살게 되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BLUE BULB, 파란 전구, 1986
1985년 실제 집을 흑백사진으로 일년 정도 촬영한 후 콜라주로 만든 것을 색상확대기의 색상 컨트롤을 사용하여 색조를 만들어냈다. 다시 8x10 인치 카메라로 찍어 윤곽의 날카로움을 최소화하였다. 이것이 첫 번째 트루픽션. 그 후 2004년 포토샵을 이용하여 날카로운 윤곽을 조정함으로써 콜라주가 조율되고 순화된 작품으로 트루픽션2 시리즈가 다시 제작되었다.

RAINING POPCORN, 비 내리는 팝콘-2001
팝콘과 함께 비가 내리는 풍경으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도발적인 연출. 작가에게 있어서 미(美)에 대한 아이디어는 한 개 물질의 완벽 함으로부터가 아닌 비슷한 다수의 물질군집들의 황홀한 풍요로움으로부터 발생. “비 내리는 팝콘”의 이야기가 납치를 나타내는 것인지, 아니면 구조를 나타내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등장인물들은 불의 따스함을 향하여 움직이고 있으며, 또 다른 사람은 불 옆에 앉아있다. 고립된 부자연스러운 황무지 속에서의 인간 행위에 대한 묘사이다.

자료 및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02-738-7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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