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민 | 2015-03-26
‘나눔’은 혼자가 아닌 함께 사는 세상임을 자각하는 데서 시작한다. 자신의 필요를 인식하고 인식을 행동으로 옮길 때 그 움직임은 주변에 작은 파동을 일으킨다. 배상민 교수는 나눔 디자인이야 말로 세상을 바꾸는 크리에이티브라고 강조한다. 그가 기회의 땅인 뉴욕을 뒤로하고 한국행 비행기를 탄 이유도 ‘나눔의 정신’ 때문이었다. 나눔은 그의 삶을 바꾸어놨다. 그는 <나는 3D다>를 통해 젊은 청춘들에게 자신만의 꿈을 찾고(Dream),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며(Design), 세상과 함께 나눌 때(Donate) 큰 성장과 기회가 주어진다고 충고한다. 이러한 3D 메시지는 현시대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을 새삼 환기한다.
에디터 ㅣ 박수연 (sypark@jungle.co.kr)
자료제공 ㅣ ㈜시공사
세상의 디자인은 욕망을 따라 생존한다. 사람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디자인한 제품은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소유한 즉시 또 다른 제품이 갖고 싶어진다. 끝없는 욕망의 디자인 메커니즘이 실타래처럼 이어진다. 배상민 교수는 자신이 이러한 욕망의 디자인을 해왔다고 고백하면서, 아름다운 쓰레기를 디자인했노라고 털어놨다. 미국 파슨스 대학을 나와 코닥, P&G, 코카콜라, 존슨앤존슨, 골드만삭스 등 최고의 기업들이 러브콜을 보내는 인기 디자이너가 된 그는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성공한 듯 보였다. 물론 그도 당시에는 그것이 짜릿하고 흥분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가슴 한편에는 ‘나는 행복한가?’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인가?’ ‘제품 디자이너로서 내 역할은 무엇인가?’와 같은 의문이 계속 맴돌았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자신을 돌아보니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비주얼 피싱을 하고 있었다고.
안타까운 건 비주얼 피싱을 당하는 사람이 전 세계 인구의 10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구 70억 명의 인구 중 하루에 만 원 이상 소비할 수 있는 사람은 상위 10퍼센트에 속한다. 다시 말해 세상에는 욕망이 아닌 살아남기 위해 제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90퍼센트나 존재한다. 배상민 교수는 그들을 위해 한국에 왔고, 아프리카로 나갔다.
실제로 그는 ‘세상의 90퍼센트를 위한 나눔 디자인’ 제품으로 세계 4대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했으며, 제품 판매 수익금 전부를 어려운 이웃과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나눔 프로젝트’를 통해 90퍼센트의 사람을 위한 가치 있는 디자인을 실현 중이다. 당장 주어질 성과나 보상만을 생각했다면 결코 선택하지 못했을 일이다. 그는 나눔을 통해 삶의 의미와 보람을 찾았고, 디자이너로서 새로운 신념과 비전을 발견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이전보다 더 행복해졌다. 그가 말하는 3D(Dream, Design, Donate)는 현 청춘들에게도 유효하다. 당신은 무엇을 꿈꾸고 어떤 삶을 디자인하고 있는가? 이 책은 그의 치열했던 청춘 보고서이자 그 꿈과 열정의 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