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0-01
지난 추석 연휴 기간에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서고 복구비 또한 7 ~ 8조원 에 달할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태풍으로 인해 피해를 원상 복구하는데 드는 경제적 손실이 약 1 2조원인셈이다. 한국 패션 시장 규모가 1 3 ~ 1 4조원이라고 가정한다면 우리 패션업계가 1년간 수고하여 벌어들인 돈을 태풍 한방에 날려버린 셈이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우리는 이번 태풍으로 1 2조원을 투자한 셈이다.투자한 대가를 회수할 유일한 길은 이번 사태를 통해서 철저히 배우는 것일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려고 1 2조원이라는 비싼 수업료를 치르게 하셨을까?
1 2조원의 대가로 우리는 무엇을 배워내야 하는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우리가 배워야 할 것 중 하나는‘예방’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속담에‘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물론 소 잃고 나서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하겠지만 더 좋은것은 소를 잃지 않도록 미리‘예방’하
는 것이다. 최근 의학계에도 과거의‘처방’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태풍‘매미’는 사실 미리 예보 되었다. 그러나 ‘예방’을 중요하게 생각한 어느 어촌계장의 행동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태풍의 피해를 피할 수 있게 하였지만 미리 예보를 받고도‘ 예방’에 소홀히 했던 마을들은 많은 것을 잃어야 했다.
기업 경영에서‘예방’은 무엇인가최근 자연 재해의 규모가 커지는 것처럼,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파괴력 또한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 시장 경제체제가 확산되고 경쟁의장애 요소들이 제거되면서 그리고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스( M A S S )화 되고 속도와 범위가 커지면서 외부의 충격이 기업에 미치는 파괴력은 태풍 매미처럼 강력해 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엔론이라는 거대 기업이 회계 부정 사건으로 순식간에 몰락하는 것을 보았고 그 명성 높던 앤더슨 컨설팅이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국내 패션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I M F라는 태풍앞에 중견 패션 전문기업들은 이랜드 등 몇몇을 제외하고는대부분 살아남지 못했다. 최근의 경기침체로 벌써 패션 시장에 많은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다. 미리 환경 변화들에‘예방’하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예방’이란 먼저 미래의 가능한 위험들을 가정하고 그 위험에 대비해서현재 내부의 역량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 패션업계에도‘예방’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이 확산되어 가고 있는것은 좋은 징조라고 생각된다. 기업의 미래 경영 환경을 진단하고적절한 준비들을 갖추어 가려는 깨어있는 경영자들이 늘어 가고 있는 것은 여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처한 미래 환경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불안하고 강력한 태풍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2 0 0 5년 중국 시장의 유통 개방이 몰고 올 태풍, 미국의 섬유쿼터제 폐지가 몰고 올 태풍, 선진 패션 기업들의 직진출이 몰고 올 태풍 등 1차, 2차, 3차 태풍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는 어떻게‘예방’을 할 것인가 먼저 우리는 눈을 크게 뜨고 멀리 내다봐야 한다.
큰 태풍을 대비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지만 동시에 서로 협력해야 하고 도와야 할 것이다. 지혜를 모으고 때론 양보하고 합칠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모라비안 바젤 컨설팅 부사장선 원 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