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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테크놀로지와 예술이 함께 만들어가는 가능성

2012-12-06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아티스트라고 하면 다락방에 갇혀 자신만의 세계를 그리거나, 사회에 맞서 싸우는 이미지를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동의할 수 없어요. 모든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면서 작업할수록 더 좋은 것 같아요.”

에디터 | 정은주(ejjung@jungle.co.kr)
자료제공 | The Creators Project



자크 리베르만의 그림은 캔버스, 컴퓨터, 빌딩 등 다양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림을 보여주는 스타일도 각각 다르다. 이러한 작업방식이 가능했던 것은 새로운 매체에 대해 끊임없는 호기심을 키우면서 자신만의 작업 스타일을 키워나간 것이다. 처음 그가 작업할 때만 해도, 다른 아티스트와 마찬가지로 종이 위에 그림을 그렸다. 그러다 포토샵이나 일러스트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작업을 하게 되었을 때 종이 위에서 그림을 그릴 때와 작업 스타일과 느낌이 달라지는 것에 아쉬움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프로그램에 맞춰 자신의 작업을 선보이지 않고,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듦으로써 한계를 극복해가려고 했다.

‘Drawn’은 Zach Lieberman이 무대 위에서 드로잉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사람들에게 선보인 작업이었다. 잉크로 그린 그림을 무대에서 변화시키는 이런 방법은 마술쇼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그는 이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제스처 툴을 직접 만들었다. ‘IQ Font’는 자동차가 움직이면 그 위로 그가 제작한 폰트가 펼쳐지게 하는 것이었는데, 이 역시 그가 연구한 폰트의 결과물이었다. ‘Night Lignt’에 이르면 그 자신이 원했던 새로운 작업 틀을 선보이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를 깨닫게 된다.

이렇듯 그는 기존에 있는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작업의 한계를 결정짓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가 해킹을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을 그대로 작동시킨다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것을 새롭게 바꾼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주변의 것들을 잘 이해하며, 세상과 즐겁게 소통해 나가려고 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자신만의 독자적인 방식으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그가 학생들과 함께 작업한 ‘Open Frame Works’ 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 사이트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작업을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풀어놓을 수 있다. 소프트웨어로 작업한다고 해서 누구나 컴퓨터에 대해 전문가가 될 필요가 없듯, 이 프로그램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쓰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작하게 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기술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최근 그는 런던 올림픽 조직위원회로부터 ‘Connecting Light’ 프로젝트를 제안받아, 이를 실행시켰다. 73마일에 이르는 영국의 하드리아누스 성벽을 주제로 한 이 프로젝트에서 Zach Lieberman은 이 긴 장벽을 아우르는 소통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그가 보기에 이 아름다운 성벽은 경계를 아우르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으로 이 프로젝트의 방향을 잡았다. 성벽의 경계에 커다란 풍선을 띄워 불을 밝히고, 사람들이 보내는 메시지에 따라 색을 변화를 주었다.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으로 이어졌고 다채로운 색의 불빛은 성벽을 부드럽게 넘나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랙티브 아트가 관객과 상호소통을 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진다. 단순히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느냐고 한다. 하지만 그에게 중요한 사람들이 직접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는 의지에 있다고 말한다. 소통하려고 하는 의미가 있어야만, 의미 있는 질문도 예술에 대한 의미도 다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대단히 심플하지만 동시에 더 많은 것을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가능성을 불 일으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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