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08
'아트앤 컬렉터 미술상 대상' 수상 작가 조영진을 인터뷰했다.
기사 제공 | 아트&컬렉터
먼저 ‘아트앤컬렉터 미술상 대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갓 졸업한 신진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중견작가 못지않게 컬렉터들의 반응이 뜨겁다. 많은 갤러리에서는 개인전을 비롯한 기획전 등 조영진 작가와 전시를 하고 싶어 하는데, 요즘 기분이 어떤가.
운이 좋게도 졸업 작품전시회 오프닝을 하기도 전에 많은 갤러리에서 연락이 와서 졸전 후 다양한 전시를 가질 수 있었다. 아트앤컬렉터 미술상 대상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봐 주신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다.
첫 전시를 비롯하여 그 동안 진행됐던 전시에 대해 듣고 싶다. 전시 관련하여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말해 달라.
첫 전시를 이마주 갤러리에서 진행했었다. 전시 당시 기말고사 기간이어서 디스플레이를 할 때나 오프닝 모두 참석을 하지 못했다. 어떤 반응이 있었는지 실제로 몸소 느껴보지 못해 아쉬웠었다. 이후, 졸업 작품전시회를 비롯하여 「아시아프」(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AHAF SEOUL 2011,」(하얏트 호텔),「신인상전」(금산갤러리),「IYAP - Crossing Over 2011」(인터알리아), 「내일을 향해 쏴라 4」(대안 공간, 충정각)등 10여 차례 기획전시를 가졌다.
졸전이 끝난 후 쉬는 시간 없이 쉬지 않고 바쁘게 달려왔다. 보통 한 작품을 완성하는데 기본 2-3개월씩 걸리는데, 한번은 작품 5개를(100호 1점, 50호 2점, 30호 2점) 잠 안자가며 한 달 만에 완성한 적도 있다. 무식하다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내 스타일이다. 꼭 해내야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잠을 덜 자든, 밥을 덜 먹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다. 나의 집념이다.
조영진 작가의 작품은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시추에이션 회화로서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다이나믹함을 느낄 수가 있다. 작품의 컨셉이나 스토리에 대해서 이야기해 달라.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회화를 통하여 드마라틱하게 표현한다. 인간의 내면에 감추어진 폭력성을 평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재밌게 사용하기 위해 선택한 재료는 현실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의 이미지였다. 현대 사회에서는 사건과 사고들이 난무한다. 넘쳐나는 기사와 보도사진들에 대해 익숙해져 웬만한 문화적 충격에 반응도 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역사적 기록의 사진이나 신문 한 켠 에 있는 조그만 사진들은 나에게 상상력을 극대화 시키는 문화적 장치로써 이용되었다. 난 이런 수 많은 이미지들을 뒤섞으면서 기묘한 공간을 만들어 냈다. 내 작업의 주된 쟁점은 보도사진을 이용해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과 비현실적인 요소들을 결합하여 가상의 새로운 공간을 재구성 한다는 것이다. 현실과 픽션이 뒤섞인 화면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분노에 싸여 파괴적이고 충동적이며, 본능적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여기에 영화의 또 다른 장치를 이용하여 약간 B급영화특유의 기괴하고 거친 질감, 느와르적인 마초성을 덧붙이고 있다.
특히 조영진 작가의 작품에는 많은 소재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이 각각의 소재들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해 달라.
자주 등장하는 소재들만 몇 개 이야기를 하자면, ‘망치’는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테러, 교통사고, 성폭행, 자연재해와 같은 무차별적인 사건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불’은 윤리적이지 못하지만 예를 들어 불구경 같은 자극 적인 재미에 대한 호기심, 흥미에 대한 감정을 아이러니하게 연출한 것이다.
색감 선택이 과감하고 세련되었다. 본인의 작품에서 색이 차지하는 위치와 색의 선택은 어떻게 하는가? 즉흥적인가 계산적인가?
색은 내 작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색을 선택할 때에는 전체적인 분위기와 함께 어느 정도의 시안을 잡고 시작하는 편이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면 머릿속에 생각했던 것들이 실제적으로 맞물려 떨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칠하고 수정하고 칠하고 수정하고 이런 과정들을 매번 반복한다.
<레디 액션>
은 3개월 동안 색을 수정해서 완성된 작품이다. 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그림을 보면 반복적인 인물이 계속 등장한다. 작가와 외모적으로 너무나 닮은 화면 속 주인공은 누구이며 그는 화면 안에서 대중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려고 하는가?
화면 속 주인공은 분노에 싸여 있지만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려있다. 우는 건지 화를 내는 건지 알 수 없는 오묘한 표정으로 인간의 폭력적인 내면의 의식을 대변하고 있다. 이 주인공은 나를 모델로 기용해 화면 안에 연출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나를 표현 한 것은 아니다. 단지 가상의 인물을 내가 연기했을 뿐이다. 나의 감정 표현을 대신 할 수 있는 적합한 사람을 아직 찾지 못했다. 개인전 때에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나의 이야기를 표현해 보려한다.
레디>
좋아하거나 영향을 받았던 화가가 있나?
성균관 대학교 교수님들(공성훈 교수님, 이상봉 교수님, 양대원 교수님, 박미나 교수님 등)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교수님들께서 항상 말씀해 주셨던 이야기 중 하나는 “다양한 시도를 하라.”였다. 그래서 학부 때 페인팅만 하기보다는 설치, 영상, 조각,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나의 작업은 다양한 기법들이 얽혀서 한 화면에 펼쳐진다. 이질적이지만 융합을 이루는 것은 그동안 연구했던 기법과 다양한 시도가 바탕이 되었다고 본다.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가?
신진작가로서 중요한 신념 세 가지가 있다고 본다. 첫 번째는 버티기. 두 번째는 우기기. 세 번째는 쑤시기이다. 나는 화가라는 직업을 택했다. 돈 없고 힘들어도 버틸 것이며 작품에 있어서 남들 말에 쉽게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또한 많은 실패를 보더라도 가능한 다양한 공모전과 갤러리, 아트페어에 나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싶다.
화가라는 직업은 굉장히 외롭고 힘든 길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화가가 되었으며,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어떻게 보면 대학 졸업 후 불안정한 미래에 대해 걱정하시는 부모님을 위해(?) 나를 위해(?)교직 자격증을 땄고 교직으로 가려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었다. 남들이 보면 애써 힘든 길을 간다고도 할 수 있지만 모든 작가들이 그렇듯 작가는 외롭고 힘들다. 자신만의 싸움에 매번 이길 순 없겠지만 나의 작품을 사랑해주는 한 두 명이 있다면 그들을 위해 ‘작가’의 이름으로 불리고 싶다.
조영진 첫번째 개인전
2012.3.26 mon - 4.1sun
갤러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