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아트 | 리뷰

기술과 예술,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다.

2012-01-30


첨단 기술이 융합된 디지털과 예술의 만남으로 주목받아왔다. 미디어 아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

원래 조각을 전공했다. 열심히 했고, 로댕 같은 조각가가 되고 싶었다. 그러다 현대미술을 배우면서 애니메이션 기법을 수용할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과 강의를 나가게 되며 제작을 접하게 되었고, 작품에 적용시켰다.초기 작품들은 움직임에 관한 실험적인 작업들이었다. 그 당시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한 작품들로 전시를 했는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후 디지털 작업을 하게 되었고, 사람들이 잘 아는 명화의 이미지를 차용하게 되었다.

G20 기간 중 파크하얏트에서 각국 정상이 머무르는 방에 작품을 전시하게 되며 더욱 인지도를 확고히 했다. 이슈가 되었던 전시였던 만큼 소감이 남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어떠한 계기로 전시를 하게 되었는가.

G20측에서 연락이 왔다. 세계 정상들이 방한하는 기간동안 한국미술을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가를 고민하다가, TV에 작품을 넣는 것을 생각해냈다. 객실 문을 열 때 센서를 이용해 작품을 TV에서 바로 나타날 수 있게 했다. 그 당시 좋은 반응을 얻어서, 파트하얏트 측에서는 세계의 호텔로 확장해 전시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새로운 전시 형태를 제시한 것이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미디어아트는 여전히 독자적인 장르로 인식된다. 이견이 없는 미디어아트의 대표주자로서, 미디어 아트의 문제와 대안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미디어 아트의 문제는 결국 작품이 소모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실험적이라도 소비가 되어야한다. 1회성으로만 소비할 수는 없다. 소비만 되는 것이 아니라 연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공공장소에서 전시하거나, 개인 컬렉터가 소장을 하거나 하는 연계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광주에서 작업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작가이자 한해에도 수십회의 전시를 소화해내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로서, 불편함이 없지 않을 것 같은데. 특별히 광주에서 작업을 하는 이유가 있는지.

광주가 편하다. 서울은 복잡하고 시끄러운데 비해 광주에 오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고향도 가까워서 마음의 여유를 찾게 된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작품의 소재, 원천이 더 있지 않나 생각한다. 불편함도 없지 않아서 서울에도 거점이 있어야 할 것 같지만, 그래도 계속 광주에서 살면서 작업하고 싶다.

최근 모바일 앱을 통해 작품을 공급하며 이목을 끌었다. 손안의 예술을 현실로 옮기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앱을 통한 아트에서 어떤 가능성을 보는지 궁금하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다.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한 관계망처럼. 영상작품이기 때문에 아이패드나 갤럭시탭을 통해서 작품을 접할 수 있다. 예술이 손끝에 있기 때문에 일상에서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이 확장하고 싶다. 모바일이 발달하는 만큼 대중과 가깝고 싶고, 한국이 아닌 어느 공간에서도 소통할 수 있는 예술을 실현하고 싶다. 백남준 작가는 TV를 통해서 소통하고자 했는데, 이 시대는 그때보다 매체가 더 발전했다. 백남준이 디지털 패러다임을 만들었다면, 그것을 계속 가지고 나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계속 공부하고 싶고, 앱과 같은 활로를 통해 더욱 대중과 소통하고 싶다.



아무래도 첨단 기술이 융합된 작품인 만큼, 재료적인 부분에서도 시도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지금은 삼성에서 모니터를 후원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처음 시도할 때 재료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물론 어려움이 있었다. 모니터는 고가였고, 또 새로운 것을 써야 했으니까. 예전에 비해 최근 모니터는 슬림해졌고 상당히 좋아졌다. 삼성의 후원을 받게 된 것은, 직접 삼성을 찾아가서 후원을 제안하면서 부터였다. 모니터 부분에서 기술적인 전문가였지만 예술과의 접목에는 생각이 없었던 삼성에 새로운 제안을 한 것이었다.
삼성을 통해 2009년까지 CES 라스베가스 가전 전시에 참여했다. CES는 TV시장에서는 가장 큰 전시다. 삼성에서 부스를 제공해 줘서, 2009년 전까지는 아트가 없었던 공간에 작품을 전시할 수 있었다. 개인전을 한 작가도 처음이다. 이 전시는 계속 하고 있다.

백남준 작가를 존경한다고 들었다. 최근 '포스트 백남준'으로 평가되기도 하는데, 느낌이 특별할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백남준 선생님은 위대한 예술가다. 나는 백남준 작가가 선구했던 '비디오'라는 그늘에 있다. 처음 비디오를 도구로 삼은 것은 굉장한 발상이고, 어떻게 보면 나는 따라한 것이다. 비교할 수는 없지만 영광으로 생각하고 닮고 싶다.



조선대 조소과 출신이고, 보수적인 지역 분위기와는 달리 미디어 아트를 하고 있다. 조소 쪽에서도 특출난 재능을 인정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처음 미디어를 시작할 때 주변의 반대도 있었을 것 같다. 주변의 시각은 어떠했나.

그 당시 이단아로 보여졌다. 조각을 잘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조각을 계속 했어도 괜찮았을 테지만, 나에게는 현대미술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현대미술의 맛을 보고 나니 과감하게 폭 넓은 작품을 할 수 있었다.
광주 분들은 아직도 저게 작품이냐고 하기도 한다. 조각에 대한 향수는 있지만, 그 향수를 현대미술로 푸는 것이다. 앞으로 입체작품도 계획하고 있다. 다양한 재료를 더 시도해보고 싶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접목이 친근하면서도 새롭게 다가온다. 전통 회화나 명화의 재해석 작업이 많은데, 소재를 찾는 특별한 기준이나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다.

오늘 좋았던 생각을 늘 메모하는 편이다. 소재를 찾는 기준은 없다. 모든 것이 소재가 될 수 있다는 태도로 사물을 대한다. 미술이라는 그릇 안에 무한대가 들어가야 한다. 틀이 들어가면 진부한 작품이 나온다. 새로운 것들이 계속 들어가야 한다.



앞으로의 작업 및 전시계획이 궁금하다.

당장 내년에 내가 어떤 작품을 할지 모르는 것이 현대미술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것. 눈앞의 계획은 비디오 조각이다. 작품이 평면에서 입체로 나오는 것.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를 하고 있다. 「명청회화전」에서 현대미술을 전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인 만큼 사건이다. 원화를 두고 현대적으로 변용된 작품에 더 관심 갖는 사람들이 많을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의 전시 계획은 1월 미시건대 미술관 개인전, 2월 홍콩아트센터 개인전, 8월 디트로이트 미술관 개인전, 10월 학고재 갤러리 개인전, 11월 프랑스 쌍띠엔느 미술관 개인전 등이다. 많은 전시를 소화할 수 있는 것은 복제가 가능한 미디어매체이기 때문이다. 1년에 80회정도 그룹전에 참여해왔는데, 내년부터는 조금 줄여나갈 생각이다.
늘 창의성 있게 새로운 작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천재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천재적인 삶을 살고 싶다. 열려있는 소재에 대한 창의적인 태도로, 24시간이 작업과 연결 되게 하려 노력한다.

예술관이 무엇인가.

삶이 소중하다. 오늘 누군가를 만나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삶의 소통.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그런 삶에서 소재가 나온다. 또 작품을 통해서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작가로서 행복한 일이다.





facebook twitter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