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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공모전백년지대계(公募展百年之大計)

2010-06-11


2008, 2009년에 이어 올해로 3회를 맞이하는 <서울국제디자인공모전> 은 전 세계 디자이너와 학생 등 누구에게나 참여의 기회가 활짝 열려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작년에는 철 해치상을, 재작년에는 ‘생명의 조약돌’로 공모전에서 대상의 영예를 차지한 김우식이 <서울국제디자인공모전> 을 통해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공개했다.

에디터 │ 이지영( jylee@jungle.co.kr)

<서울국제디자인공모전> 에 참가한 계기는 무엇인가
2008년과 2009년, 2회에 걸쳐 <서울국제디자인공모전> 에 참여했다. 2008년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대규모 행사인 <서울디자인올림픽> 의 이름에서 느낀 알 수 없는 ‘이끌림’ 때문이었다. 어릴 적부터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마침 이 행사의 하나로 <서울국제디자인공모전> 이 벌어진다고 하여 가슴이 터질 듯한 두근거림을 느꼈다. 공모전의 주제 또한 2008년과 2009년 모두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2008년의 주제였던 ‘Design is Air’는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공기와도 같은 디자인의 역할에 대한 인식 및 탐구를 필요로 했고, 2009년의 주제였던 ‘혼류와 통섭’은 디자인의 공간적, 계층적,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극복하는 노력으로 더욱 큰 가치를 실현하는 ‘가능성 탐구의 장’을 마련해 주었다. 이처럼 단순히 디자인의 미적 기준에 대한 시상을 넘어, 탐구의 가치가 있는 주제를 모두 함께 고민하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도출하며 최종적으로 전시를 통해 다시 사회와 소통하는 순환 구조가 바로 <서울국제디자인공모전> 만의 장점이라 생각된다. 디자이너로서도 한 번 도전해볼 만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인 있다면
2008년 수상작 ‘생명의 조약돌’을 준비하기 위해 소방서를 제 집 드나들 듯 하면서 소방 공무원을 귀찮게 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물론, 다양한 자료를 얻고 소방관들의 심리 상태를 조사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소방관과의 인터뷰 도중에 출동 사이렌 소리가 종종 울리곤 했는데, 처음에는 놀라서 얼음처럼 굳어 있기 일쑤였지만 시간이 흐르고 익숙해지면서 긴급 상황이 발생해도 침착한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여러 소방 관계자 분들의 협조가 있어 값비싼 소방 장비를 전시에 활용할 수 있었고 더욱 실감나는 공간 연출이 가능했다. 대상을 수상한 후, 상장을 들고 찾아가 감사 인사를 드릴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고 뿌듯했다.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
아이디어는 주로 방송 미디어를 통해 많이 얻는 편이다. 대부분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 위주로 빼놓지 않고 시청한다. 디자이너로서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세상 모든 곳을 직접 가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뿐만 아니라, 양지가 있기에 존재하는 음지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쉽게 볼 수 없는 것 같다. 디자이너라면 양지에서도 음지의 차가움을 가슴 아프게 여기고 음지에서도 양지의 희망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평소에 방송을 통해서라도 세상 곳곳을 여행하며 보고, 느끼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아이디어는 그 곳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은
겸손해지는 것. 디자이너가 모든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자만심이야 말로 경계 대상 1호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디자인 수혜자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시작하여 결과물이 오롯이 전달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그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 사실 가장 어렵고 아직도 한참 모자란 부분인 것 같다.

수상 이후 바뀐 점은
국내•외 여러 잡지사를 비롯하여 방송 및 언론 매체에서 인터뷰 요청이 있었다. 이 기회를 통해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발전시킬 수 있었다. “고맙습니다. 더욱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이 짧은 수상 소감 한 마디에 모든 것을 담아 본다.

수상 비결은 무엇인가
기존에 작업했던 디자인을 한 번 내보는 방식으로 공모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고 있고, 실제로 그런 작품이 몇몇 눈에 띄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국제디자인공모전> 은 다른 공모전과 달리 매 회마다 심사 숙고하여 공표되는 주제가 존재한다. 2008년의 ‘Design is Air’와 2009년의 ‘혼류와 통섭’이 그렇다. 올해는 ‘Design for All’이라는 주제가 정해진 것으로 안다. 내 경우, 총 작업 시간의 50% 이상을 공모 요강과 주제를 연구하는데 우선적으로 할애한다. 길고 지루하며 한편으로 불안한 시간이 될 수도 있지만,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가 수반된 디자인 작업이야말로 디자이너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더불어 수상 결과로 보답한다고 믿는다. 결국 답은 이미 공모 요강에 있는 것 같다.

<서울국제디자인공모전> 에 덧붙이고 싶은 말은
‘교육백년지대계(敎育百年之大計)’라는 말이 있는데, 이를 조금 바꿔 ‘공모전백년지대계(公募展百年之大計)’라고 제안하고 싶다. 교육이 바로 설 때 나라가 바로 서듯, 완성도 높은 공모전을 통해 국가 디자인이 바로 서길 희망해 본다. 미래를 보는 장기적인 안목과 전략으로 매 해마다 내공을 쌓아, 전세계에서 사랑 받는 최고의 ‘서울국제디자인공모축제’로 성장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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