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04
바쁘면 바쁠수록 한 두 시간의 여유를 누리고 싶다. 조용한 창가 구석에 앉아 뉴요커처럼 커피 한잔에 패션지와 이코노미지를 읽고 싶다. 조금 더 여유를 부릴 수 있다면 서울 외곽의 갤러리를 호젓하게 둘러보며 심신 건강에 좋은 작품을 감상하고 싶다. 시간의 여유만 있다면…. 그러나 이건 변명일 뿐. 교대역에서 반포 한양 아파트까지 걸리는 시간이 걸어서 대략 10분, 버스로는 한 정거장이다. 그곳에서 고개 한번 까닥 돌리면 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마노핀 g-café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도 아주 여유롭게….
에디터, 사진 │ 김은주
바쁜 오후, 정신 없이 일을 하다 보면 점심을 거를 때도 있고 저녁 식사는 생각지도 못할 때가 종종 있다. 이럴 때 마노핀 g-café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곳에선 갓 구워 낸 수제 머핀의 고소한 향기와 세계 3개 명품 커피 중 하나인 하와이언 코나 커피가 드립 브류 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을 테니까. 마노핀 g-café에 들어서면 갖가지 견과류와 카카오, 과일이 듬뿍 올려진 머핀이 즐비한 쇼케이스가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데, 그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옆집 꼬마 아이와 같은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 마치 스머프의 마을을 방문한 듯 버섯 모양의 머핀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은 앙증맞기까지 하다.
마노핀 g-café의 ‘Mano’는 이탈리아어로 ‘손’을 상징하는 단어다. 여기에 ‘muffin’이 합쳐져 탄생한 이름이다. 그만큼 이곳 머핀은 전문 파티쉐가 매일 직접 구워서 제공하는데, 반죽 또한 매장에서 직접 만들고 오븐에 구워낸다. 큼직한 호두가 알알이 박혀 있는 월넛 매니아, 그린 티와 화이트 초콜릿의 환상적인 그린 티 머핀, 코코넛이 뿌려진 카야머핀 등 다양한 머핀의 종류와 그 부드럽고 담백한 맛에서 만드는 이의 정성이 느껴진다. 게다가 마노핀 g-café에서 직접 로스팅한 '하와이안 코나 커피'까지 맛 볼 수 있다. 루왁커피와 자메이카 블루마운틴과 함께 명품 커피 중 하나로 알려진 코나 커피는 화산의 섬 하와이의 코나 지역에서만 재배되며, 북동 무역풍과 풍부한 강수량으로 맛이 아주 부드럽고 향기로우며 뚜렷한 신맛과 톡 쏘는 맛이 가미돼 독특하고 풍부한 향을 풍긴다.
카페 어디서나 늘 그렇듯 마노핀 g-café의 1층은 바쁜 이들의 차지다. 머핀과 커피 한 잔을 즐기며 혼자만의 여유를 부릴 아늑함이 충만하다. 창가를 바라보고 앉을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의 배치, 테라스 입구 쪽으로 둘 셋 모여 앉을 수 있는 푹신한 의자가 이를 말해준다. 또 1층에는 로스팅 존이 통유리로 공개되어 생두 코나가 직접 로스팅 되는 모습을 보며 커피의 신선한 맛을 눈과 함께 즐길 수 있다. 물론 마노핀 g-café에는 코나 커피 이외에도 인도의 다즐링 홍차와 아쌈 홍차, 허브 차 등이 준비되어 있다.
마노핀 g-café만의 진정한 매력은 2층에서 시작된다. 눈치 빠른 이라면 벌써 예상했겠지만 마노핀 g-café의 'g'는 Gallery의 약자로 전문 갤러리 카페를 뜻한다. Manofiin 체인점들 중 유일하게 반포점에만 'g-café'라는 명칭이 붙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카페와 갤러리 공간으로 어우러져 있는 2층에서는 부드럽고 담백한 머핀과 입안 가득, 촉촉하게 젖혀주는 커피의 진한 향기, 이와 더불어 예술적 문화 생활까지 누릴 수 있다. 2층 내부는 갤러리 카페에 걸맞게 전시 작품과 고객이 중심이 되도록 깔끔한 흰색과 내추럴한 나무 벽이 주를 이루며 편안하게 커피와 작품을 즐기실 수 있도록 모던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의자와 테이블은 각자 다른 개성을 뽐내고 있지만 조화롭게 자리하고 있고, 창가 옆에 쌓아 올린 벽돌 위의 피규어는 오후 햇살 아래 반짝이며 카페 구석구석을 장식하고 있다. 또 2층에 올라서면 그 왼쪽에는 책과 잡지 등을 볼 수 있는 편안한 소파가 한자리 가득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 쪽을 돌아서 들어가면 여러 명이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도 함께 있다. 특히 이 분리된 듯한 공간은 온전한 갤러리 공간으로의 활용도도 높다.
마노핀 g-café에서는 문턱 높은 갤러리에서 느끼게 되는 심리적 부담 없이 젊은 신진 작가의 열정적인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2개월씩 진행되는 기획전은 전시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가나아트 갤러리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또한, 실험 정신이 뛰어난 창조적인 젊음 작가의 발굴에도 힘쓰고자 신진작가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공모전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마노핀 g-café는 전문 갤러리 카페로 수제 머핀과 코나 커피, 좋은 미술작품을 통해 대중의 문화적 요구를 충족시키고, 어렵게 작품 활동을 하는 신진작가를 발굴하는 등 소통을 중요시 하고 있다. 특히 수익 일부를 기부해 젊은 작가를 지원하고 미술계 발전에 힘쓴다고 하니 우리가 먹고 즐기는 머핀과 커피 한 잔이 뜻 깊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