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30
섬 모양이 마치 까마기 烏의 귀 耳와 비슷하다는 뜻에서 붙여진 오이도는 조개구이, 갯벌체험, 바다낚시, 어시장을 경험할 수 있는 도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육지와 연결된 섬입니다. 약간은 비릿하면서도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그립지 않으세요?
혼자도 좋지만, 여럿이 어울려 촬영도 하고 어둑어둑 저녁엔 조개구이에 소주 한 잔 걸칠 수 있는 출사 코스로 오이도 강추입니다.
글 한영혜
지하철로 가는 바다, 그리고 오이도 제방과 벽화 해안 근처로 들어서면 먼저 반겨주는 것은 바다냄새입니다. 솔솔 피어오르는 바다의 짠 냄새가 '1분 후면 바다 도착합니다~~'라고 안내해주는 것 같습니다. 오이도에 도착하면 먼저 보이는 것은 해안을 따라 만들어진 2km의 긴 제방과 거기에 그려진 벽화입니다. 해안으로 튀어나온 곶 형태의 제방에는 오이도와 파도, 바닷가 사람들을 상징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벽화이기도 합니다. 이 벽화와 제방 위의 사람들과 대비를 시켜 사진을 찍으면 재미난 구성이 됩니다. 움직이지 않는 것(=벽화)을 기준으로 프레이밍을 하고 있다가 움직임(=사람, 새 등)을 예측하여 원하는 구도와 일치되는 순간 셔터를 누르는 촬영 방법을 추천해드립니다.
'바다는 어디에 있는 거지?' 하며 본능적으로 제방 계단으로 올라갑니다. 바다가 보입니다. 그러나 싱겁게도 철조망으로 죄다 막아 놓았습니다. 다행히 빨간 등대 바로 뒤 오이도 선착장은 바다와 바로 연결되어 있는데, 물때를 잘 맞추어야 합니다. 하루에 2번 물이 차고 나가는 데, 밀물 때를 맞추어야 바닷물에 발이라도 적실 수 있습니다.
제방 위를 걸어보면 재미난 모습들이 많습니다. 돗자리 깔아놓고 방금 쳐 온 회를 먹는 가족들, 벤치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는 연인, 행글라이더와 경비행기로 하늘을 나는 사람들,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 언뜻 오이도는 이 지역 사람들에게 서울의 한강과 근교 유원지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의 모습도 좋고, 빨간 등대와 갈매기, 선착장 풍경들, 정박해 있는 배, 바다 저편에 보이는 송도국제도시 빌딩 등 오이도의 풍경도 카메라에 담을 좋은 소재가 됩니다. 특히 밀물 때는 일렁이는 바다, 썰물 때는 갯벌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해가 질 무렵에는 석양이 바다를 물들이는 풍경 등 '때'를 잘 활용하여 사진을 찍으면 더 훌륭한 작품이 나오리라 예상합니다.
지도를 펴고 서울에서 서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고 가정하면, 제일 먼저 만나는 곳이 월곶포구 ⇨ 옥구공원 ⇨ 똥섬 ⇨ 오이도 순입니다. 월곶포구는 밀물•썰물 관계없이 24시간 배가 정박되어 있어 작은 배들의 패턴을 찍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어선들이 들어오고 나가면서 신선한 횟감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도 한 곳입니다. 옥구공원은 도심자연공원으로 해양생태공원, 연꽃단지, 잔디구장 등이 조성되어 가족 단위, 동호회 단위로 나들이하기 좋습니다.
똥섬은 오이도 관광단지에 포함되어 있는 육지와 연결된 개인 소유의 조그만 섬입니다. 부산의 동백섬과 비슷하게 오이도 제방의 우측 방향에 위치하고 있으며, 오이도 선박장과 오이도의 좌측면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곳입니다.
뭐니 뭐니해도 오이도는 뭐? 조개구이죠!! 조개구이 집이 한곳에 이렇게 많이 모여 있는 곳이 또 있을까요? 세어본 곳만 20곳이 넘습니다. 온종일 촬영하느라 수척해진 몸을 통통한 조갯살과 한 잔의 술로 달래보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조개 무한리필', '허벌나게 퍼드립니다'……. 이번 기회에 조개로 배를 채워보는 느낌은 어떤 것인지, 동호회 회원들과 가족들, 혹은 친구 연인들끼리 느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