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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유유자적 신선놀음하듯, 선유도 하이킹

2007-06-19



섬을 돌아보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속도감 있게 일주도로를 드라이브 하는 방법. 천천히 걸어 다니며 섬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방법. 그리고 드라이브의 속도와 도보 여행의 여유를 한꺼번에 경험할 수 있는 자전거 여행이 있다. 바람을 가르며 해변을 달릴 때의 빠름. 바다와 섬의 풍취를 느끼며 여유롭게 페달을 밟아나갈 때의 느림. 그 빠름과 느림을 경험하기 좋은 섬 선유도를 소개한다.

글, 사진|유호종 기자(http://blog.naver.com/zazabto)

서울에 있는 선유도 공원 아니냐고 하시는 분 꼭 있다. 그런데 서울에 있는 선유도 공원이 아니다. 서울에서 군산까지 3시간, 그리고 배타고 1시간 반을 더 가야하는 선유도. 멀지만, 멀어서 더 때 묻지 않은 곳이다. 게다가 여행객들의 차가 들어갈 수 없어 오염되지 않았다. 이 섬의 아름다움에 반해 신선이 놀다갔다는 전설이 전해져오는 이곳은 조용하고 평화로워, 자전거로 천천히 둘러보며 구경하기에 좋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모든 길이 해안을 따라 이어져 있어 바다를 바라보며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는 것.

터미널에서 자전거를 빌려 선유도 해수욕장으로 가다보면 선유 2구 마을을 지나게 된다. 곳곳에 횟집만 가끔 눈에 띌 뿐 조용한 마을이다. 마을을 지나면 바로 앞에 하얀 모래밭이 나타난다. 이곳이 바로 모래가 고와 명사십리라고도 불리는 선유도 해수욕장. 잠시 여기서 멈추고 시원한 파도 소리와 상쾌한 바닷바람을 뷰파인더에 담아보자. 잠시의 휴식이 더욱 달콤하다.

선유도 해수욕장을 따라 달리다가 자전거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오른쪽의 작은 샛길로 빠지면 선유 3구 마을로 이어진다. 한적한 마을 골목길을 자전거를 누비는 색다른 경험을 해볼 수 있다.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다시 해수욕장으로 돌아 나오는 길에는 야생 갈대 군락지가 있어 기대하지 않았던 낭만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마을 한 가운데에는 귀양 온 선비가 임금을 그리다 그만 굳어져 바위산이 되었다는 망주봉이 있는데, 명사십리 해수욕장 끝에 아스팔트길이 나 있어 자전거로 오를 수 있다. 이곳이 선유도 최고의 난코스. 힘들게 올라 망주봉 정상에 서면 아름다운 선유도 전경을 담을 수 있다.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장자도 가는 길은 선유도 최고의 하이킹 코스이다. 이곳에서 선유도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만나볼 수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장자교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해 저절로 자전거를 멈추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된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로 장자교를 건널 때는 와~ 하고 탄성이 절로 나온다.

장자도의 민가를 지나면 작다 못해 앙증맞기까지 한 다리, 대장교가 나타난다. 이 다리를 건너면 대장도. 대장도 한가운데 우뚝 솟은 대장산을 올려다보면 여인이 동쪽 육지를 한없이 바라보고 있는 듯 한 모습을 한 바위가 있다. 이것이 바로 과거 보러 간, 돌아오지 않는 선비를 기다리다 아들을 등에 업은 채 돌이 되어버렸다는 전설이 있는 할매 바위. 사랑하는 사람과 이 장자 할매 바위를 보면서 사랑을 약속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고. 이제 대장도에서 하이킹을 마무리하고 터미널로 돌아오면 된다. 아쉬움이 남는 사람은 터미널 왼편의 선유대교를 건너 무녀도까지 가보길. 선유도에서 하룻밤 묵어갈 사람은 선유도 최고의 비경으로 꼽히는 선유도의 낙조를 꼭 찍어보자. 아름다운 선유도에서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한 후 잠든다면 정말 아름다운 밤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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