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1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시대의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모습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우리들이 사는 모습이고 이웃의 모습일 것이다. 우리 혹은 이웃의 일상을 흑백사진 한 장으로 보여주고 싶은 사진가 김경훈, 사진의 결과보다는 그 과정을 중요시하고 많은 생각을 표현 하는 그만의 사진세계를 만나보자.
김경훈님 사진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기 쉬운 일상 혹은 풍경들이 담겨져 있는데 그러한 작품
들을 주로 촬영이 주는 매력은 무엇일까요.
다른 분들께서도 많이 공감하실 부분일 것 같은데요. 제 눈에 스쳐 지나가는 것들 하나하나가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부분을 담아낸다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죠(웃음)
굳이 장르로 따지자면 스냅촬영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스냅촬영의 매력은 순간적인 포착이나 꾸미
지 않은 자연스러움이라고 할 수 있겠죠. 자연스러운 그런 사진들이 남들에게 보여졌을 때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요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작품 동네시리즈가 참 인상 깊습니다. 같은 곳을 여러 번 촬영장소로 정하게 되면 생기는 에피소
드도 많을 듯 한데요. 기억에 남았던 일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삼선동 할머니들’이란 사진을 찍었을 때의 일입니다. 그때는 충신동, 이화동, 창신동 쪽에서 삼선동을
다니면서 찍었는데 더운 날씨에 오래 걷다 보니 많이 지치기도 하고 힘이 들어서 동네 슈퍼에서 음료
수를 하나 사 들고 나왔는데 그 앞에 큰 나무 밑 그늘에서 할머니들께서 막걸리를 드시고 계셨습니다.
(웃음)
자연스레 할머니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그 와중에 할머니들이 권해주신 막걸리를 받아 마시게 되
었죠(웃음)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할머니들과 노래도 부르며 막걸리 파티를 벌이게 되었는데(웃음)
더운 여름날 막걸리를 한참 들이키다 보니 저도 취기가 올라서 그날은 더 이상 촬영을 할 수 없었습
니다. 그때 찍은 한 컷이 바로 그 사진인데 자세히 보시면 약간 흔들렸답니다. (웃음)
저에게 그날은 사진 한 컷 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운 날이었죠.
필름사용을 하시면 현상, 인화를 하는 암실작업이 동반되게 되어있는데 김경훈님은 이 모든 작업
을 직접 하시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디지털에서 포토샵이 후보정의 도구라면 필름에서는 물론 암실작업이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죠.
물론 저도 흑백필름을 주로 사용하다 보니 자가현상과 인화를 하고 싶습니다. 다만 그럴려면 따로 암
실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적인 문제가 크게 작용을 하게 되더군요. 그게 저로서도 제일
아쉬운 부분입니다. 현재는 아마추어기 때문에 저도 큰 부담을 갖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요즘에는 주로 웹상에서 보여지는 사진이 대부분이라 현상한 필름을 직접 스캔해서 웹에 포스팅하는
정도이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꼭 제 손으로 모든 암실작업을 하고 싶은 바램입니다.
앞으로 구상하고 있는 작품이나 찍어보고 싶은 사진의 방향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여러분들에게 소개해 주신다면.
너무나 많습니다. 인물, 풍경, 정물의 범위를 두지 않고 여러 가지로 많은 것을 접해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그런 것들에 대해 많이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죠. 하지만 저는 소위 말하는 파인아트 개념의
당장 눈에 보기 좋은 사진 보다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진 한 장 한 장에 의미가 부여하고 싶고 그
런 사진들을 남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런 생각으로 활동하며 사진을 찍을 생각입니다.
김경훈님이 좋아하는 사진작가, 혹은 작품이 있다면 많은 분들에게 알려주세요.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만 굳이 꼽으라면 많은 분들이 아시고 너무나 유명한 살가도와 브레송을 좋아합
니다. 얼마 전에 두 작가 모두 국내에서 전시회를 해서인지 더욱 좋았구요.
살가도의 사진은 다큐적인 사진에는 인물 이외의 주제로 그때 당시의 경제와 시대상을 직접적인 강한
표현으로 너무나 인상적인 작품들을 보여주기 때문에 참 좋아합니다.
브레송도 워낙에 유명한 작가이고 그 작가의 사진은 참 볼거리가 많은 거 같아요 눈이 즐겁죠(웃음)
현재 온라인상에서 레떼클럽(letteclub)라는 곳에서 활동 중이신데요 그곳에 대한 소개를 해주세요.
레떼클럽은 동호회라 소개 드리기도 약간은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습니다.
더욱이 제가 운영하는 그런 모임이 아니라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는 어려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만, 기
본적인 모토는 소규모 사진 애호가들의 사이트입니다.
약 30여명의 정회원으로 이루어져 있구요. 올라오는 사진은 흑백 사진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레떼
클럽에 흑백사진이 유독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대부분 자가현상,인화, 필름 스캔 또는 인화물 스
캔등 아날로그 방식의 유저들이 대부분이라 흑백사진이 많은 편이구요.
하지만 여타 동호회처럼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을 알려준다거나, 기기 정보를 제공하거나, 친목 오프
모임을 알선하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가장 쉬운 설명이라면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지 못했던 사진인들의 아파트형 홈피라고 해야 하려나요?
굳이 회원 가입은 하지 않더라도 모든 사진 및 게시물은 오픈 되어있으니, 기회 되면 들러서 구경해
보시면 더욱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회원분들에게 한말씀 해주신다면?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여러 가지의 표현과 감성으로 사진가와 감상자의 커뮤니케이션이 넘쳐나고
또한 더욱 다양한 사진들이 전시되어 여러 사진인들의 참여와 사진에 대해 많은 것을 공유하고 배워
나갈 수 있는 멋진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어느덧 가을로 접어들어 사진촬영에 참 좋은 계절인 듯 합니다. 멋진 계절 가을에는 더욱 아름답고 의미 있는 추억을 담아내시길 바랍니다.
변변찮은 제 사진에 관심 가져주시고, 이렇게 사이트와 지면으로나마 인사 드리게 되어서 영광이고 디지털캐치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