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26
사진가들도 갖고 싶은 카메라가 있을까? 그래서 11명의 사진가에게 물었다. 최고급 디지털 카메라, 멋스러운 빈티지 카메라,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까지. 당신이 선택한 드림 카메라는 어떤 것인가요?
기사제공 ㅣ 월간 사진
Questions
1 Dream Camera를 선택한 이유
2 현재 사용하는 카메라와 Dream Camera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3 Dream Camera가 생긴다면 촬영하고 싶은 주제는?
페이즈원 IQ280 디지털 백 & 알파 12 맥스 카메라
1 알파12 맥스 카메라는 일반적인 일안 반사식 카메라가 아니다. 4X5인치 필름 카메라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어 디지털백과의 호환성이 뛰어나다. 함께 사용되는 페이즈원(Phasone) IQ280 디지털백 시스템은 와이어리스를 내장하고 있어 라이브 뷰를 무선으로 전송해준다. 촬영 즉시 앱을 통해 노트북이나 아이패드로 이미지가 구현되기 때문에 편의성이 뛰어나다.
2 지금은 지나 4x5카메라를 가끔 렌트하는 디지털백 시스템과 병행해 사용하고 있다. 지나 4X5카메라가 가장 아날로그적인 카메라라면 알파 12맥스와 페이즈원IQ280은 지나 4X5 카메라의 아날로그적인 부분을 디지털화 한 카메라라고 생각하면 된다.
3 내 작업의 주제는 좀 더 확장된 이방인의 개념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힐링의 장소인 숲이나 자연 속에서 병원 치료를 받는 환자라든가, 도시 건물과 같은 특정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퍼포먼스다. 앞으로도 이 작업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고 앞서 언급한 드림카메라로 작업을 마무리하고 싶다.
핫셀블라드 H5D-200MS
1 핫셀블라드 H5D-200MS는 큰 사이즈로 작업하기 위해, 그리고 판형의 문제에 부딪히 면서 꿈꾸게 된 카메라이기도 하다.
2 화소수의 차이다. 핫셀블라드 H5D-200MS는 최대 2억 화소라는 믿기 힘든 수치를 갖고 있다. 다른 카메라와의 차이는 대형 인화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학창 시 35mm 필름으로 대형 인화를 했을 때의 절망감과 120mm 필름으로 대형 인화를 했을 때의 환희를 기억하고 있다.
3 지금까지 바다는 내 작업의 중심에 있다. 피사체와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 카메라를 갖고 몇 미터 높이의 파도 속에 들어간 적도 있다. 최근에는 스포츠의 다큐멘터리적인 작업보다는 바다와 마주하는 내 자신의 감정, 빛의 굴절로 인한 바다 색상의 변화 같은 순수한 모습 그 자체의 ‘바다’를 담고 싶다.
위스타 8X10
1 정밀하고 오차 없는 디테일의 재현성에서 다른 어떤 카메라와 비교할 수 없다. 으젠느 앗제의 사진처럼 8X10의 필름을 밀착 은염프린트 했을 때 반짝이는 검은 진주 같은 입자들과 그 입자들이 모여서 보여줄 세밀한 디테일을 생각하면, 그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굳이 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지 않더라도 그냥 곁에 두고 있으면 충분히 행복할 것 같다.
2 DSLR 과 미러리스, 핫셀블라드, 도요 4X5, 위스타(Wista) 4X5, 5X7을 사용하고 있다. 많은 카메라 중에서는 DSLR 이 압도적으로 편리하다. 하지만 4X5 필름의 해상력보다 4배의 능력을 갖고 있는 위스타 8X10 의 표현력은 내가 갖고 있는 그 어떤 카메라보다 뛰어나다.
3 나의 사진은 사람이 없는 무대사진(staged photography) 또는 대지 미술의 최종 결과에 대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위스타 8X10 카메라로 찍고 싶은 대상 역시 내가 변형시킨 세계, 혹은 내가 관여해서 변형된 현실의 모습이다.
라이카 M9-P 에디션 에르메스
1 라이카 M9-P 에디션 에르메스는 라이카와 에르메스의 협업으로 탄생한 한정판카메라다. 라이카 본연의 클래식한 멋을 잃지 않으면서 에르메스의 고급스러운 매력이 더해졌다.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라이카 M9-P 에디션 에르메스의 시크한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2 커머셜 작업을 위해서는 니콘 카메라를 주로 사용한다. 라이카 M9-P 에디션 에르메스와는 여러모로 다른 느낌이기에 그 차이를 일일이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니콘은 커머셜용으로, 라이카는 개인작업 및 소장용이면 어떨까 싶다.
3 라이카 M9-P 에디션 에르메스를 갖게 된다면 상업적이지 않은 작업에 사용하고 싶다. 나만의 취향이 묻어나는 작업 말이다. 내 주된 관심사에 대해 기록하는 이기적인 사진들이 탄생한다면 좋을 것 같다.
후지 X100
1 서브 카메라로 사용하기에 적당한 크기이고, 앤틱한 디자인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렌즈를 바꿀 수 없는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이지만 23mm 단렌즈가 주는 느낌이 편안하다.
2 현재 캐논 5D MARK3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 렌즈를 용도에 맞게 자유롭게 바꿀 수 있고 2300만 화소로 잡지나 인쇄물에서 좋은 퀄리티를 표현할 수 있어 만족한다. 반면 후지 X100은 적당한 크기, 가벼운 무게로 휴대가 편리하다. 덕분에 일상 생활에서 자주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이지만 1600만 화소를 갖고 있어 개인적인 작업을 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필름을 제작한 브랜드이기때문인지 후지 카메라만이 갖고 있는 빈티지한 사진 톤 또한 사랑스럽다.
3 평상시 DSLR카메라 대신 휴대폰 카메라 사용이 많아졌다. 후지 X100이 휴대폰 카메라의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출퇴근할 때 지나치는 한강대교의 풍경이나 친구들의 모습, 와이프의 사랑스러운 행동을 자연스럽게 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