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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Bravo your Life!"

2004-07-12


삼성생명 기업 PR ‘아버지’ 편과 ‘어머니’ 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텔레비전 광고와 연동으로 제작된 광고를 기억하실 겁니다.
“Bravo your Life!” 젊은 청춘을 대상으로 했던 1편에 이어 2편에서는 아버지를, 그리고 3편에서는 어머니를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유명인 모델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리얼리티를 추구하며 삶의 현장에서 진솔한 느낌을 담아내는데 초점을 맞추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며칠동안 전국을 돌며 마치 다큐멘터리를 담아내듯 수십 명의 보통 사람들을 인터뷰 하며 그 사람들의 어머니 아버지에 대한 솔직한 단상(斷想)을 담아왔다고 합니다.
군 입소를 앞둔 아들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새끼가 새끼를 낳는다는, 출산한 딸의 멘트가 기억에 남는군요.
물론 TV CF의 이야기이지만.

그곳에 출연했던 보통 사람들이 제 스튜디오에 모델로 방문했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프로 모델이 아닌 아마추어 모델을 자연스럽게 촬영해내기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낯선 스튜디오 환경에 카메라 앞에 서 본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조명이 비춰지고 카메라를 들이대면 대부분 얼굴이 굳어지고 어색한 표정들이 나오게 되죠.
인내심을 가지고 최대한 편안하게 대하면서 긴장을 풀 수 있도록 말을 많이 시키며 적응이 되도록 합니다.
그 다음엔 컨셉을 설명해 주고 하나하나 자세와 표정을 주문해 갑니다.
촬영 컨셉과 모니터에 뜨는 사진을 일치시켜 나가는 것이 관건이었고 프로 모델이라면 별 문제가 아니겠지만, 일반인들에게 그런 광고의 컨셉이 얼굴에 묻어 나오도록 만든다는 것은 매우 힘드는 일이었고 많은 스탭들이 함께 노력해야 가능한 부분입니다.

촬영 테크닉이나 조명이 까다로울 것은 별로 없고 다만 합성할 배경의 분위기와 컬러를 고려하여 조명을 설치합니다.
흐리고 눈 오는 배경에 합성될 인물의 경우, 부드러운 확산광을 메인으로 비교적 플랫(낮은 컨트라스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가짜 눈도 어깨와 머리에 뿌려 줍니다.
반짝 효과광 등은 오히려 없는 게 좋겠지요.

맑은 날 푸르른 정원의 배경과 합성될 인물의 경우, 마치 맑은 날 나무 그늘에서 반사판을 사용한 것처럼 조명을 했습니다.
전면의 어른거리는 빛들과 반 역광의 효과광도 약간.
편지지는 평면적인 소재라 위에서 내려 찍히는 경우 입체감을 잃기 쉽습니다.
되도록 긴 그림자가 생기도록 낮은 높이에서 조명을 해야 합니다.
편지지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A4지를 3등분했고 접힌 자국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생기도록 살짝 접고 종이가 바닥에서 살짝 떠있어 약간의 부피감이 생기도록 양면테이프와 종이 찰흙으로 바닥에 공사(?)를 했습니다.

세상에서는 많은 경우에 그 일에 대한 평가와 판단은 외형과 결과에 치우치기 쉽습니다.
대형 할인마트를 선호하고, 간판도 크고 근사해야 하고, 자동차도 커야 합니다.
일에 있어서도 비중 있는 “메인”이 되어야 하고, 그런 일을 하고자 노력 합니다만 그럴수록 우리의 눈은 높아만 가고 현재 자신의 처지와 모습은 작아져서 마음속은 언제나 외롭고 허전합니다.
너무 높은 우리의 눈높이가 원인이지요. 광고도 사진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언제나 메인일 수도, 늘 잘할 수도 없는 것이죠.
늘 “최고”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최선”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루하루 현재의 시간과 노력들이 쌓여져 그 사람의 내일의 모습을 이루게 되는 것처럼. 오늘 내가 해야 될 작은 역할들을 야무지게 해나갈 때 비로소 메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작은 이미지 하나를 얻기 위해서 눈에 띄지 않는 작은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 주신, 그 날 촬영을 함께 했던 여러 스탭들의 모습을 통해 작은 삶의 지혜를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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