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15
백운면 원촌마을이나 대이작도는 공공 미술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잡은 곳이다. 간판 개선 사업을 비롯한 여러 가지 공공 디자인 사업이 전국 각지에서 시행됨에도 불구하고 몇 년이 지난 원촌마을과 대이작도가 아직도 대표적인 공공미술프로젝트의 성공 모델로 언급되는 데는 자발적인 주민들의 참여를 디자인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두 개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주)티팟의 조주연 실장을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보았다.
글 | 김명준 기자(mj2279@popsign.co.kr)
티팟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주)티팟은 문화예술교육학교인 하자센터의 부센터장이었던 전용환씨가 지난 2004년 만든 회사다. 당시 공공적인 성격을 띄면서 실질적인 사업을 할 수 있는 기업을 구상하면서 주식회사인 티팟을 설립했다. 당시만해도 사회적 기업이라는 개념이 분명하지 않은 시기였음에도 그런 모델을 순수한 고민으로 시작한 것이다. 내가 (주)티팟과 연관을 맺은 것은 초기에는 협력 업체로서 디자인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었는데 2006년 전용환씨가 대학교로 가면서 본격적으로 맡아 꾸려나가게 되었다. 시민문화네트워크로서의 본격적인 형태를 갖추게 된 것도 그 무렵이다.
공공디자인 분야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2005년까지만해도 티팟은 연구에 조금 더 무게를 둔 단체였다. 내가 직접 운영에 개입하다보니 기존의 연구 성과를 실질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운영방향을 실질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조그만 사업부터 찾아보기 시작했다. 지금은 훨씬 많지만 그 당시에도 다앙한 마을개발프로젝트가 있었다. 내 전문분야가 디자인이라서 디자인과 결합해서 마을개발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 있었다. 당시 티팟은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입찰보다는 수의계약을 통해 사업을 진행했고 백운면 같은 경우가 그런 예다.
사업을 진행하는데 (주)티팟이 가지는 장점과 단점을 말한다면?
마을개발프로젝트와 같은 공공디자인사업에는 다양한 문화예술단체들이 지원한다. 그런 단체들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으로 지역의 현안을 풀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려 한다. 마을개발프로젝트라는 것은 다양한 마을의 입장때문에 문제점이 생겨난 곳으로 한가지 솔루션으로 해결이 어려운 곳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티팟은 문화 기획자가 주축이 되는 곳으로 다양한 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지역 거점이 없이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그 지역의 현안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공공디자인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무엇인가?
주민과의 소통이 가장 문제다.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민들의 의식이 성장했다. 예전과 같이 관이 이끄는대로 따라가는 수동적인 시민이 아니라 자신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요구한다. 그런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금 일괄적으로 시행되는 간판개선의 실패요인을 보면 관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령 예를 들어 간판개선사업을 하면서 주민들을 설득할 때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보다는 현재가 불법이기 때문에 세금으로 합법적인 간판을 달게 해주겠다. 만약 동의하지않으면 단속등으로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진행할 경우에는 다양한 주민들의 요구를 들을 수가 없다. 백운면이나 대이작도의 경우도 주민들과의 마찰이 심했던 곳이다. 난 주민들과의 마찰이 생길 때 비로서 주민들의 요구를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을회관에서 하는 프리젠테이션으로는 주민들의 요구를 들을 수 없다.
올해의 계획은 무엇인가?
현재 남양주의 ‘작은 마을 큰 가게’라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대도시가 생겨나면서 주변의 위성도시들도 빠르게 성장했는데 그에 대한 준비가 사실 되지 않았다. 남양주의 경우도 주민들의 수는 늘어났지만 그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 도시가 생겨나면서 장밋빛 미래를 품고 들어온 중소상인들의 요구를 수용해서 상가를 살리는 프로젝트다.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상인들이 직접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거리를 제안한다는 것이다. 제안 중 잘된 것을 선정해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고 티팟은 조력자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현재 사무실이 있는 합정동의 지속가능성을 만들 수 있는 사업을 만들 수 싶다. 합정동이라는 곳이 대학가라는 문화적 공간과 가까이 있으면서 오랫동안 개발 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곳이다. 문화적인 방안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해결을 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