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메틱 매장은 제품의 특성이 트렌드를 주도해나갈 수 밖에 없다.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지속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많은 부분 제품의 특성에 맞춰 형성되지만, 고객과 가장 직접적으로 만나는 매장 디자인 또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첨병이라고 부를 수 있다. 최근 삼청동에 문을 연 빌리프 플래그십 스토어는 매장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면서 플레이스 마케팅을 결합한 사례이다.

기사제공│팝사인

삼청동, 고풍스러움과 모던의 공존
삼청동은 오래된 도시의 고풍스러움과 세련됨이 공존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장소다. 이 곳에서 문을 여는 매장들은 이런 플레이스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여 기존의 브랜드 샵과는 다른 이미지 마케팅을 하곤 한다. 삼청동에 문을 연 빌리프 플래그십 스토어도 그렇다.

빌리프측은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의 특징을 “삼청동이라는 지역적 특성에 맞게, 고풍스러움과 모던한 감성이 묻어나는 빌리프 매장으로 구성했다”며, “허브 책과 용기 실루엣을 mix한 key visual로 매장 곳곳에서 삼청동 빌리프의 감성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1층의 공간은 기존의 브랜드샵과 크게 차이점을 느낄 수 없다. 차이점은 좀더 화려하고 많은 POP물을 활용해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모던한 느낌을 강조했으며, 구매 타깃에 맞춘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브랜드 특징에 맞춰 다양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대신 1층과 분리된 2층의 공간은 삼청동의 특징인 한옥의 특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히든 로프트’라고 불리는 2층의 공간이 빌리프 플래그십 스토어의 한 축을 이루면서 1층 매장과는 전혀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숨겨진 공간인 ‘히든 로프트’는 “편안한 디자인을 추구한 공간으로 허브 관련 서적과 허브 티를 즐길 수 있는 현대적 감성 공간”이라고 빌리프측은 밝혔다. “기와와 어우러지는 편안한 분위기로, 때에 따라 Press행사공간 및 갤러리로 활용이 가능하도록 꾸며졌다”고 덧붙였다.

빌리프 플래그십 스토어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담당ABM은 “삼청동에 있는 많은 건물들이 그러하듯이, 기존 건물에 있던 한옥식의 기와나 서까래 등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디자인 작업을 진행하였다”며, “브랜드 요소를 해당 지역에 강조하여 놓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브랜드와 플레이스가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작업을 한 것으로, 이는 기존의 빌리프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 등에서도 나타난 특성”이라고 밝혔다.

빌리프, 모던하면서도 ‘펀’한 공간
빌리프는 허브를 주원료로 하는 자연주의 코스메틱 브랜드이다. 2,30대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는 만큼 깨끗하고 모던한 느낌을 강조한 브랜드 이미지를 선보이고 있다. 굳이 플래그십 스토어가 아니더라도 화이트 계열의 색상을 주로 매장 디자인에 사용하고 있으며, 사인에 사용되는 폰트 또한 깔끔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이 타는 영문 폰트를 사용하고 있다.

소재 또한 전체적으로 채도가 낮은 우드와 발색 도장된 철재를 사용하여 차분하면서도 깔끔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삼청동 플래그십 스토어의 경우는 기와 소재와 동화될 수 있도록 기획되었고 기둥에 라이브러리와 카페를 나타내는 사인을 설치하여 공간을 자연스럽게 구분하였다.
외부에서 눈에 띄는 돋보기 모양의 조형물은 창의 역할을 하면서 안을 들여다본다는 재미요소를 추구한 요소다. 내부에서 활용되고 있는 POP물 또한 코스메틱 브랜드의 이미지에 맞춰 꽃모양과 용기 모양으로 제작되었다.

빌리프측은 “삼청동 플래그십 스토어는 현재 빌리프의 아이덴티티를 최대한 살리면서 장소에 맞게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하며, “앞으로의 인테리어 방향성은 좀더 고민해보아야겠지만, 향후에도 고객이 인지하고 있는 빌리프스러움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감성과 호기심을 터치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