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30
그 나라를 대표하는 공항에는 자국의 문화적 코드를 느낄 수 있는 시설이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인천국제공항은 세계 어느 공항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첨단 시스템과 쾌적한 환경을 구비하고 있는데, 특히 한국의 이미지를 공항을 통해 전달할 수 있는 시설물을 갖추고 있어 한국의 첫 관문을 통과하는 외국인들에게 신선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인천국제공항 4층에 ‘한국문화거리’를 설치해 현대적 공간이 공항에 한국의 전통 이미지를 물씬 담아내도록 했다.
글 | 한정현 기자 hjh@popsign.co.kr
사진 | 최영락 기자 rak0703@popsign.co.kr
인천국제공항에 한국문화거리 조성
‘한국문화거리’는 3,410㎡ 규모로 공항을 방문하는 내•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한국의 자연, 전통, 현대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한국문화거리에는 한국 전통 건축문화를 대표하는 솟을삼문, 회랑, 사모정 등을 전통건축양식 그대로 재현하고, 한국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고화질 영상으로 소개하는 최첨단 디지털체험관을 통하여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키고자 하였다.
한국문화거리는 인천국제공항 4층 상업 공간 중앙에 조성되어 있어 이곳에 입점한 업체들의 간판과 실내 인테리어, 종사자 복장 등도 전통양식을 채택했다.
한국문화거리는 보다 완벽한 우리 전통건축 양식의 구현을 위해 계획단계부터 시공단계까지 국내의 전통건축 전문가들로부터 수차례에 걸친 검증과정을 거쳤다.
도편수로는 무형문화재인 최기영 대목장(중요 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장 기능보유자)을 참여시키고, 누각(비선루)과 정자(만경정)의 현판 휘호는 서예가 소헌 정도준 선생이, 각자는 각자장 고원 김각한 선생이 참여하여 그 품격을 더했다.
80장의 풀HD 패널에서 고해상도 4K 영상 재생
한국문화거리에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문화를 현재의 관점으로 재해석 했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한국문화거리에 조성한 디지털체험관은 전통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디지털체험관에는 슈퍼 내로우 베젤을 채용한 46인치 풀HD LCD 패널 80대로 멀티비전을 구성하고, 고해상도 4K 영상으로 제작된 한국적인 콘텐츠를 송출하게 된다. 디지털 IT 강국인 한국의 이미지를 전통문화와 어우러지도록 한 것이다.
게다가 전통 한지 느낌의 전동 슬라이딩 도어를 전면에 설치해 한국적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내부의 조명이 은은하게 비치는 한지의 느낌처럼 도어를 닫은 상태로 영상을 재현하면 은은하게 확산된 빛의 향연을 볼 수 있다.
디지털체험관은 정면과 바닥에 각각 32기와 48기를 설치해 대형 멀티비전을 구현했다. 무엇보다 주목을 끄는 것은 국내 최초로 슈퍼 내로우 베젤 방식의 LCD를 바닥에 설치했다는 점이다. 바닥에는 공조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LCD에서 발생하는 열을 배출하는 구조 설계, 기구의 수평, 강화유리 적용 등 설계와 시공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난제들을 해결한 후 성공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바닥 멀티비전에서 인터랙션 콘텐츠 구현
인천공항 멀티비전 설치에는 각 분야의 전문 업체들이 참여했는데 영상 콘텐츠는 SBS아트텍이, 영상 솔루션은 이즈위드, 하드웨어 설치는 아바비젼에서 담당했다.
이즈위드 임병철 차장에 따르면 인천공항에 설치된 멀티비전은 4K영상을 구현하지만 실제로는 5K 영상까지 구현 가능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채용했다.
2×2 멀티 영상을 1대의 PC로 제어하도록 시스템이 구성돼 정면에는 8대의 PC, 바닥에는 12개의 PC가 영상을 제어한다.
임병철 차장은 “이번에 설치한 LCD패널은 베젤 두께가 세로 6.3mm, 가로 19mm로 국내에서 가장 슬림한 슈퍼내로우 베젤”이라며 “슈퍼내로운 베젤을 바닥에 설치한 것은 최초의 시도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천공항 멀티비전은 관람객과 소통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임 차장은 “바닥을 디디는 관람자의 동선을 캐치해 인터랙티브 영상 콘텐츠를 구현하기 위해 상부에는 적외선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또한 천장의 마감 소재로 흑경을 사용해 바닥에서 송출되는 영상이 천장에 반사돼 또 다른 스크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한 구조적인 특징도 눈에 띈다.
임 차장은 “천장에 반사된 영상으로 인해 3층 면세점에서도 영상을 볼 수 있어 앞으로 이곳이 인천공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