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20
매그앤매그에서 제로퍼제로의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 레일웨이 시리즈로 유명한 제로퍼제로답게 이번 팝업 스토어 또한 지하철역 테마를 사용했다고 한다.
기사제공 | 월간CA 2012 2월호
CA: 최근 매그앤매그에서 제로퍼제로의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어떤 프로젝트인가?
ZZ: 먼저 간단히 매그앤매그에 대해 설명하자면 매그앤매그 신사동 플래그십 스토어는 1층과 지하 매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매장 밖에서 본 1층은 공간도 매그앤매그에서 제로퍼제로의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 레일웨이 시리즈로 유명한 제로퍼제로답게 이번 팝업 스토어 또한 지하철역 테마를 사용했다고 한다. 작고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만 있는 데에다가 직원이 따로 없어 썰렁하고 좁은 느낌이 나는데 지하는 상당히 넓고 볼거리가 많다. 또한 실제 제품들은 지하 매장에 있기 때문에 1층 공간을 재미있게 디스플레이하여 많은 사람들을 지하매장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다. 매그앤매그는 그동안 아디다스, 밀레 같은 브랜드와 팝업 스토어를 하기도 했었는데 뭔가 새롭고 재미있는 작업을 해 줄 수 있는 팀을 찾다가 우리에게 연락을 취하게 됐다. 1층 공간을 하나의 전시장이라 생각하고 작업을 하되 그럼에도 이 공간은 엄연한 상업 공간이기 때문에 손님들이 지하로 최대한 많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게 프로젝트의 기본 방향이었다.
CA: 제로퍼제로를 생각하면 역시나 「레일웨이 시리즈(지하철 노선도)」가 떠오른다. 이번 스토어의 콘셉트도 지하철역에서 가져왔다고 들었는데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었나?
ZZ: 우리도 그렇고 매그앤매그도 그렇고 가로수길을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을 매장 안으로, 특히 지하 매장까지 유도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 생각하다가 나온 아이디어가 스테이션(Station)이었다.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여행자로, 매장을 하나의 큰 역이라고 생각하고 이미지를 잡아나갔다. 특히 내려가는 계단 부분의 분위기를 뉴욕 지하철 입구처럼 디자인하여 매장에 들어가는 행위를 마치 여행을 시작하는 듯한 새로운 경험을 하는 느낌이 들도록 하였다. 또한 「레일웨이 시리즈」를 기본으로 한 여행 테마의 작품들이 매그앤매그의 제품들과 어우러지면 좀 더 여행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CA: 팝업 스토어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ZZ: 제로퍼제로는 제품을 제작하여 판매하는 회사보단 그래픽 스튜디오에 가깝다. 그렇기에 팝업 스토어같이 상업적인 공간에서 전시를 하기엔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했다는 걸 전시 설치가 마무리되고 나서 절실히 느꼈다. 그 동안 주로 평면 디자인을 해왔고, 그동안 평면의 것을 주로 한 전시를 해 왔기에 이번 작업을 통해 입체적인 작업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작품 하나하나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도 중요했지만 외부에서 봤을 때에는 그렇게 신경 썼던 부분은 잘 안보였던 것 같고, 액자를 나열해 놓은 갤러리처럼 분위기가 좀 딱딱해지진 않았나 아쉬움도 남는다.
CA: 앞으로 제로퍼제로가 염두에 두고 있는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듣고 싶다.
ZZ: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는데 노선도라는 한정된 분야에서 벗어나 여행에 관한 다양한 작업을 시도해볼 예정이다. 물론 레일웨이 시리즈는 아직도 다양한 시도와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평생 가져갈 프로젝트라 생각하고 있지만, 새로운 작업 시도는 기존 작업을 되돌아 보게 하는 역할도 하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는 현재 제로퍼제로 제품 종류가 우리 두 명이 관리하기에는 좀 많아진 것 같아 실크 스크린 같은 한정 제작된, 소장가치가 있는 프린트물에 주력할 예정이다. 실크스크린 인쇄를 한다는 것은 좀 더 그래픽 디자인의 본질과 기본에 충실하여 작업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특히 진솔씨의 일러스트를 좀 더 활용하여 기존 「레일웨이 시리즈」가 가진 무거운 이미지를 풀어 줄만한 작업이 되도록 방향을 잡아 다양한 여행에 관한 그래픽을 선보이고 싶다. 또한 자체 제작 잡지나 소책자 출판도 생각하고 있는데 좀 더 진행이 되면 공개하도록 하겠다.
http://www.zeroperze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