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9-02
더이상의 수식어구가 필요 없는 B&B Italia의 런던 쇼룸에서 얼마 전 세계적인 경매사인 크리스티의 팝아트 경매가 열렸다. 디자인 아이콘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런던 쇼룸은 여러 면에서 밀라노의 쇼룸과는 또 다른 가치를 지니고 있다.
Brompton Road와 tube역 사이에 위치한 B&B Italia의 런던 쇼룸은 독창적인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유명한 건축가 John Pawson이 디자인한 것.
특별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데 탁월한 작가인 만큼 런던 쇼룸의 구석구석에서는 디자이너의 재기발랄함을 느낄 수 있다.
런던 쇼룸에는 John Pawson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조명을 활용해 영감을 얻거나, 다양한 소재를 통해 이상적인 공간을 만들어 내는 등의 특별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특히 유리와 돌, 청동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였을 뿐 아니라 쇼룸 주변에 위치한 조지안 양식의 건물들과 차별화 될 수 있도록 거리에 면한 부분에 거대한 조각을 디자인한 것도 디자이너만의 재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 쇼룸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유는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파사드 덕분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B&B Italia라는 브랜드가 지니고 있는 미니멀한 미감이 쇼룸 디자인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다.
쇼룸의 내부는 메자닌 구조로 되어 있어서 거리에서 볼 때는 1층과 2층 모두가 하나로 이어져 있는 듯 보인다.
또한 쇼룸의 내부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편안한 조명과 색감을 통해 차분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강조된다.
메인의 역할을 하는 중앙 부분에는 조명과 패브릭, 가구들이 섹션별로 구별되어 전시되어 있으며, 마치 작은 리빙룸을 방문한 듯한 느낌이 들도록 디자인되었다.
필립스탁이 FLOS를 위해 디자인했던 거대한 크리스털 조명인 ‘abat-jour’를 5개 정도 늘어뜨려 색다른 느낌으로 표현하였다.
메자닌 층에는 높이에 제약을 받는 만큼 워싱 처리한 오크 바닥재와 조명을 활용해 친숙한 분위기를 표현하도록 신경을 썼다.
전체적인 스타일은 Citterio가 디자인한 Maxalto의 콜렉션인 ‘Apartment’ 섹션을 활용한 것으로, 모두 벵게와 오크 톤의 가구들로 구성되어 있다.
Pawson과 Citterio의 협업에 의해 마련된 런던 쇼룸. 가장 유명한 두 디자이너가 지닌 퀄리티와 혁신적인 디자인에 대한 완벽한 파트너쉽은 가장 컨템포러리한 스타일의 쇼룸을 완성해내었다.
이렇게 스타일리쉬한 B&B Italia의 런던 쇼룸이 지난 6월 2일부터 24일까지 크리스티의 팝아트 경매인 ‘Pop Art 1954-1974’가 개최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이번 경매 행사는 B&B Italia의 대표적인 디자이너였던 Gaetano Pesce가 1969년 디자인한 UP 시리즈를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하는 등 팝아트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던 제품들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Gaetano Pesce는 B&B Italia의 디자인을 팝아트로 인정 받을 수 있도록 만든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 디자이너로 그가 디자인한 UP 시리즈는 인체공학적으로 가장 완벽한 형태를 지닌 최고의 디자인이라는 평을 얻은 바 있는 제품이었다.
이번 행사가 진행된 런던 쇼룸은 세계적인 디자인의 메카로 손색이 없다는 평을 얻으며 B&B Italia의 브랜드 컨셉을 많은 이들에게 각인시키는 주요 쇼룸으로 떠오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