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9-25
SPAZIO '900는 1993년에 처음 문을 열었으니 올해로 딱 십년째. 생각만큼 그리 오래된 곳은 아니다. Adriano Albini와 이제는 부인이 된Enza가 함께 시작한 이곳은 50년부터80년대까지의 작은 에스프레소 잔부터 거대한 쇼파에 이르기까지 복제품인 그림들을 제외한다면 당대의 유명한 오리지널 디자인들로 가득하다.
사진을 찍는 도중에도 파인더 한구석에 걸리적거리는 길다란 것이 있어 다시 보면 Flos의 Castiglioni 조명 'Arco'이었다거나 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Knoll International, Herman Miller, Cassia, Poltronova, Artemide, Tecno, Gavina, Brionvega..... 더 이상 긴 설명은 필요하지 않을 듯 하다.
이제는 시중에서 더 이상 시판되지 않는 제품들 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직접 구입하기도하고 중간 상점들이나 다음에 소개할 Naviglio 안틱시장 같은 곳에서 구입하는데, 북유럽이나 미국에 가서도 직접 물건을 가져온다고 한다. 덕분에 SPAZIO '900는 밀라노의 클래식 디자인제품을 갖고있는 상점중 그 규모가 가장 크며 이탈리아 제품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제품들도 다양하게 볼 수 있어 바로 디자인박물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주인인 Adriano Albin는 1900년대 초부터 60년대까지의 사랑받던 에스프레소 머신 약 100여점을 전시하는 행사를 갖기도 하고 이탈리아 전자회사 Brionvega의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카다록을 자체제작 하기도 했는데 SPAZIO '900에서는 당연히 2001년 같은 디자인으로 다시 출시되어 온갖 가구들의 지면광고에 감초처럼 등장했던 TVC ALGOL 11" 텔레비전과 RADIO TS522 의 1964년 버전도 찾아볼 수 있다.
SPAZIO '900 는 Corso Garibaldi 42번지에 쇼룸을 하나 더 가지고 있다.
안주인인 Enza가 관리하는 이곳은 밀라노 문화의 요충지에 자리한 만큼 Viale Campagnia의 매장보다 그 규모는 훨씬 작지만 보다 정리된 매장 인테리어로 행인들의 시선을 붙들고 있다.
최근 SPAZIO '900는 로고를 좀더 세련되게 바꾸면서 홈페이지를 재 단장 했다.
www.spazio900.com에 들어가 보면 전부 다 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물건이 있는지 대략 살펴볼 수 있으며 제품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참조할 수 있다. 촬영을 위한 대여가 가능하며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구매도 가능하다. 해외에서의 주문 또한 가능한데 그들에게 이미 일본은 큰 시장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우연히 구경하게 된 SPAZIO '900의 창고. 쇼룸의 구석구석 놓여있던 제품들 못지않은 물건들이 말 그대로 산더미처럼 품목별로 쌓여있었다. 50년대 Brionvega의 TV에서부터 없는 것이 없을 것 같던 그 넓은 진짜 창고에서 이제 더 이상 무슨말이 더 필요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