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6
은행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인터넷 뱅킹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의 정착으로 은행의 오프라인 기능에도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입• 출금, 공과금 납부 등 전통적으로 은행이 담당해온 업무들이 많은 부분 온라인으로 이전되었고, 상품판매 및 재테크 등 상담위주의 업무들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은행의 공간 디자인은 방문자 중심적이며, 브랜드 이미지의 강화와 아이덴티티의 부각이라는 키워드가 중요한 축으로 작용한다.
인천국제공항교통센터 내에 자리한 하나은행은 ‘공간 속의 공간’, ‘공간을 공간으로 나누다’라는 설계 방법론을 기본으로, 각 공간들을 변형하고 조합함으로써 또 다른 통일된 이미지를 창출한다. 내• 외국인의 출• 입국시 가장 먼저 접하는 공간인 공항에 자리하는 이 곳은 기본적인 은행 업무 이외에 하나은행의 대외적 이미지를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내국인 보다는 외국인의 시각으로 접근하고 업무와 더불어 휴식과 공항 라운지의 기능을 겸하는 복합적 서비스 공간으로 자리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기존 은행의 2차원적 유도방식을 탈피하고, 전면에 창을 두어 내부를 개방함으로써 흡인력을 높여 적극적으로 호기심을 유발하였다.
내부 구성에 있어서도 전면 대면방식에서 개개인의 상담모듈로 변화되었고, 이로 인해 공간은 원의 이미지를 근간으로 분리되고 통합된다. 2,400x2,400의 큐브에서 진화한 실린더들은 디자인의 축을 이루며 리듬감 있게 배치되고, 그 중심에는 커다란 원이 자리하며 이를 통합하고 있다. 원이라는 순환형태는 은행과 고객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루는 역할과 동시에, 원과 원의 조합을 통해 공간 전체의 흐름을 형성하여 정지된 공간이 아닌 시선의 확장과 공간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도구이기도 하다.
취재 l 명선아, 기자 사진 l 최정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