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스페이스 | 리뷰

따뜻한 이야기, 희망을 담다

2008-07-29


건물이 가지게 될 표정은 그곳에 담겨지는 사람들을 반영하게 된다. 누가, 어떠한 의미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공간의 성격이 규정되는 것이다.

서로의 책임 회피와 어두운 사회 이면의 피해자가 되었던 태안은 이제 다시 밝고 맑은 본연의 모습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희망의 뜻을 담은 어린이 도서관이 새롭게 자리하였다. 기존 건물의 외장을 한 꺼풀 벗겨내고 전통의 물성과 그 흔적에 현대성을 접목하여 새로운 공간으로 태어났다. 오래된 목조의 기존 골조와 용마루를 그대로 두고, 이를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커튼월로 벽을 두어 자연스레 앞마당과 뒷마당을 관통하는 한옥 대청에서의 투과성을 그대로 실현하였다.

책을 통해 소통하는 도서관인 만큼 공간의 중심은 책장을 통해 디자인 하였다. 격자 무늬로 구성된 책장을 공간의 중심에 두어 자연스럽게 공간을 분리함과 동시에 프라이빗한 공간과 개방된 공간을 마련하였다. 또한 사방을 개방된 형태로 두어 공간과 공간을 연결시킴으로써 그 흐름을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하였다. 천장의 용마루 끝부터 책장의 격자 무늬로 연결되어 아래로 내려오는 구조는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시대의 흐름을 담고자 한 의미가 담겨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기존의 구조만 남겨두고 모두 헐어진 벽면은 유리로 되어 있어, 그 안에 있는 이들은 주변의 자연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이들이 자연의 다양한 입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햇살 가득한 만리포 해수욕장을 향해 시원하게 개방된 내부는 싱그러운 기운이 들고 나가면서 아이들에게 활기찬 기운을 전하고, 투명한 파사드로 내부는 훤히 들어나 아이들은 자연으로 자유롭게 흡입된다.

어떤 아이는 외부에 마련된 데크에서, 어떤 아이는 밖을 바라보며 편안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다. 사방으로, 혹은 위, 아래로, 어디로 열려있는지 알 수 없는 책장과 공간의 형태는 호기심을 자극하여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키워준다.


“방송을 통한 작품은 보이는 것보다 다른 면이 많습니다. 짧은 시간과 보이기 위해 숨겨지는 험한 과정들. 이번 프로젝트가 이미지 광고로 이용되기 보다는 태안 주민을 돕고자 한 본래의 취지가 오래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디자이너의 말처럼 이곳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좋은 추억과 행복한 인간미가 느껴지는 따뜻한 소통의 색을 담은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취재 명선아 기자 사진 최정복

facebook twitter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