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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마다 새로운 시도를 하다

2007-12-25

이포리토 플라이츠 그루페(Ippolito Fleitz Group)가 디자인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의 아이덴티티를 건축하는 일이다. 고객과 함께 협력하여 개개인에게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다. 또한 이들의 디자인은 언제나 새롭지만 이질적이지 않으며, 전체의 한 부분이 되어 공간과 조화를 이룬다. 제품, 인테리어, 건축, 조경 디자인까지 그 영역에 한계를 두지 않으며, 접근 방법에서도 고정관념을 넘어 다양한 시도를 하는 이포리토 플라이츠는 공간마다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취재 명선아 기자 사진 Ippolito Fleitz Group 제공


Linden Apotheke
린덴 아포테케(Linden Apotheke)는 루드비히스부르크(Ludwigsburg)에 위치한 전통있는 약국이다. 약국 시장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자연 제품과 천연화장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여 이곳만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창조하고자 하였다. 내부 공간의 핵심적 테마는 약국의 이미지를 보여주면서도, 다른 곳과는 차별화 되는 특별함을 부여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공간은 온통 하얀색 바탕에 패턴이 그려진 신비스러운 공간으로 재탄생하였고, 높은 천장과 끊임없이 이어진 둥그런 선반들이 이러한 느낌을 강조한다. 흰색의 공간에 천장을 타고 흐르는 패턴은 고객의 시선을 내부로 안내한다. 섬유 디자이너인 모니카 트랜틀러(Monika Trenkler)와 함께 디자인한 이 패턴은 11가지 생약을 나타내는 것으로, 클래식한 색상을 이용하여 전통적인 소재를 현대적으로 나타낸, 이곳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디자이너는 이러한 클래식한 디자인 속에서 현대적인 느낌을 찾고자 하였다. 그러한 느낌은 전문성, 정확성과 연결되어 궁극적으로는 이곳에 들어서는 이들에게 믿음을 주어 건강에 대한 모든 걱정을 씻어주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자 한 것이다. 동시에 허브티나 천연화장품, 천연치료제의 진열을 통해 몸과 마음이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T-O.12
‘T-O.12’는 슈투트가르트(Stuttgart)의 거리에 위치한 바이다. 이 거리는 독일의 첫 번째 대통령 테오도르 호이스(Theodor Heuss)의 이름에서 유래된 ‘테오도르 호이스 스트라쎄(Theodor-Heuss-Strasse)’라 불리우는 곳으로 바와 나이트 클럽이 밀집된 ‘바 거리’이다.이 곳에 들어선 셀 수 없이 많은 매장들과 차별화하고자 ‘T-O.12’는 두 가지의 새로운 시도를 하였다. 첫 번째는 정치적 공로 외에 인생의 밝은 면을 보여주었던 독일의 첫 번째 대통령과, 오랜 시간동안 변화를 거쳐 자리잡은 클럽거리에 경의를 표하는 유머러스한 디자인을 하였다. 또 한 가지는 도시적인 느낌을 흑과 백의 대비로 표현하였는데, 이를 위해 거울과 검은색 배경, 흰색 일러스트와 흰색 가구들을 사용하여 강한 시각적 효과를 나타내었다.
전체공간은 3개층으로, 1층에는 두 개의 라운지를 가진 바가, 2층에는 넓은 댄스 플로어가 있는 바, 지하층에는 또 하나의 댄스 플로어가 있다. 클럽의 입구가 건물의 아케이드 아래 숨겨져 찾기 힘든점을 보안하기 위해 큰 유리박스로 조명을 만들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였다. 입구에 들어서면 내부로 연결된 빛을 따라 들어오게 되는데, 길 끝에는 흰색 일러스트가 그려진 검은 장식용 나무판의 U형태 바가 손님을 맞이한다.
내부는 검은색 배경에 흰색 일러스트들로 장식하고, 그 일러스트들은 실제 가로등과 함께 배치되어 도시 거리와 삶을 묘사한다. 1층 끝부분에는 두 개의 작은 라운지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시선을 끈다. 다각형 모양의 첫 번째 라운지는 거울로 감싸져 있어 천장과 벽의 반복적인 반사를 통해 끝이 없는 모양을 만들어내는가 하면, 다른 하나의 라운지는 검은색 가죽으로 쌓인 캡슐형 공간으로 거울이 달린 천장아래 빛나는 탁자만이 놓여져 있어 시각적으로 자유로움이 느껴지도록 하였다.


Loretta Petti
이미 레스토랑 업계에서 유명인인 로레타 페티(Loretta Petti)의 주인은 이곳을 바 거리인 테오도르 호이스 스트라쎄(Theodor-Heuss-Strasse)에 어울리는 전통적인 토스카나 지방 분위기로 만들고자 하였다. 자연적인 소재를 사용하여 편안한 분위기의 전형적인 토스카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실내는 물론 벽지나 조명과 같은 시각적인 요소 모두를 디자인하였다. 토스카나 스타일 건축의 보편적인 느낌보다는 주관적인 기억에서 찾을 수 있는 이미지의 콜라쥬를 통하여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에서 잠시나마 ‘집과 같은 편안한’ 느낌을 주고자 한 것이다.
공간의 중심에 거대한 크기로 자리한 조명은 금속섬유와 갓이 없는 전구로 이루어진 현대적인 ‘촛대’로 공간에 재미를 준다. 섬유 디자이너인 모니카 트렌클러(Monika Trenkler)와 함께 작업한 벽지는 다양한 줄무늬 패턴으로 공간 부분부분 디자인 되어있다. 각각의 개성이 돋보이는 다양한 패턴들은 고급스러운 직물벽지나 현대적인 금속벽지와 매치되거나, 스캔하여 디지털로 인쇄한 나무무늬 벽지와 매치되기도 하는 등 이 곳만의 독특한 장식적 요소 중 하나이다. 이외에도 긴 나무 테이블과 나무 의자, 금속 조명, 벽지와 같은 다양한 요소들이 통합되어 토스카나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하였다.


ADAC
ADAC는 운전자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편리를 제공하는, 1,450만 명 이상의 회원과 약 200개의 지사를 소유한 독일의 가장 큰 자동차 클럽이다. 바덴-뷔르템베르그에 위치한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적이며 깔끔한 인테리어 시스템을 콘셉트로, 회사의 기업색상인 옐로 컬러를 포인트로 적용하여 ADAC의 역사와 전통을 보여준다. 화이트 컬러로 마감된 벽면에 다양한 크기의 옐로 선반과 우드 파티션들은 장식적 기능을 함과 동시에 안전하고 편안한 느낌의 기업아이덴티티를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곳의 설계에 있어 또 한 가지 중점을 둔 요소는 여러 공간에 적용되는 통합적인 공간 솔루션이다. 특정 공간에만 해당되는 디자인이 아닌 다른 공간 어디에서도 적용 가능한 디자인으로 가변적인 공간을 구성하고, 투명한 재질을 사용하여 내부 공간 전체의 느낌이 연결되도록 하였다.
사이드 벽면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수납시스템으로 하나의 프레임 안에서 가장 경제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눈높이에서 수평으로 이어지는 선반은 옅은 회색의 포인트를 주어 고객이 필요한 여행 정보지나 지도 등을 배치할 수 있도록 하였다.


QUANT
크반트(Quant)는 1960년대에 연구소였던 건물을 재개발하고 세워지는 고급 아파트이다. 이곳의 콘셉트는 평범함을 뛰어넘어 삶의 질을 최대한으로 높여주는 공간이 되는 것으로, 고급화를 위해 이름있는 파트너들과 함께 크반트만의 특징적인 아파트 브랜드를 개발하였다.
다락방이 있는 복층형태로 디자인된 공간은 넓고 트인 느낌을 준다. 고정된 벽체가 아닌 여닫이 문이나 커튼을 사용하여 공간을 분리,통합 함으로써 가변형 공간을 구성하여, 칸막이가 없는 상태로는 마치 하나의 갤러리처럼 커다란 하나의 공간이 된다.
‘침실공간’과 ‘작업공간’으로 이루어진 개인공간 역시 여닫이문을 통해 나뉘어지기도, 하나가 되기도 한다. 오크나무 벽과 바닥이 둥그렇게 감싸고 있어 편안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연출되었다.
이곳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부엌의 천장이다. 시각적으로 천장고가 두배 높아보이는 거울이라는 소재로 전면을 마감하여, 식사 중에도 거실과 테라스까지 볼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이는 큰 식탁과 어우러져 보다 시원하고 탁 트인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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