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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하이브리드한 만남

2006-06-15


지난 1월, 국내 광고 대행사 금강기획과 세계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기업 오길비 앤 마더가 합류하여 ‘다이아몬드 오길비’란 이름으로 출범하였다. 이에 맞춰 300여명의 국내외 광고, 홍보, 마케팅 전문가들을 위해 동서양의 문화가 믹스된 창의적인 사무공간을 마련하였다.
클라이언트는 번쩍이는 아이디어를 창출해야 하는 직원들을 위해 한국적인 멋을 가미한 편안하면서도 활기 넘치는 근무환경을 원했다.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은 Robarts I&A의 디렉터 아담& 캐린 로바츠는 ‘감각을 자극하라’라는 컨셉트 아래 곡선, 풍부한 컬러, 사적공간, 협력의 다양성, 인터랙티브 등의 요소를 시작으로 활동적인 커뮤니티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였다.


‘다이아몬드 오길비’의 첫인상이 되는 접견실은 마치 와이드 스크린으로 보는 한 장면의 느낌을 준다. 그리고 사람들이 입구에 들어서면 센서가 감지하여 컬러풀한 빛이 공간에 흩어진다. 빛과 사람의 상호작용을 통해 유발되는 춤추는 듯한 빛의 흐름은 한국무용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공간에 변화감을 주어 사람들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길게 펼쳐진 리셉션 데스크와 그 뒤에 있는 벽에서 물이 흘러 우물로 떨어지는 모습과 소리는 우아한 분위기를 창조해낸다.
또한 접견 공간은 흰색 캡슐, 나무 바닥, 스테인리스 스틸, 붉은 색, 모자이크, 물 등의 단순한 물성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는 오길비의 방문객들에게 딱딱한 사무실이 아닌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을 주며, 공간 안에서 공간 자체를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접견 공간은 일련의 시퀀스(Sequence)를 지닌다. 디자이너는 동양 문화에서 방과 방 사이를 연결하는 ‘전이 공간’이 중요하다 생각하였다. 미팅룸 캡슐 사이의 이러한 비움의 공간은 강렬한 붉은색 소파와 한국 패브릭을 재해석해 표현한 이미지월이 어우러져 있다. 한편, 화이트 컬러로 마감된 유기적 형태의 미팅룸 캡슐(매스) 외관에 프로젝터로 훈민정음 글자체 영상을 비추어 한국적인 멋을 더했다.


사무공간은 직원들에게 독립적인 개인영역을 제공하는 동시에 개방감을 주어 직원들간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도록 구성되어 있다. 각 층의 사무 공간 입구에 있는 오브제 및 매스는 ‘활동적인 커뮤니티’를 상징한다. 이 공간은 직원들과 공간과의 인터랙션을 의미하는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의 일부분으로 ‘협력의 공간’이다.
디자이너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책상 앞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감수성을 자극하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무공간 안의 미팅룸들은 공간 컨셉트를 달리하여 가구, 벽지, 바닥재 등을 다양한 스타일로 변화를 주고 있다. 이러한 공간 구성은 일은 한 장소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분위기 안에서 즐기면서 일해야 한다는 디자이너의 생각이 담겨 있다.


공간 중앙의 삼각형 형태의 복사실과 탕비실은 공간을 연결하며, 이는 다른 부서의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동과 서로 길게 뻗은 복도의 양쪽 끝의 거울과 붉은색을 활용한 이미지월은 디자이너가 한국의 조각보에서 모티브를 얻어 추상적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사무공간내 복도의 소수 인원을 위한 미니 미팅룸은 디자이너가 선비들이 소반에 책을 올려놓고 독서하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한 것이다. 미니 미팅룸은 사용하지 않을 때 닫으면 모던한 흰색의 벽이 되며, 미팅룸 사용시에 문을 열어 두면 붉은색 벽과 회의하는 모습과 어우러져 공간을 활기차게 만든다.
‘다이아몬드 오길비’는 외국 디자이너 시각에서 본 한국적인 멋을 재조명하여 동과서의 문화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한국적인 미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발전시킨 요소들을 공간 곳곳에 현대적으로 표현되었으며, 사람과 사람, 사람과 공간이 소통할 수 있는 최상의 컨디션을 지닌 사무환경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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