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26
사진 : 염승훈 취재 : 전민지 기자
디자인: 박성칠/ 월가 디자인 디자인팀 : 백종환, 송정희
인지(人智)로써 완성되는 것 같은 농사도 모든 과정은 자연에서 시작되어 자연으로 마무리된다. 그 속에서 사람의 손은 개입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도자를 탄생시키는 것 또한 이와 같은 원리에서 멀리 나가지 않는다. 모든 자연 요소의 일부로서 사람이 관여한다. 다만, 형상의 창조라는, 장인의 '정신'을 깃들이기에 시간의 가치와 미적 고결함을 묻게 되는 것이다.
도자기 축제로 알려진 여주의 도자기 마을, 생활도자기 전시관에 이러한 자연의 과정이 들어와 세계의 도자기를 품고 있다. 1층의 작가 전시관과 진입부의 목조 파빌리온, 그리고 7개의 전시관은 해(日), 달(月), 불,(火), 물(水), 나무(木), 흙(土), 금속(金) 다음의 일곱 요소에 소재로써 외연을 부여하고 그 특성을 살리려 노력했다.
목구조의 입체적인 그리드로 짜인 파빌리온은 낙후된 전시장 내부에서 '환영의 문'으로서 1층과 2층의 전시관을 잇는 적극적인 안내자 역할을 하는데, 이는 격자 무늬의 파빌리온 사이사이에 그릇을 전시하는 방법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두 개 층, 총 7개의 전시관 중 두드러지는 공간으로 해와 달의 공간을 꼽을 수 있다. 가장 전통적인 세라믹이 전시되는 해(日)의 공간은 빛의 따뜻함과 풍요의 번짐을, 창을 이용한 간접광원으로 표현했고 서까래 구조를 얹어 한옥의 정적인 느낌을 완성했다.
반면에, 달(月)의 공간은 동명의 제목을 가진 설치작품과 함께, 밤의 정취와 빛의 낭만을 표현하였고 공간요소로서의 빛을 어둠속에서 서로 대치시켜 확산과 확장의 공간을 의도했다. 전체적으로 완성품으로써의 도자를 담아내기보다는, 인고의 시간을 겪어온 생명으로서의 도자를 보듬기 위한 공간이다. 이 공간은 올해로 5회를 맞는 여주 도자기 비엔날레의 시작에 맞춰 레노베이션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