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05
현대미술에서 굳이 설치미술이라는 장르를 구분하는 것이 더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 셀 수 없이 많은 재료, 매체, 기술력, 장소와의 조합이 가능해짐에 따라 일회성과 공간성이라는 특징은 모호해지고,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중시하고 환경 예술로의 발전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그러나 설치미술은 여전히 다차원적 공간의 담론이기에, 이와 맥락을 같이 하여 형태 보다는 설치물 자체가 만들어내는 공간 체험에 초점을 맞춰 보고자 한다. 그 목적은 각기 다양하나, 주로 자연과 테크놀로지의 결합으로 이루어졌으며 재료의 연구와 다양한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이 작업들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유기적 형태로 강렬한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네모반듯하고 정갈한 공간에 자리 잡은 거대한 녹색 침입자
<그린 보이드>
와 사람의 머리를 집어삼키는 오렌지색 괴물
<헤드-인>
을 접한 방문객들이 정작 공간에 찾아온 목적을 잊어버리게 되지나 않을까 노파심이 들 정도다. 비슷비슷한 거리 풍경들 사이로 거대한 튜브가 꿈틀대는 건물을 마주친 행인들은 어떨까. 또한 상업공간에서의 설치미술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효과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신소재들로 무장하여 오히려 재료만 눈에 들어오는, 주객이 전도된 작업이 아닌, 늘 주변에 존재하는 낯익은 소재들을 사용하되 그것들을 통해 얼마나 새롭고 흥미로운 공간들을 만들어내었는지에 대한 결과이다. 사이트에 맞춰 제작하는 것이 아닌, 그 자체로 하나의 공간이 창조된다는 점에서 설치작업은 상당히 건축적이다. 여기에 소개되는 설치작업들은 비록 한시적이지만, 이 재미난 요소들을 생활 속에 접목시킨다면 매일 매일이 얼마나 신이 날까. 글 : 이은정 기자
기사 제공 | 월간 bob
취재 | bob 편집부
헤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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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 VOID 그린 보이드
디자인 | 라바 LAVA
위치 | 커스텀스 하우스 Customs House, 시드니, 호주
사진 | Chris Bosse, Peter Murphy
라바는 커스텀스 하우스의 5개 층 전체를 관통하는 중앙 아트리움을 위해 특별히
<그린 보이드>
설치물을 디자인했는데, 사람과 자연과 기술 간의 관계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최고층에 있는 카페 시드니 레스토랑으로부터 아래로 거의 20미터 높이로 매달린 이 조각품은 아름답게 복원된 문화재인 커스텀스 하우스 인테리어와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그린 보이드>
는 자연을 바탕으로 한층 작은 것에서 한층 큰 것을 만들기 위한 디지털 디자인으로, 경량 섬유를 소재로 최신 디지털 제작 기법과 공학기술을 동원하여 완성한 것이다. 3,000m³ 공간이 300m²라는 최소한의 표면적 내에 감싸여 있으며 무게는 40kg에 지나지 않는 경량 구조이다. 관능, 녹색, 디지털을 특징으로 하는 이 설치물은 지난 12개월 동안 시드니, 아부다비, 슈투트가르트에 사무실을 설립한 디자인 팀의 몇 가지 핵심 비전을 담고 있다. LAVA의 아태지역 디렉터인 크리스 보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 설치물의 형태는 명확하게 디자인된 게 아니다. 그보다는 3차원 공간 속의 여러 경계를 식물이나 산호 등 자연 속에서 발견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연결한 것이다. 우리는 공간 속의 연결지점만 결정했을 뿐, 그 나머지는 표면적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학 공식의 결과이다. 이러한 개념을 거미줄이나 산호초와 비슷하게 중력, 장력, 성장 등의 힘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유연한 소재를 사용하여 구현했다. 우리는 효율과 아름다움이라는 두 가지 성질을 이끌어내는 자연 속의 기하학에 흥미를 느낀다.” 글 : 라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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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ING CARPETS 날으는 양탄자
디자인 | 아뜰리에 오이 Atelier Oi
위치 | Langenthal, 스위스
사진제공 | 룩슈툴
2008년
<디자이너 토요일>
행사를 위해 아뜰리에 오이는 카펫 제조사 룩슈툴의 제품에서 영감을 받아
<날으는 양탄자>
라는 설치작업을 만들었다. 아뜰리에 오이는 이 설치물을 만들기 위해 제품의 성격에서 영감을 얻었다. 즉 가구와 카펫을 대변하는 목재와 펠트 가닥을 혼합하여 마치 척추처럼 움직이는 오브제를 만든 것이다. 이렇게 꼭두각시 인형이 날으는 양탄자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과 같이 매달아 놓은 설치작품에서 아뜰리에 오이가 보여주고자 한 것은 바로 움직임과 유연성이다. 이 설치작업은 총연장 2,958m에 이르는 510가닥의 실을 1,020개의 매듭으로 묶어 만들었다. 이 연구는 오이가 룩슈툴 공장을 방문하여 카펫 가장자리 마감용으로 사용되는 마직 리본 제조 과정을 지켜본 뒤 시작됐다. 재료의 성질에서 영감을 얻어 카펫을 전부 이 리본으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크기는 의복과 카펫의 중간쯤에 해당되며, 결과물은 - 아뜰리에 오이가 제작한 프로토타입 - 접기, 엮기, 겹치기 등 여러 가지 기법을 사용한다. 이들 마직물 띠를 재료로 이와 같은 여러 가지 기법을 조합하면서 여러 가지 구조와 볼륨을 만들어냈다. 글 : 아뜰리에 오이
날으는>
디자이너>
LEXUS RX MUSEUM 렉서스 RX 뮤지엄
디자인 | GWENAEL NICOLAS / 큐리오시티
위치 | 동경, 고토구, 아오우메 2, 미나미 후토 공원 지하주차장
사진 | NACASA & PARTNERS
신차 렉서스 RX 모델과 이 신차가 표방하는 전혀 새로운 경험을 통한 ‘레이디언트 크로스오버’ 철학을 발표하기 위한
<렉서스 rx 뮤지엄>
이 도쿄의 어느 거대한 지하 주차장에서 열렸다.
<렉서스 rx 뮤지엄>
의 개념은 ‘크리스털 속에서 차를 몬다’는 것이다. 스왈로브스키와 협력하여 내놓은 이 개념은 미학적 아름다움과 첨단 기술의 융합을 표현한다.
1. 크리스털 폭포 : 크리스털 분수로부터, 자연에서 자연으로 만들어진 RX 로고를 소개한다. 크리스털에서 튀어나오는 각면은 공간을 만들어주는 광선에 의해 상징적으로 표현되는 공간에 들어와 실체를 갖게 된다. 광선은 방문객을 넓게 개방된 공간으로 안내한다.
2. 크리스털 네이처 : 선은 픽셀이 되고 픽셀은 이미지가 되며 이미지는 자연의 상징이 된다. 이들 이미지는 렉서스의 기술, 완벽의 추구, 그리고 자연에 대한 존중심이 서로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준다.
3. 새 RX 전시 : 광선과 찬란한 크리스털 길이 방문객을 신차 렉서스 RX로 이끈다. 신차는 빛줄기로 만들어진 거대한 크리스털 형태 안에서 공중에 무수히 떠 있는 크리스털 숲에 에워싸인 채 소개된다.
4. 크리스털 터널: 이어 방문객은 크리스털 터널 속에서 RX를 운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이 마법의 환경은 새로운 감정을, 자동차를 모는 새로운 즐거움을 불러일으킨다.
글 : 큐리오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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