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건축문화 | 2015-06-24
기사제공 ㅣ 월간 건축문화
Architects : 가우건축사사무소 (Group of Architecture & Urbanism)
위치 : 화북이동, 제주시, 제주도
용도 : 주거
대지면적 : 660.00㎡
건축면적 : 277.65 ㎡(19.69%)
연면적 : 245.84 ㎡(57.16%)
규모 : 1F
구조 : Reinforced concrete
설계기간 : 2013. 3 ~ 2013. 7
공사기간 : 2013. 7 ~ 2014. 6
건축주 : Yang Kyeong ju
사진 : Yoon Joon Hwan
본 계획의 대지가 위치한 황사평은 제주시 동쪽의 역사 깊은 전원마을이다. 건축가의 중학교 은사이신 부인과 대학교수로 은퇴하신 영문학자 내외분의 귀농을 위한 단독주택 프로젝트이다. 대지조사를 위해 방문한 현장은 농사를 지어오신 흔적이 뚜렷한 1000평쯤의 밭과 기존의 관리사가 어우러져 평화로운 전원풍경을 이루고 있었다.
새로운 주택의 프로그램은 성인이 된 두 자녀의 생활공간과 은퇴 후 대학연구실에서 옮겨올 장서의 보관이 가능한 서재를 포함하는 40평 남짓한 규모의 프로젝트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훨씬 많은 장서를 수용해야 하는 서재의 규모증가로 결국 기존 관리사의 리노베이션이 제안되었다.
신축동과 기존 관리사를 연계하는 계획은 1000평의 부지에서 집의 좌향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었다. 두 건물 동을 잇는 브릿지에 의해 중정을 형성하는 배치계획으로 수렴되었다. 또한 향후 노인이 되신 내외분이 마지막까지 불편 없이 생활 해야 할 주거이기에 경사로의 브릿지는 들어 올려진 신축동의 접근을 해결하는 무장애 설계의 중요한 장치가 된다.
신축동의 기본전략은 실이 연속된 두 개의 상자를 나란히 놓고 두 박스의 사이는 물론 내외면의 경계인 4면과 땅과 하늘이 만나는 경계면을 경계 공간(Liminal Space)으로 확장하여 ‘경계적 신체(Liminal Bodies)로서의 건축’을 의도하였다. 따라서 경계공간을 형성하기 위해 이 집을 에워싼 폴딩의 장치는 장식의 처지에서 벗어나 의미를 획득하고 형태적으로 주요한 요소로 작용된다. 내부공간에서도 거실의 천장은 경계공간까지 확장되어 아파트에서 벗어나 단독주택에서 누려볼 수 있는 호사를 제공한다. 평면의 중심에는 다용도의 차실이 위치하여 중정과 더불어 집의 공간감을 풍부하게 한다. 좌향이 L자형이다 보니 동향집이 되어버린 신축동의 거주성을 높이기 위해 각 실의 단면계획과 작은 중정의 도입으로 채광과 환기의 문제를 개선했다.
주거는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을 드러내는 것이라 하였다. 설계를 시작하기 전 건축주 내외분께 이 집에 담고 싶은 의미를 말씀 드렸다. 은퇴하신 학자가 기거하는 주거이기에 한지에 먹물을 가까이 했던 옛 선비의 이미지를 담아 흑과 백의 대비로써 미적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생각이었다. 초기의 생각에 큰 변함없이 집은 실현되었다. 이제 황사평 마을에서 들려오는 단아한 집이 집주인을 닮았다는 소식을 기다린다.
글_ 양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