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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예술의 경계

2014-08-27


지난 2000년, 자하하디드(Zaha Hadid)를 시작으로 매년 세계적인 건축가가 참여해 큰 화제를 모아온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Serpentine Galleries Pavilion)이 지난 6월 오픈 했다. 올해로 14번째를 맞이한 파빌리온 프로젝트는, 매번 자신만의 독특하고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칠레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스밀한 라딕(Smiljan Radic)가 선정되어 디자인을 맡았다.

글 ㅣ 이근혜 객원기자(khleearc@naver.com)

드넓은 잔디밭 위에 거대한 조개 껍질을 연상시키는 둥근 모양의 이 작품은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소설 <이기적인 거인의 정원(the castle of the selfish giant)> 에서 영감을 받았던 그의 초기작업인 Mestiso Restaurant에 뿌리를 두고 디자인됐다. 스밀한 라딕(Smiljan Radic)은 "2014 서펜타인 파빌리온(Serpentine Pavilion)은 폴리(Folly:16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유행하던 공원이나 정원에 설치한 장식용 건물)의 현대 버전이라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폴리는 로맨틱한 장소이자 사치스러운 장소 그리고 분위기 있는 장소이다. 이러한 면에서 올해의 파빌리온은 하나의 상징적인 장소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사실 폴리는 사치스러운 외관을 갖고 있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자칫 더러워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물리적인 한계들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 속으로 녹아 들어가 조화를 이룬다. 그는 이러한 개념을 기본으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디자인했다고 전한다.

또한 그는 "파빌리온의 독특하고 감각적인 형태는 특히 서펜타인 갤러리의 클래식한 건축물과 대조를 이루어 방문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준다"라고 전했다. 파빌리온은 아주 얇은 섬유유리로 만들어진 하얗고 불투명한 이 작품은 닫힘과 열림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내부와 이를 둘러싼 켄싱턴 정원(Kensington Gardens)과의 관계를 표현한다. 특히 밤에는 부드러운 조명과 어우러져 마치 가로등으로 날아드는 나방들처럼 신비로운 형상을 자아내며 공원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가변적이면서도 다목적의 사회적 공간으로 디자인된 이번 파빌리온 내부에는 카페가 있어 자연스럽게 방문객들은 공간 내부로 들어가며, 하이드 파크라는 장소 안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파빌리온과 상호 작용을 하게 만들어준다. 또한, 공간 내부에 있는 중정은 다양한 방법으로 벽을 오픈 시킴으로써 자연스럽게 발코니 형태를 제공하며, 켄싱턴 정원과 소통이 되도록 해주는 역할을 겸한다.


Smiljan Radic
스밀한 라딕(Smiljan Radic)은 칠레를 주무대로 하면서 세계 여러 도시에 공공건물, 주거공간부터 버스 정류장 등 작은 공간들까지 다양한 작업들을 하고 있다.
그는 건축이라는 하나의 큰 영역 안에서 환경, 재료 그리고 사회적 조건들을 고려하며 특정한 카테고리를 두지 않고 여러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 들며 설계를 한다. 이러한 그의 융통성 있는 작업 스타일은 그로 하여금 대도시 뿐 아니라 바위가 많은 해변가나 산 또는 외딴 시골에까지 작업을 하도록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참고 링크
Serpentine Pavilion (http://www.serpentinegalleri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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