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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한류를 꿈꾸다

2013-01-22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교통과 교류의 관문이었던 구 서울역이 문화와 예술의 거점인 복합문화공간 ‘문화역서울 284’로 탈바꿈 한지도 10개월이 지나간다. 다양한 전시와 공연을 통해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문화역서울 284가 이번에는 세계의 건축계가 대한민국에 주목하고 있음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뛰어난 역량의 국내 건축가들이 세계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건축전을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사)한국건축가협회 공동 주관으로 지난 1월 11일부터 금주 25일까지 ‘올해의 건축가 100인 국제전’을 개최한다.

글.사진 | 구선아 객원기자
자료제공 | 한국건축가협회


‘문화역서울 28’4는 유난히 도시, 건축과 관련된 전시나 행사와 잘 어울린다. 우리 근현대사의 공간적, 도시적 상징성을 가짐은 물론 문화재 사적 284로 등록되어 있기도 한 근대건축물의 아우라와 시너지를 발휘하기 때문일까. 우리의 오래된 과거가 곧 도시의 창의적인 미래일 수 있다는 이야기 때문일까. 작년 4월 문화역서울 284의 개관을 기념해 마련하였던 기획전 '오래된 미래'에서 '건축 속에 문화가 있다'고 말하며 건축가 김수근의 유작 20여점이 전시된 후로는 ‘건축’이 메인인 전시는 이번 ‘올해의 건축가 100인 국제전’이 처음이다.


‘올해의 건축가 100인 국제전’은 국내에서 열리는 UIA(국제건축가연맹) 공인 첫 국제전으로 명실공히 국적과 국경을 초월한 건축가전이다. 국내의 내놓으라 하는 승효상, 김인철, 장윤규 등을 비롯한 대표 건축가들과 해외 건축가 Helmut Jahn(헬무트 얀), Riken Yamamoto(야마모토 리켄), Ben van Berkel(벤 반 버클), MVRDV 등 총 27개국, 131명의 건축가들이 전시에 참여했다. 전시에 참여한 국내 건축가들은 한국건축가협회, 대한건축사협회, 대한건축학회가 주최/주관한 건축상 수상자 및 정부 및 지자체, 기관에서 수여한 건축상 또는 현상설계 입상자/수상자이거나 기타 초대작가로 인정 또는 추천 받은 건축가들로 선정되었다. 해외 건축가는 UIA(국제건축가연맹), AIA(미국건축가협회), JIA(일본건축가협회) 등 건축단체의 공식추천을 받은 자이거나 운영위원회의 추천 건축대전 운영위원회의 작가선정 절차를 통해 선정된 건축가들로 이번 전시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국내외 스타 건축가들의 대표작품과 건축철학, 건축트렌드를 한 자리에서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전시는 크게 세 개의 공간으로 구분되어 있다. 중앙홀은 기둥 사이에 해외 건축가 작품을 그래픽 패널로 소개하고 있으며, 패널의 중앙 공간에는 국내 건축가 작품 모형과 그래픽 패널이 세트를 이루어 아일랜드식으로 배치되어 있다. 모형이 각 작품의 컨셉과 개성에 따라 다른 형태와 재료로 만들어져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나 부산 오페라 하우스 공모 작품과 같이 일반인에게 잘 알려진 건축물도 다수 전시되어 있다. 우측 다목적홀은 중앙홀과 같이 기존의 기둥을 활용하여 4개의 사각 스크린을 상부에 설치해 관련 영상과 이미지를 보여준다. 작가의 사진과 프로필, 대표작품, 전시작품의 이미지가 번갈아 스크린을 채우며 중간 중간 하나의 스크린에 영상과 이미지가 오버랩 되며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리고 좌측 전시홀에는 포스터 형식의 작품 패널들이 벽을 따라 전시되어 있다. 특히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관련된 작품이 많았다. 그 중 눈에 띄는 작품은 용산 국제업무지구에서 가장 높은 타워로 계획 된 독일 건축가 Dominique Perrault(도미니크 페로)의 ‘BLADE’다.


전시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좋은 콘텐츠들에 비해 관람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너무 소극적이었다는 것이다. 모형과 그래픽 패널이라는 고전적인 전시방식이 주를 이루다 보니 추가 설명자료나 작품설명이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새로운 매체를 활용하고 드로잉이나 인터뷰와 같은 작업 과정을 함께 전시하는 등 관람객과 더욱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나 전시방식이 있었다면 좀 더 만족스러운 관람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건축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이나 관련 종사자들이 많이 찾는 전시라는 특성상 도슨트나 게릴라성 세미나 등을 열어 더 많은 정보를 원하는 관람객들의 니즈를 수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올해의 건축가 100인 국제전’은 전시 외에도 23일에는 대형목조건축물 기술세미나가 열릴 예정이며 건축가들의 철학이 담긴 국•영문 혼용의 작품집을 만들어 해외 유수의 건축대학과 도서관, 미술관, UIA 소속 각국의 건축가협회에도 배포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이번 ‘올해의 건축가 100인 국제전’은 서울을 시작으로, 중국, 베트남, 프랑스 등 해외에 주재하고 있는 공관, 한국문화원 등과 협조하여 해외순회전도 기획중이라고 협회는 밝혔다. 이러한 계기를 통해 국내 건축계에 관심과 활기를 불어 넣음은 물론 한국건축가들의 해외 프로모션과 국제교류의 발판이 되어 건축한류가 세계를 휘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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