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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고 풍요로운 디자인

2010-12-27


오스트리아 작가 훈데르트바서는 화가이자 건축가였고 환경운동가였다. 고독한 삶을 선호하고 고립된 장소에 자주 머물렀던 그는 그러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평화롭고 풍요로운 디자인으로 세상과 소통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여러 번 바꾸면서 그 이름에 자신의 철학을 담았다. ‘평화롭고 풍요로운’ 그의 작품세계와 그의 이름, 그의 철학은 서로 닮아있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그는 역동적이고 활기가 넘치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스스로를 나무 세입자로 표현하길 선호했으며 도시를 녹색으로 변화시키는 데에 앞장섰다. 자연적인 순환의 회복을 강조했고 환경오염, 핵에너지의 위험성, 자연 유산의 파괴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유행하는 디자인이 아닌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디자인을 선보인 그는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거주지와 작업실을 꾸몄다. 그곳이 어느 곳이든 그의 장소임을 알아보게 하는 그의 디자인은 자유롭게 바깥세상과 어우러지면서 하나가 되었다.
그는 범세계주의자이자 휴머니스트로 불리기도 했다. 자연적인 조화와 평화, 아름다움과 즐거움에 대한 그의 철학은 예술과 사회, 건축과 생태적 우주를 모두 아우르는 것이었다.


회화는 그가 실행했던 모든 활동들의 출발점으로 그의 회화적 이론인 ‘시각의 문법’에 영향을 끼쳤다. 그의 건축적 선언이자 인간의 유기적 가치의 기반인 페인팅에서 가장 중요한 효과는 색채로 꼽힌다. 그가 사용하는 강렬하고 빛나는 색들은 본능적이다. 직접 재료를 갈아 만든 물감을 사용하길 선호한 그는 자신만의 혼합 배율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나선 형태는 생명과 죽음을 상징한다. 생명체의 창조가 나선의 본성을 지닌다고 믿었던 그는 인간이 나선을 그리며 인생을 전개한다고 말했다. 그의 나선은 인간과 삶, 지구와 우주의 법칙에 순응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훈데르트바서’전에서는 그의 자연과 우주를 향한 철학과 함께 넓고도 깊은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평화롭고 조화로운 축제’를 지향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열리는 그의 첫 전시로 60여 점이 넘는 오리지널 페인팅과 30여 점의 오리지널 그래픽, 8점의 건축모형, 5점의 테피스트리로 구성된다. 전시는 내년 3월 15일까지 이어진다.


그는 “우리가 혼자서 꿈을 꾸면 오로지 꿈에 그치지만 모두가 함께 꿈을 꾸면 그것은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다”라는 말을 했다. 이러한 그의 이념에 따라 이번 전시 관람권 판매가의 일부는 기아체험 드림스쿨 프로젝트에 기부된다.
자연과 환경, 사람을 사랑한 그의 작품세계와 철학은 인간의 욕심으로 지구와 자연이 망가진 현재에 꼭 전해져야할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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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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