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 샨크의 굽이치는 자연 환경은 초목으로 뒤덮인 언덕(이 지역에서는 컵스 구역이라 알려진)과 값비싼 티트리 관목이 조화를 이룬 결과다. 초기 유럽 농민들이 정착해서 살았던 이곳은 소이제 구역으로 지정되어 지역 주민들의 거주가 금지된 곳이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우리는 불에 탄 텅 빈 통나무집 몇 채를 발견했다. 텅 빈 통나무집들은 우리가 내부와 외부를 구상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부지는 광활한 서해안을 내려다보는 해변을 따라 자리한 티트리 숲에 있는 높은 언덕 위에 위치해 있다. 부지를 찾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집의 상층부를 완전히 가리고 있는 넓은 벽을 마주하게 된다. 하층부는 초벌칠이 된 주추로서 가파른 플레인에서 뻗어 나와 주위를 둘러싼 언덕들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지반을 형성한다. 꼬불꼬불한 도로는 스크린 펜스에 가려진 상층부를 향해 가파른 언덕을 올라간다. 바로 이곳에서부터 주거공간, 데크, 그리고 수영장에 걸쳐 시원하게 펼쳐진 전망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이 집은 은퇴한 노부부와 손자 손녀들을 데리고 이들을 방문할 자녀들을 위해 계획적으로 지어진 집이다. 원래 텅 빈 통나무였던 상층부에는 부엌과 주방, 거실, 차고 및 세탁실이 있다. 통나무에서 뻗어 나온 가지였던 상층부에는 서재와 주인 부부의 침실, 그리고 별도의 욕실을 갖춘 객실이 마련되어 있다. 이들 공간은 검은색으로 칠해진 고무나무 클래딩으로 마감되어 있다.
삼나무 창문과 자연 마감된 클래딩은 세월의 흔적이 쌓여 내부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새까만 외부로 슬라브로 연결되어 있다. 하층부에는 객실이 있는데 기계 설비와 수영장 장비를 두기 위해 식물을 배치해놓은 기능적인 공간을 적절히 감추어준다.

이 집은 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북서쪽을 향하고 있다. 여름에 쾌적한 공기를 유지하기 위해, 서쪽의 창문들은 위로 길게 뻗친 처마에 의해 보호되고 외부의 모터 작동식 벤탈 루버는 북쪽 축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을 자동으로 차단한다. 시원하게 트인 북쪽의 유리창은 여름에 일광의 관통을 제한하는 차광에 의해 보호된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고려에는 불필요한 전기 소모를 줄여주는 자동화된 전기 시스템, 정원을 위한 배수 도랑, 그리고 수영장에 이용할 수 있는 빗물 저장 탱크 등이 포함된다. 물론, 지역 하수원을 이용할 수도 있었지만 고객은 연결이 불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이 집은 형태, 자재, 컬러의 변형과 조작을 통해 주위 환경에 부응한다. 경사진 검정 버티컬 클래딩 프로파일은 티트리의 둥근 천정 구조를 고려한 것으로, 상층부는 언덕 봉우리 쪽으로는 확장되는 한편 서쪽으로는 하강하는 형태로 되어 있다. 멀리서 보면, 건물의 괴상한 프로파일이 주변의 티트리 관목의 굽이치는 프로파일에 부응하여 마치 건물이 주위의 자연환경 속에서 솟아나온 것처럼 보인다.

글: 잭슨 클레멘츠 버로우 아키텍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