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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슬로건으로 승부해라 2

2004-06-30

지난 컬럼에서는 슬로건을 씀에 있어 ‘무엇을’ 쓰느냐의 문제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어떻게’쓰느냐의 문제가 남았군요.
이번 컬럼은 정말 시작하기가 망설여졌습니다.
저번 컬럼의 말미에서 ‘다음 컬럼은 정말 재미있을 것’이란 글을 썼거든요.
죄송합니다. 이번엔 별 재미 없구요, 다음에 재미있게 쓰겠습니다.
저는 대체, 왜 그런 말을 썼을까요? -_-


이 원칙은 지난 컬럼과 중복되는 면도 있고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꼭 짚고 갈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의 ‘우리 인터넷, 다음’은 당시 포털 시장을 선점한 야후와 경쟁하기 위해 치열한 광고 전을 펼 때부터 사용하게 된 슬로건입니다. 이 슬로건은 토종 포털이라는 이미지 창출을 위해 반복 사용함으로써 다음이 No.1이 되게 하는데 기여했습니다.
네이버의 ‘지식까지 찾아주는 검색, 네이버’ 는 인터넷에서 '지식검색'이라는 개념을 전략적으로 선점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드림위즈의 생활 개념에는 도량형, 교통정보 등 타 사이트에서는 시도하지 않는, 그야말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다수 준비해 놓았기에 근거가 있습니다. 힘이 있습니다.
참고로 한미르의 경우 정말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많지요? 그래서 한미르도 제 맘에 쏙드는 슬로건인 ‘생활속 인터넷, 한미르를 쓰고 있습니다.

싸이월드는 1촌을 중심으로 독특한 차별성을 가진 커뮤니티 서비스를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 실명제를 통해 자신의 이름 자체가 아이디가 되어 그야말로 네티켓이 준수되는 ‘사이좋은’ 커뮤니티를 만들어냈습니다.

미안하지만, 거의 처음으로 우정어린 비판을 할 사이트가 있습니다.
바로 마이앰입니다.

감성포털이 무엇일까요? 실제 서비스에 근거하지 않은 ‘감성’이 나오게 되니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슬로건 그 자체는 그럴 듯 해 보이지만 말입니다.

운율은 설득력을 주고 암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발음에 있어서의 쾌감을 줍니다.
재치와 즐거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께요.
얼마 전 조선일보에 이런 사설이 실렸습니다.

“경제위기설엔 위기의식으로 대처하라” (조선일보 2004년 6월4일)

개인적으로 경제위기설은 경제에 하등 도움이 안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긴 하지만, 이 사설제목을 보고 감탄했습니다. 위기설에는-위기의식으로 라는 리듬감이 묘한 설득력을 자아냅니다. 그 옛날 ‘못살겠다 갈아보자’라는 선전슬로건에 ‘갈아봤자 별수없다’라는 슬로건으로 맞받아친 것 - ‘리듬’이 주는 설득력과 리듬감이 있거든요.
이러한 슬로건의 예를 보면 앞에서 본 ‘사이좋은 사람들, 싸이월드’가 있죠.
사(싸)라는 글자가 3번이나 사용되면서 리듬감을 창조합니다. 또한 이 슬로건은 ‘사이’라는 단어가 브랜드네임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ㅁ(m)이라는 음운이 역시 4번이나 반복되죠? 경쾌하고 맛있는 tone&manner까지 전달해줍니다. 명작중의 명작입니다.

브랜드네임과 슬로건간의 운율을 창조할 경우 슬로건-브랜드의 암기나 브랜딩에 큰 도움을 줍니다. 위에서 예를 든 싸이월드같은 경우죠. (그러고 보니 싸이월드는 슬로건을 징그럽게 잘 만들었군요) 단, 운율만 맞을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일치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고뿔에는-고프레
고뿔은 감기라는 뜻이죠. 브랜드네임 고지가 가장 중요한 제약의 특성상 간결하고도 명쾌하게 작성된 슬로건입니다.

세균닦는 치약 - 닥터세닥
고프레의 예와 유사한 경우.

슬로건을 일부러 암기해 줄 사람은 없겠죠? 짧을 수록 좋은 것이 슬로건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죠.

변비, 비켜! 비코그린
짧고 강렬할 뿐 아니라 브랜드네임을 연상시키죠?


오프라인상의 광고를 통해 소비자의 인식에 분명히 진입해 있는 기업의 사이트라면 고민할 것 없이 그 슬로건을 그대로 쓰기 바랍니다. 물론 그 슬로건이 제대로 잡힌 전략 하에 도출된 슬로건이라는 점에서 그런 면도 있으나, 지금은 온오프 따로가 아닌 광고 메시지 통합의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말입니다.




P.S : 조PD의 가사를 읽으며 리듬감을 익혀보세요.
(조PD가 언어를 다루는 솜씨는 정말 예술입니다.)
다음달에 뵙겠습니다. ^^
..
뒷골목의 먹이
사슬
결코 muscle
싸움 아닌 것을
..
[조PD – 파괴본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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