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0-13
이제 일상화된지 10년이 되는 전략 게임 '웹크래프트'
웹크래프트 2가 출시되면서부터 웹프로그래머족, 웹기획족, 웹디자이너족에 이어 소문만 무성하던 웹카피족이 드디어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이전부터 일부 전투에서는 참가했었다는 얘기도 있었으나 이제야 본격적으로 웹카피가 하나의 당당한 종족으로, 웹크래프트의 일원으로 참가하게 된 것입니다.
웹키피족이 이렇게나 늦게 나타난 이유는?
그렇습니다. 웹카피는 어느 정도 시나리오가 성숙되어야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시장으로 따지면 성숙기의 시장에서 빛을 발하는 스타급 종족에 속한다고나 할까요. 귀한 역할을 하는 직종인 것만큼은 틀림없습니다.
왜냐구요? 잠시 모 업체인 ‘잘나가’ 웹에이젼시 사장님과 웹기획자의 대화를 엿들어 보기로 하지요.
웹기획자 : "사장님 웹카피라이터 뽑아주세요"
웹사장 : "웹카피? 니가 써"
웹기획자 : "이번엔 대형 프로젝트라서 꼭 필요합니다"
웹사장 : "우리 회사 부자되면 그때 뽑아줄게"
어떻습니까? 정말 많이 들어본 대화 아닌가요? 이는 바로 웹카피라이터가 귀하고 비싼 직종임을 드러내는 증거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어쨌든 모두가 기다려온 웹카피족!
하지만 누구도 정확히 실체를 모르는 웹카피족!
그러니 웹크래프트2의 베타테스터로 그 맛을 먼저 본 몇몇 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웹카피족에 대한 이해를 넓혀보기로 하지요.
그동안 웹사이트 제작에 있어 부족했던 '연출가'의 역할의 톡톡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웹카피라이터이기 때문입니다.
기획자에게 부족한 감성 부분을 보충하여 사이좋게 웹기획을 같이 해나가야 할 사람이 바로 웹카피라이터이기 때문입니다.
웹카피라이터가 있다면 이제 웹기획자가 머리 싸매고 네이밍에 대한 부담을 지지 않아도 좋을 것입니다.
웹카피라이터는 감성적인 문장 몇 개 써놓고 퇴근해서는 안됩니다. 사이트의 네비게이션 카피와 경고창, 설명 등을 논리적이고 과학적, 체계적으로 써내려가 유저와 웹사이트의 원활한 소통을 도와야 합니다.
웹카피라이터는 TV, 신문, 라디오, 잡지 4대 매체에 나오는 '가슴이 따땃한 카피'나 '쿨한 카피'를 쓰고 싶은 유혹에 많이 시달리겠지만, 참고 또 참을 일이 많을 것입니다. 이는 웹이 광고 매체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은 24시간 생중계되는 하나의 미디어이고, 전문적인 필진이 그 미디어에 들어가는 모든 원고를 문법적으로 완벽하게, 정서적으로 풍족하게, 논리적으로 명확하게 책임져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태까지 웹 3종족(웹기획자, 웹디자이너, 웹프로그래머)은 충분히 싸울 만큼 싸웠고 갈등도 컸지만 이제 그 역할에 대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웹카피라이터도 이 사이에 원만하게 편입하고 왕따 당하지 않으려면 공부도 많이 해야 하지만 협상을 잘해야 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거 적당히 포기하고 남들의 얘기도 들을 줄 알아야 합니다.
웹기획자들은 네티즌의 마음을 숫자로 헤아리는데 더 익숙합니다. 웹프로그래머는 로그 분석툴로 고객의 발자취를 헤아리는데 더 익숙합니다. 웹디자이너는 비쥬얼로 승부합니다. 그렇다면 웹카피라이터는? 웹카피라이터는 소비자 니즈를 헤아리고 그들의 발자취를 찾아 셜록홈즈처럼 그들의 마음을 추리하고, 괴도 루팡처럼 그들의 마음을 훔쳐와야 합니다.
어떻습니까? 베타테스터들의 말을 들어보니, 더욱 헷갈린다구요? 필자도 한 가지 정의를 내려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