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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영상 | 리뷰

광고와 예술의 경계, SIMA 마케팅 시대가 온다

2011-11-04



프로젝션 매핑 기술을 사용해 한국형 SIMA 장르를 개척해온 D3-Lab은 독자적이고 크레이티브한 콘텐츠 제작에 강점을 갖고 있는 회사로 예술과 광고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형식의 미디어를 확대 재생산한다. 본지와 한국옥외광고센터와 공동으로 기획한 ‘2011 디지털 사이니지 마케팅 컨퍼런스’에서 D3-Lab은 디지털 사이니지 시대의 도래를 상징하는 콘텐츠를 비정형 스크린에 연출해 관심을 끌었다.

글 | 한정현 기자 (hjh@popsign.co.kr)
사진제공 | D3-Lab

‘디지털 사이니지 마케팅 컨퍼런스’서 오프닝 이벤트 연출

디지털 사이니지를 주제로 국내 최초로 개최된 ‘2011 디지털 사이니지 마케팅 컨퍼런스’에서는 일반적 컨퍼런스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오프닝 이벤트가 펼쳐졌다. 장소 특정 설치미디어아트인 SIMA(Site-specific Installation Media Art)를 기획, 제작하는 뉴미디어 아트 전문 연구 기업 D3-Lab은 컨퍼런스가 열린 한국광고문화회관 그랜드컨퍼런스룸 전면의 대리석 파사드를 컨퍼런스를 알리는 스크린으로 탈바꿈시켰다.

D3-Lab은 실제 대리석 벽에 가상의 벽을 일대일 사이즈로 중첩 투사한 후 벽을 허무는 콘텐츠를 연출함으로써 본격적인 디지털 사이니지 시대가 열린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해 컨퍼런스 참석자의 갈채를 받았다.

D3-Lab은 이날 두 대의 대형 프로젝터를 활용해 불규칙하고 거친 대리석 파사드에 자신들이 제작한 콘텐츠를 입힘으로써 실제와 가상이 혼재되는 새로운 양식의 미디어를 재현했는데, 이 같은 방식의 미디어 파사드는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 기술이라고 하며, 장르로는 ‘장소 특정 설치미디어아트’(SIMA:Site-specific Installation Media Art)라고 한다.

D3-Lab은 프로젝션 매핑 기술을 사용해 한국형 SIMA 장르를 개척해온 회사로, 독자적이고 크레이티브한 콘텐츠 제작에 강점을 갖고 있다.

스크린의 한계 뛰어넘는 ‘Beyond The Screen’ 추구

연세대학교 영상대학원 동기들이 주축 멤버로 2008년 4월 창업한 D3-Lab은 획일화되고 정형화된 스크린을 벗어나 눈에 보이는 모든 대상을 스크린으로 할용할 수 있다는 ‘Beyond The Screen’을 표방한다.

이번 디지털 사이니지 컨퍼런스에서 연출한 콘텐츠 역시 일반적인 정형화된 스크린을 사용하지 않고 컨퍼런스가 열리는 공간의 벽면을 캔버스로 활용함으로써 스크린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D3-Lab 이소일 대표는 “일반적인 회화나 사진과 같은 시각예술은 보통 구획된 프레임에 갇혀 있는데 D3-Lab은 스크린을 벗어나 영상 공간을 확장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디스플레이의 확장은 ‘탈(脫) 스크린(off screen)’으로 대변되는데 그 기법은 드라마나 영화 등 영상 장르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즉 관객의 눈에 보이는 영상들은 물리적인 프레임에 갇혀 있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는 영상의 바깥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D3-Lab은 영화 장르에서의 탈 스크린 개념을 차용해 대상화된 디스플레이(자연이나 구조물 등)에 콘텐츠를 입혀 대상의 해체를 시도함으로써 감각적인 감동을 촉발하는 미디어 크레이어터 회사다.

탈 스크린 개념을 이용한 프로젝션 매핑은 2000년대 초반 유럽을 중심으로 시도되기 시작했는데 한국에서는 2008년 D3-Lab이 하이서울 페스티벌에서 구 시청사에 진행한 프로젝트 매핑이 첫 사례로 기록된다.

이소일 대표는 “2008년 5월의 하이서울 페스티벌은 국내 감독이 미디어 파사드를 연출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03년부터 미디어 파사드에 관심을 가져왔지만 당시 국내에는 인프라나, 연출진, 그리고 기술적 기반이 약해 외국 감독이 국내 축제를 대행해왔다고 한다.

미디어 파사드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D3-Lab은 서울시 청사에 한국의 정서를 투영한 콘텐츠를 연출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새로운 미디어 아트의 출현을 알리고 한국형 SIMA 장르가 확산되는 단초를 마련했다.

D3-Lab, 국내 최다 프로젝션 매핑 사례 연출

D3-Lab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다. 특히 프로젝션 매핑 부문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다양한 사례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Hi-Seoul Festival 2008 ‘서울이의 꿈’을 비롯해 강원도 삼척 엑스포 ‘SAFEM 2008’, 제4회 도시건강연맹 국제대회 행사장 SIMA 연출, 과학과 인문 예술의 만남 SIMA 콘텐츠(상상마당 SYNCRO) 제작, 2011 금산세계인삼엑스포 ‘천년의 삼’ 전시관 영상, ‘Dinosaurs Land 2010’ in China 등 다양한 레퍼런스를 갖고 있다.

이소일 대표에 따르면 SIMA 장르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를 충족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대형 영상의 스펙타클, 탈 스크린, 그리고 컨버전스를 꼽는다. 이 세 가지 요소들은 각각 광고와 예술적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SIMA를 활용적 측면에서 본다면 광고와 예술의 경계적 장르로 정의할 수도 있다. 이 대표는 “사조로 보면 포스트모던적 예술 상품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트모던적 해체, 탈경계는 광고시장에서 주요하게 고려되는 요소다. 또한 컨버전스 개념이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이질적 장르를 복합적으로 섞어서 제3의 혼성적인 장르를 만들어내는 시도들이 늘고 있는 것도 SIMA의 확대를 추동하는 요인이다.
이 대표는 “대형 영상의 미디어 아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연히 광고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최근의 추세”라고 말했다.

D3-Lab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관이나 국가가 주도하는 문화예술이나 국가적 이벤트에 주로 프로젝션 매핑이 적용되었지만 2000년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기업의 마케팅적인 기법으로 활용도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기업의 마케팅 기법으로 SIMA 장르 확대

프로젝션 매핑은 외국에서 들어온 기술이지만 한국인의 감성과 정서를 표현하는 콘텐츠만은 외국 연출진이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 D3-Lab이 갖고 있는 철학이다. 때문에 이 회사는 한국의 연출진만이 할 수 있는 한국적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왔다. 삼척 엑스포 ‘SAFEM 2008’에서 죽서루 암벽에 투사한 지역의 민담설화 콘텐츠가 대표적 사례다. 암벽과 나무의 실제적인 모습을 그대로 살리면서 민담을 콘텐츠화한 영상을 벽면에 투사함으로써 실제와 가상이 뒤섞이는 새로운 경험을 지역민들에게 선사했다.

이소일 대표는 “낯익음이 낯섦과 만나 익숙한 대상이 파괴되는 경험은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감각적 충격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익숙한 것의 파괴, 해체, 새로움 등의 감각적 충격의 속성으로 인해 프로젝션 매핑은 광고 마케팅 기법으로 인기가 높아질 전망이다. 프로젝션 매핑을 이용한 SIMA 장르가 마케팅 기법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관련 직종의 다양화가 수반되어야 하고 관련 법의 보완또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소일 대표는 “기술과 창작적 시도에 비해 제도가 늦은 편”이라면서 “아직 미디어 파사드와 관련해서 제도적인 장치가 미비한데 일선에 있는 사람들이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프로젝션 매핑 기술을 이용해 장소와 상황에 맞는 콘텐츠로서 감동을 선사하는 D3-Lab은 각 부문별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어 인적 자원에서 경쟁력이 뛰어나다. 또한 마케팅적인 효과와 성과 측정에 관한 정량적 근거 마련을 위해 실질적인 데이터 구축과 마케팅 효과 리서치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아 차별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한다.

한국적인 콘텐츠, 그리고 거대한 자연과 인공적인 것과의 조화를 지향하는 D3-Lab은 광고와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양식의 미디어를 창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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