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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영상 | 리뷰

글로벌적 마케팅으로 스크린에 다시 태어나다

2004-06-01

2003.8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개막작 상영
2003.8 Big Apple Anime Festival(New York)의 Saturday Night Premiere 초청 상영
국내 최초 미국 극장 상영 애니메이션
2003 디지털콘텐츠 대상 수상
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진흥원 주최
제 5회 부천국제학생애니메이션페스티벌 Special Prize 수상
2004.3 New York International Children's Film Festival 초청 상영
2004 Cartoons On the Bay (Italy) / Movie 부문 노미네이트

개구쟁이 소년이 모험을 통해 전설의 기사로 성장하는 이야기
바다 한 가운데 솟아 있는 촛대마을은 엄청난 자연 재해 이후 살아 남은 생존자들의 거주지이다. 주인공 망치는 촛대마을에서 자라나 다른 세상을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개구쟁이 소년으로, 늘 작은 망치를 가지고 다니며 많은 문제들을 해결한다. 어느 날, 반란자 뭉크에게 쫓기는 제미우스국의 포플러 공주가 탄 비행기가 촛대마을에 불시착하고, 망치는 그녀를 돕기 위해 마을을 떠나 뭉크와 맞서 싸우게 된다. 늘 이런 일을 꿈꿔 온 망치, 그러나 숨돌릴 틈 없이 닥쳐 오는 위기와 고난!

‘망치(The Hammerboy)’는 헐리웃 블록버스터식의 스토리 구성과 한국적인 비주얼의 결합이 돋보이는 친근한 스타일의 새로운 애니메이션.
스피드 있는 스토리라인의 진행과 함께 고급스러운 작품의 느낌이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 작품은 작가 허영만의 ‘망치1,2(1988)’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1974년 만화계에 입성하여, 데뷔30년을 맞이한 작가 허영만(57) 씨도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작가로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공도 가장 많이 들였고…, 연재하던 매체가 일본 만화를 정식 수입 시작하는 바람에 항의성으로 연재를 중단해버리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가장 그림을 왕성하게 그릴 때가 바로 <망치> 를 그릴 때였다.” 라고 말한 바 있듯, ‘망치’는 원작자의 애정이 듬뿍 담긴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터뷰 내용에서 작가가 말한 것처럼, 당시 일본 애니메이션 작품인 ‘미래소년 코난’ 과의 표절시비로 인해 연재가 갑자기 중단된 것은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또 이처럼 결말부분이 없는 원작을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재구성 하는 것은 제작팀에게 상당히 어려운 과제였을 것이다.

이 작품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세계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다각적으로 치밀하게 기획되었다.
2001년 프랑스 깐느에서 개최되는 프로그램 마켓인 MIPCOM 때부터 영국, 독일, 스페인 현지 프러덕션과의 협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캐릭터 및 스토리에 대한 세계 시장의 수용성을 검증 받은 바 있다. 그간 한국 영화가 주로 아시아권 진출에 그쳤던 데 반해, ‘망치’는 캐나다, 일본, 미국 등의 애니메이션 선진국으로의 수출을 위해 후반작업 일체를 캐나다(Technic Color, Optimum Production, Sequence Production)와 뉴욕(Audio Works Producers Group)에서 진행하였다.
또한, 영화 ‘단적비연수’ 등의 의상 디자인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박윤정이 캐릭터 의상 컨설팅 및 패션 일러스트 작업으로 참여하여 캐릭터들의 특성에 맞는 의상을 디자인하였고, 건축 디자이너 양진석이 배경 설정 컨설팅으로 프로젝트에 결합하여 폐허가 된 미래 사회의 건축 양식의 디자인을 진행하였다.

애니메이션 ‘망치”는 어떠한 작품인가

가족용 애니메이션으로서 높은 퀄리티를 갖춘 재미있는 헐리우드식 블록버스터의 스토리라인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어린이들뿐 아니라 부모들도 함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요. 요즈음 어린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 만화 중에는 폭력적이거나 엽기적이고 선정적인 부분이 참 많습니다. 아이들 대부분은 게임이나 인터넷에 상당히 많이 의존하고 있는데 이렇게 개별화되고, 파편화되어가는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를 줄 수 있는 것.
이 점을 이번작품 ‘망치’에서 부각시키고자 했으며, ‘망치’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밝고 미래 지향적인 도전의식을 전해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러한 면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높은 퀄리티를 필요로 했으며, 그것을 위해 후반작업은 캐나다와 뉴욕에서 모두 현지작업으로 2달여간 이루어졌습니다. 음악, 녹음, 사운드, 필름 랜더링, 색 보정, 더빙까지 캐나다와 뉴욕에서 이루어졌으며, 더빙은 영어를 포함한 모든 언어가 제작되었습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애니메이션화 하는 작업에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무엇이며, 제작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었는가
‘망치’의 원작은 허영만 작가님의 것으로, 작품의 기본설정은 변함이 없었지만, 원작이 결론까지 나지 않은 상태로 종결되었던 작품이므로, 시나리오 작업은 더욱 어려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00년 당시에는 ‘CJ’가 판권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판권을 캐릭터플랜이 인수하고 본격적으로 기획이 시작되었던 것이 2000년 5월이며, 2003년 7월에 제작이 완료되었습니다. 현재 개봉은 2004년 8월 6일 예정입니다. 작년부터 각종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등에서 상영되었으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원,동화 작업은 모두 캐릭터플랜 내부에서 제작되었으며 디지털 작업은 외주로 작업되었습니다. KTB network (주)캐릭터플랜이 함께 공동투자하였으며,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소프트웨어진흥원,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제작여건을 기반으로 완성도있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봅니다.


애니메이션 PD의 일이란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가
프로듀서의 일은 대부분 알고 계시겠지만, 제작 전부분에 걸쳐 기획, 조정, 관리가 주된 업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한 작품을 만드는데 시작부터 끝마칠 때까지의 계획을 수립하고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예측하고 해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일반적인 설명보다 제가 일하면서 느끼는 것은 프로듀서에게 무엇보다 요구되는 자질은 바로 ‘돈이 되는 상품을 만드는 일’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작품을 기획할 때,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은 작품을 구상할 때 얼마나 재미있고, 탄탄한 스토리를 만들 것인가? 어떻게 해야 매력적인 캐릭터와 연출이 가능할까? 를 고민하겠지만, 프로듀서가 판단하는 것은 관객이 이 작품의 어떤 면을 좋아할 것이며, 어떤 점이 크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세일즈 포인트’를 정확하게 잡아내고, 부각시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일지라도 상업적으로 실패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프로듀서가 지는 것입니다. ‘좋은 스토리와 그림을 만드는 것은 작가와 감독의 몫이지만 시장에 팔리는 작품은 이런 것이다’를 알려주는 것은 프로듀서의 역할입니다.
프로듀서가 볼 때 이 작품은 아무리 잘 팔아도 10억 이상은 벌기 힘들다라고 판단하는데 100억원의 제작비를 쓴다는 것은 기본적인 프로듀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고 봐야 합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죠.
현재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산업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제대로 된 프로듀싱의 개념과 역할을 모르거나 중요성을 간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감독의 역할이 크고 프로듀서는 감독을 보좌하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프로듀서의 입김과 비중이 더 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오랜 기간동안 하청위주의 애니메이션 산업구조로 인해 국내 프로듀싱 개념이 너무 제작 관리 측면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 회사는 프로듀서 중심의 제작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Executive Producer가 중심이 되어 기획방향과 전략을 수립하며 그 전략대로 차질 없이 일이 진행되도록 관리합니다.
물론 반드시 상업적인 성공만이 애니메이션 작품을 판단하는 절대기준이 아님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의 제 1기준은 역시 시장에서의 성패이다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애니메이션 ‘망치’의 제작에서 특별히 느낀 것이 있다면
저에게는 이번 작품 ‘망치’가 가장 의미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첫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이었고, 그만큼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많이 배울 수가 있었습니다. 특히 포스트작업을 캐나다와 뉴욕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그 쪽 스탭들과 일을 하기 위해 더 많은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지리적, 언어적 문제로 국내에서 진행하는 것보다 더 치밀하게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과 비용을 더 들인 만큼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선진 노하우를 쌓는 기회가 되었으므로 오히려 득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작품이나 만화는 무엇인지
빌 플림트 (Bill Plimpton)의 ‘YOUR FACE’, ‘나는 이상한 사람과 결혼했다’ 등의 작품을 보고 애니메이션만이 표현할 수 있는 유머의 창조와 이를 이용해 교묘하게 약간은 무거울 수 있는 이데올로기, 주제의식을 자연스럽게 전달 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또한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들 중 ‘나우시카’가 인상적이었는데 여성을 단순한 상징이 아닌 행동하는 메시아로 설정했던 점과 몇 가지 철학적 코드들, 강약 조절이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리드미컬한 움직임과 연출이 개인적으로 좋아하게 된 이유들입니다.
만화작품은 몇 해 전에 보았던 오세영작가의 ‘부자의 그림일기’와 권가야의 ‘남자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기획회의는 어떻게, 또 얼마나 자주 참여하는지
회의는 당연히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하는 편이며 정해진 회의는 월요일 오전에 전 직원이 함께 참여하는 주간업무회의가 있습니다. 모든 사원이 참여하며 인턴사원도 물론 함께 합니다. 모든 회의는 스텝들의 의견을 거침없이 주고 받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적극적으로 진행되는 편입니다. 회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을 도출해야 하므로 모든 참석자의 의견과 아이디어가 존중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준비하거나 진행중인 작품이 있다면

‘신암행어사’는 한일공동으로 제작한 첫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일본 제작사도 인정한 제작능력에 대한 자신감 등 일본과의 공동작업으로 얻은 것도 많았습니다.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하나 끝날 때마다 발전한 모습을 보게 된다는 것은 더없이 기쁜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죠. ‘신암행어사’ 제작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회사로는 일본 메이저 출판사 소학관과 ‘포켓몬스터’ 극장용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는 OLM, 한국의 대원 C&A, 저희 캐릭터플랜이 대표적인 회사로서 보아가 주제가를 불렀고 2004년 가을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개봉할 예정입니다. 현재는 ‘망치’ ‘신암행어사’ 에 이은 세 번째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신구미호’라는 작품을 제작 중입니다. 대원CI의 ‘팡팡’에서 연재중인 한현동 작가의 ‘신구미호’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구미호라는 소재가 외국에서도 흥미를 끄는 매력적인 소재로 해외시장에서 이미 프리세일이 진행 중입니다. 온 가족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출처는 ‘신구미호’ 홈페이지http://www.9miho.net/)

‘신구미호’ 홈페이지 http://www.9miho.net/메뉴에는 작가의 비밀일지 등 재미있는 볼거리가 있다.


건물구조가 상당히 특이하고 재미있는 애니메이션 社 캐릭터플랜.
인터뷰를 하기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부터가 흥미진진할 정도로 특이한 구조의 건물이었다.
각종 캐릭터상품이 가득한 회의실에서, 작품제작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즐거웠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기획회의’에 관한 부분이었다.

직장생활에서 회의를 빠뜨릴 수 있던가? 회의는 일의 스케줄과 각종 업무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를 전달하고 아이디어를 짜내는데 꼭 필요하다. 특히 애니메이션 회사처럼 다양한 파트가 일정에 따라 맞물려 있는 곳에서는 회의의 역할이 몇 배 더 중요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회사, 디자인 회사들이 겉으로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을 하는 듯 보이지만, 실지 업무상에서는 의견이 평등하게 접수되기 힘들다. 믿기도 싫은 현실이지만 나이, 남녀, 경력 순으로 차별되는 경우가 많다. 또 실력위주가 아닌 인맥으로 일이 들어오는 경우, 대단히 기발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썩는 경우, 고쳐야 할 부분이 생겨도 무마되고 넘어가는 경우, 그런 경우들이 아직 남아있는 현실이다. 그런 현실속에서는 진부하고, 고루한 애니메이션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캐릭터플랜의 경우, 기획회의에는 각 파트의 인턴사원까지 참여하여 아이디어를 나눈다. 공감할 수 있는 문제점이 드러나거나,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만한 아이디어는 바로 실무에 적용된다. 그러한 제작방식 때문에 애니메이션 ‘망치’가 각종 페스티벌에 초청작으로 선정될 수 있었던 ‘재미있는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만들어질 수 있지 않았을까.

또, 캐릭터플랜은 감독급부터 동화맨들까지 모두 정 직원이라고 한다. 국내의 거의 모든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일하는 동화맨들은, 계약직으로 근무하며 최악의 조건에서 꿈을 향해 모든걸 감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이 부분은 다음 인터뷰에서 다룰 예정이다), 안정과 신뢰가 있는 작업분위기를 만들고자 하는 캐릭터플랜은 대단히 앞서 나가는 회사라고 생각되었다.

2004년 8월 6일. 이제 ‘망치’의 극장개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작품이 예상치 못한 엄청난 성과를 보여주기를 간절하게 희망한다. 그래서 엄청난 수익금을 얻고, 다시 엄청난 수의 애니메이션 팀들이 엄청난 일을 벌리면 좋겠다.

바쁜 제작일정에도 불구하고 인터뷰에 응해주신 이임걸PD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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