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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영상 | 리뷰

아름다운 영상에 쏟아진 극찬 'Africa a.F.r.I.c.A'

2004-05-18

제작기간: 2002년8월~2004년1월 (1년5개월)
2002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HDTV용 애니메이션 제작지원작 선정
2004년 도쿄국제애니메이션페어(TAF) 어워드(award) 공모부문 대상수상
'Africa a.F.r.I.c.A '공식 웹사이트http://www.africaafrica2004.com/

동우애니메이션의 'Africa a.F.r.I.c.A (Africa a.F.r.I.c.A 에서 ‘Africa’ 는 현실의 아프리카,
‘a.F.r.I.c.A’는 이상의 아프리카를 의미한다)'가 2004년 도쿄국제애니메이션페어(TAF) 어워드(award) 공모 부문에서 16개국의 182개 출품작 중,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되어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10분 분량의 길지 않은 창작 애니메이션, 'Africa a.F.r.I.c.A (아프리카 아프리카)'는 가난과 질병으로 얼룩진 아프리카 남부를 배경으로 한다.
아프리카의 참담한 기아와 난민들의 실상을 건조한 색채와 각진 얼굴의 캐릭터로 표현하면서, 그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연출해냈다.

2002년 시작된 도쿄국제애니메이션페어 (‘TAF’, Tokyo Animation Festival)는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일본 최대 애니메이션 행사이다. ‘TAF AWARD’ 경쟁부문에서 2002년 그랑프리를 수상한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었으며, 그 이듬해인 2003년 ‘TAF AWARD 공모부문’에서는 우리나라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작품 '강아지 똥'이 파일럿 콘텐츠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작품성과 상업성 모두를 만족시키는 국제 애니메이션계의 비중 있는 행사인 ‘TAF AWARD’ 에서, 불과 10분 분량의 짧은 애니메이션 작품인 'Africa a.F.r.I.c.A (아프리카 아프리카)' 가 공모부분 대상을 차지한 이번 결과는 매우 놀라울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작품을 본 미국의 전문가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기획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제작사인 동우애니메이션은 세계시장을 겨냥한 차기 애니메이션 작품제작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Africa a.F.r.I.c.A'의 작품으로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과 아프리카 기아난민 어린이 돕기 관련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4년째 단 한 방울의 비조차 내리지 않는 아프리카 대륙의 남부. 니앙구미아
가뭄과 가난으로 따가운 햇살아래 그늘져 있는 아프리카의 어느 작은 마을, 그 곳에 살고 있는 소녀 ‘딘다루’는 오늘도 마을에서 3시간 여 가량 떨어진 난민 배급소로 배급을 받기 위해 떠난다.

지루한 기다림 끝에 배급을 받은 옥수수 스프를 소중히 안고 ‘딘다루’가 마른 호수를 지날 무렵,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스프통을 엎지르고 만다. 순간 엄청난 공포와 절망이 ‘딘다루’를 엄습하고, 망연자실 바닥에 주저 앉는다.
그런 ‘딘다루’ 앞에 커다랗고 슬픈 눈이 돌연 등장한다. 그 크고 힘없는 눈 속에 투영된 자신을 바라보게 된 ‘딘다루’는 그 큰 슬픈 눈에 마지막 남은 한방울의 스프를 나누어 준다. 그러자 그 큰 눈이 한번 껌뻑이더니 그 모습을 드러낸다.

딘다루의 나눔으로 다시 살아 숨쉬게 된 고래는 ‘딘다루’와 함께 아프리카의 환상 여행을 시작하고, 고래는 그 여행 속에서 아프리카의 원초적인 아름다움과 희망을 보여주게 되며 ‘딘다루’는 잃어버린 본연의 웃음을 되찾게 되는데……

아프리카의 문양은 거의가 나무결이나 생물의 외형과 같은 자연 상태, 즉 시각적으로 금방 느껴지는 즉흥적인 모티브를 택한 것이 주종을 이룬다. 이러한 구조적인 짜임새를 갖고 있는 전통 문양은 그들만의 정신문화인 동시에 그들만의 독특한 형태를 그대로 말해 주는 것이 아닐까. 지극히 단순하여 지나친 꾸밈이나 가식적인 요소가 없는 아프리카 문양을 기초로 이번 작품의 캐릭터가 디자인 되었다.

정글 ) 독특한 아프리카의 5세 소녀, 그러한 캐릭터가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가?

아프리카소녀에 대한 성격과 외모를 부여를 하기 이전에 ‘희망과 웃음을 잃은 아이’를 전제로 구상했다.
물론 먹지 못해 기본적으로는 마른 체형이지만 그렇다고 주인공을 마른 형상의 캐릭터로 표현하는 것 역시 문제였다. 대부분 흑인아이들의 모습이 그렇듯, ‘눈이 예쁜 아이’ 라는 설정은 앞의 전제들과 상반되지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소녀의 생활상을 잘 대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했다.
문제는 인물설정에 대한 캐릭터 디자인이었는데, 아프리카의 목각인형이 모티브가
되어 직각의 딱딱한 느낌을 강조했다. 직선이 주는 느낌이 날카롭고 딱딱하지만, 그만큼 강한 인상을 남겨주기에 외모와 성격에 대한 설정으로는 적합한 것 같았다. 이후 주인공소녀는 모든 디자인의 원형이 되기도 했다.

정글 ) 아프리카에 대한 특별한 경험이나 의식을 가지고 있던 스텝이 있었는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만화’ 라는 취지에서 기획된 'Africa a.F.r.I.c.A (아프리카 아프리카)'는 동우 애니메이션 대표의 열망이었던 것 같다.
처음부터 제작 스텝들간의 어떤 의식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기획 스텝들은 먼저 책과 인터넷으로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보고, 기아구호단체에 도움을 요청해 보다 구체적인 자료를 참고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아프리카에 대한 지식, 그리고 기아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에 대해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모든 스텝이 아프리카를 알기 위해 노력했지만, 누구보다도 아프리카를 많이 연구했던 사람은 한태호 총감독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정글 ) 구체적으로 아프리카에 관한 자료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아프리카의 대자연을 담은 사진집, 기아를 소재로 한 사진작품집에서 비주얼 적인 부분을 많이 참고했고, 그밖에 기초지식들은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아구호단체들의 도움을 통해서 얻을 수 있었다. 현재 월드비전이 추진하는 ‘사랑의 동전 모으기’ 행사에 본 작품의 동영상이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기아체험24시’ 등 월드비전에서 하고 있는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정글 ) 극 중, 고래의 전설이 나오는데, 이것은 아프리카에서 전해오는 실제 전설인가?
아니다. 그것은 가상의 전설이다.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위해서 관객에겐 보이지 않는 배경이 필요해서 설정한 것이다.

정글 ) 그렇다면 이 작품에서 고래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꿈의 상징이며 희망의 상징,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이다.
아프리카 대륙에 생명체가 살기 시작할 때부터 함께 했으나 그 누구도 보지 못한 상징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정글 ) 시게루 타무라의 단편작품 ‘고래의 도약’ (1985, Glassy Ocean)에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는지…
처음 이야기를 만들면서, 소녀에게 환상을 보여주는 매개체인 동물이 필요했다. 환상의 동물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함축적 요소는 ‘절대적인 힘’, 그리고 ‘희망과,’동경’이었다. 거기에 적합한 동물을 찾던중에 고래가 선택된 것이다.
아프리카에 출연하는 고래는 환상으로 인도하는 매개체로써 충분한 요소와 의외성을 가지고 있었다. ‘고래의 도약’은 이후에 ‘디자인적인 요소’로써 참고가 되었을 뿐이다.

정글 ) 이번 작품에서 무엇보다 부각시키고 싶었던 점,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이들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환상의 색감을 부각시키고자 했다. 때문에, 구름 위 장면에서는 원색의 컬러를 많이 사용했다. 그리고 모두들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아쉬운 점은 없다.

정글 ) 가장 어려운 작업은 무엇이었는가?
어떤 부분에서 그러했으며 그것으로 인해 얻은 것, 혹은 잃은 것이 있다면?

1년 이상을 공들여 만든 ‘아프리카’가 가장 어려운 작업이 아니었을까. 모든 과정이 힘들었지만, 각 파트의 작업자들에게 작품을 이해시키고 의도하는 방향으로 함께가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하지만 이런 일을 계기로 다음엔 어떻게 대처하면 될 것인지 값진 경험을 얻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글 ) 애니메이션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는지?
애니메이션 업종에 종사하는 학교 선배가 있었고, 그분의 회사를 방문하면서 인연이 되었던 것 같다. 그때 처음 애니메이션이 제작되는 과정을 보았다. 멋져 보이기도 하고, 막연히 그림을 그려보고도 싶었지만 선배의 권유에 의해 제작관리부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프로듀서의 직함을 들고 작품을 맡았을 땐, 의욕이 너무 앞섰다. 해외 OEM작품이었는데 리테이크(RETAKE)없는 작품을 만들어 보겠다고, 지나치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 탓에 결국 발송시기를 놓쳐 난감한 적이 있었다.

정글 ) 처음 일을 시작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이었는가?
경험이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들다.
“이런 상황에선 이렇게 한다” 는 매뉴얼이나 사전 지식도 없이, 무엇이 옳은 것인지 판단기준도 명확하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 진행을 맡으면서 선배에게 많은 충고와 도움을 받았지만, 실감하지 못했던 부분이 많았다.
때문에 나는 후배들에게 나의 경험을 얘기해주지만 강요하진 않는다. 내가 말하는 경험과 방법은 그들 스스로가 깨달으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혼자 부딪히며 배워라’ ‘너의 경험만이 너의 것이다’라고 조언한다.

정글 ) 애니메이션 PD의 일이란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가?
애니메이션PD의 역할은 작품선별과 인력구성, 예산관리와 스케줄관리 등 포괄적인 편이다. 그리고 비즈니스에 대한 능력도 필수요소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PD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 덕목이다. 모든 부분에서의 객관성 있는 판단, 과감한 결정, 올바른 충고를 수용할 포용력, 부지런함은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밑거름일 것이다.

정글 ) 보다 감동적인 화면을 연출하기 위한 PD의 역할은 무엇인가?
애니메이션에서 화면연출은 디렉터의 몫이다. 물론 작업자들과 콘티를 만들면서 구도나 연결에 대한 논의를 거쳐 결정한다. 칼라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결정은 작업자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이루어진다. PD는 중간에서 이들의 의견충돌을 막고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한다. 어떤 의견이 맞는지 확신하지 못할 수도 있다. 때문에 중요한 건 총감독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정글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작품이나 만화가 있다면…
장르는 SF, 비주얼이나 스토리가 사실적이고 합리적인 이야기를 좋아한다.
특히, 어릴적 봤던 가와모리 쇼오지의 ‘마크로스’ 가 인상적이다. 메카닉 디자인의 리얼리티, 스토리나 전투씬 등은 기존에 봐왔던 거대영웅 로봇물에선 볼 수 없었던 신선함이 넘쳤다.

정글 ) 기억에 남는 작품들은 무엇이 있는가?

그리스 로마신화 올림포스 ‘가디언’(2001)
단행본 어린이책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가나 출판사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를 원작으로 한 창작 애니메이션《그리스 로마 신화 - 올림포스 가디언》은, 39편의 TV시리즈물로 액션 어드벤쳐 판타지 애니메이션입니다. 이 작품의 제작에는 SBS, SBS프로덕션, SBSi, 가나에듀테인먼트, 동우애니메이션 등 5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 모두 46억여원을 공동투자하여 함께 참여했으며, 국내 인기그룹인 ‘GOD’가 주제곡을 불러 더 유명해졌습니다.2003년, 문화관광부에서 시상하는 대한민국 만화ㆍ애니메이션ㆍ캐릭터 대상 수상작 발표에서 애니메이션부문 대상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한일합작 TV 애니메이션 ‘포트리스’(2002)
원작인, 국산 온라인 게임 "포트리스"는 2001년 부터 일본, 대만, 중국 등 해외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하였고, 일본에서는 당당히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국내 TV 애니메이션 최초로 마케팅 비용을 제외한 순 제작비만 70억여원 (한국 64%, 일본 36%)이 투입되었고, 52편의 대작 TV 시리즈로 제작되었다. 그리고 일본의 도쿄TV를 통해, 한국에서는 SBS를 통해 2003년 방송되었다. 인기혼성그룹 ‘쿨’이 주제곡을 불렀다. <포트리스> 에는 "포트리스" 게임의 원작사인 CCR를 비롯하여, SBS프로덕션, 대원 C&A, 동우애니메이션, 선라이즈, 반다이 등 한국과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분야를 대표하는 7개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정글 ) 지금 준비하거나 진행중인 작품에 대해…
현재는 한.중 합작으로 제작 중인 ‘접지전사’라는 TV시리즈를 맡고 있다. 접지전사는 종이를 다양한 모양으로 접어 여러 정령을 불러내고 그들이 전사로 변신, 악을 물리친다는 내용이다.

정글 ) 회사에서 회의는 얼마나 자주 하는가?
작품이 들어가면 거의 매일을 회의한다. 일주일에 2회 정도 정기 회의가 있고, 기획 중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회의를 갖는다. 다수의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일관성 있게 일을 진행하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

정글 ) 만일, 기획작업이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캐릭터와 시나리오가 진부하다고 판단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만일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PD의 잘못이 크다고 본다. 마무리 전에는 수정이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질문처럼 기획에서 진부한 설정은 없다고 본다. PD는 작품의 기획방향에 대한 기준이 정해지면 시나리오나 캐릭터가 이에 합당하게 진행 됐는지를 확인한다. 때론 진부함이 작품의 컨셉이 될 수도 있다. 만일 작품 컨셉에 대한 이해가 확실한 상태에서, 작업자의 역량이 이를 소화하지 못했다면, 과감히 교체하고 재 작업해야 할 것이다.

정글 )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 분야도 어렵다고 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상황은 어떠한가?
몇 년 전만해도 오라는 곳이 많았는데, 지금은 간다고 할까 봐 두려워들 한다.^^

기자가 이번 인터뷰에서, ‘작품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이라는 질문을 건넸을 때, 조홍준 PD의 답변은 명쾌했다.
“모두들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아쉬운 점은 없습니다.”
복잡한 애니메이션 작업에서는 의례 놓치게 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일 것이라는 생각과 다른 대답이었다. 조홍준PD의 개인적인 의견일수도 있지만, ‘아쉬운 점이 없는 결과물’이란, 제작 인원들간의 팀웍이 잘 이루어졌다는 말이고, 그 많은 팀원들이 자부심을 가질만한 공동의 작품이 나왔다는 것. 그것은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멋진 일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예쁘게 꾸미기에 급급하지않고, 의식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작업현장이 부러웠다. 이렇게 개성있는 젊은 작가들이 동등하게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곳이 많아지길 바란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Africa a.F.r.I.c.A (아프리카 아프리카)'를 상영하고 있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토요일 3시, 일요일 2, 4시 상영되며, 뿐만아니라 피터정의 작품들과 원더풀데이즈등 한국작품들을 볼 수 있다.
전시기간은 2004.4.24 부터 2004. 6.27 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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