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2-27
맨 처음
<우비소년>
의 출발은 2000년 2월경에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아닌 e카드용 캐릭터였다. 그때만 해도 본격적인 스토리를 가진 플래시애니메이션의 개념이 없던 시기로 그림을 보고 인츠닷컴의 김정영 실장이 웹애니메이션 제작을 제안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주인공인 “우비소년”은 어떻게 탄생되었을까?
다음 글은
<우비소년>
의 제작팀인 로이비주얼에서 캐릭터 디자인과 원화를 담당하고 있는 엄준영씨의 인터뷰 내용으로 이를 통해 우비소년의 탄생비밀을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저희는 원래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팀이라... 플래시란 툴을 처음 접하고 본격적인
웹애니메이션을 기획하고 있던 중 카드락이라는 싸이트에서 컨텐츠 제공을 의뢰받았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걸릴 카드의 내용이 화이트데이를 겨냥한 카드였는데.. 그때 나온 컨셉이 '발렌타인데이때 사탕 한 개도 받지 못한 못생기고 성질 괴팍한 남자가 칼을 갈며 내 사탕 안받으면 ~ 어쩔겨..' 뭐 그런 분위기의 것이었는데 그때 떠오른 분위기... 비오고 천둥치고.... 그런데 우산을 들고 있는 것 보다는 우비라는 것을 입고 있으면 재밌겠다 싶어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디자인 컨셉은 배두나의 플란더스의 개를 보고 얻었구요.. 그때에 비해 지금의 우비소년은 많이 잘생겨 졌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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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우비를 뒤집어쓴 소년의 모습은 우리들 유년의 비오는 날의 추억 어린 자화상이다.
범생이도 그렇다고 뒷골목 깡패도 아닌 것이 순진하리만치 아무생각 없이 자신도 모르게 저지른 실수투성이로 구박받는 그러나 정도 많고 제멋에 취해서 사는 우리의 때묻지 않은 본성적 캐릭터라고나 할까?
얼마 전부터 유행했던 엽기적 유행코드와는 거리를 둔 플래시애니메이션
<우비소년>
이 36화라는 상영회수와 함께 꾸준한 인기로 적지 않은 온라인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최근 엽기라는 타이틀로 포장된 수많은 아류와 모방의 타이틀 속에 오로지 웃기다 못해 쌍욕을 해대며, 벌거벗으며, 폭소졸도 해야지만 관객들에게 조금은 반응을 얻고 입소문에 머릿수를 동원한다는 천박한 자본의 논리 앞에서도,
<우비소년>
은 엽기를 거부하고 개성적이면서도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캐릭터들이 우거지맨션에서 아웅다웅 살아가는 에피소드를 다룬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애니메이션다운 연출의 치밀함으로 일일방문자수 6만이 넘는 인기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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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들어진 주인공 캐릭터 우비소년과 서브캐릭터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예사롭지 않은데 그들은 주로 인간이 자질 수 있는 정신병리학적 특성들을 한두 가지씩 지닌 보통의 인간형에 비추어 볼 때 다분히 비정상적인 캐릭터들이라고 볼 수 있다.
주인공인 우비소년은 아무생각 없는 예측불허의 캐릭터로 설정되고 있으며, 뱃살공주는 비만에 대한 콤플렉스를 갖지 않고 있는 귀여운 소녀로 묘사되고 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평범한 캐릭터들이다. 오타군은 대인기피증에 대상 집착증, 뻥도사는 맨션주인이기도한 허풍장이 구두쇠 노인네로 사기꾼에 가깝고, 미자는 히스테리성 인격장애와 자아도취증이 있는 환자이다. 엘비수는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터프가이를 표방한 쬰쬰맨이고, 뭘더는 미스테리적 인물로 참견을 잘하는 몽상가로 작품에서 나레이터를 주로 맡아 진행한다. 빠다킹은 춤추기가 특기이고 모호한 성 정체성으로 다른 사람에게 오해를 사는 느끼한 캐릭터다. 슬로우는 히스테리적 여성으로 반사회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뺙이는 보기보다 자존심이 강하고 건방진 병아리로 자신이 외계에서 온 왕자로 착각하고 있다.
이들 캐릭터들은 우거지 맨션이라는 고풍스러운 허름한 빌딩에 사는 맨션주민들로 개성적이고 다양한 인간의 면모를 가진 캐릭터들이 좌충우돌하며 펼쳐 보이는 세상사의 한판 우수개속에 즐거움과 동화적 따스함을 느끼게 한다. 유치하지만 그렇다고 통속적이지 않은 스토리와 이에 걸 맞는 캐릭터들의 활약은 정교한 그래픽과 깔끔한 영상 연출효과로 표현되어 캐릭터들이 마치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전해주었다.
즉,
<우비소년>
의 매력은 바로 현대인이면 느낄 수 있는 정신병리학적 특성을 캐릭터에 부여하고 우거지 맨션에 아웅다웅 사람사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내면에 감추어진 심리상태를 들추어내는 코미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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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비소년>
은
<마시마로의 숲이야기>
와
<졸라맨>
및 여타의 웹애니메이션과 구별되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우비소년>
은
<마시마로의 숲이야기>
와
<졸라맨>
보다 다소 늦게 웹상에서 선보였는데, 이들 유명세를 먼저 탄 웹애니메이션들은 모두 엽기행각을 아주 드러내놓고 하는 스토리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작품들로 엽기적 유행과 맞물려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이들은 단순하고 간결한 이야기구조 및 캐릭터 설정이 특징인 반면,
<우비소년>
은 웹애니메이션치고 매우 복잡한 캐릭터설정으로 다양한 인간상이 고정적으로 등장하는 시리즈물이라는 것이다.
또한
<마시마로의 숲이야기>
와
<졸라맨>
은 기획, 스토리, 디자인, 원동화, 채색, 편집과 사운드까지 모두 한 사람이 담당하는 일인 제작시스템으로 제작되었다면
<우비소년>
은 스토리, 원화맨, 아트드렉션, 편집, 테크니컬 디렉터, 사운드 등 제작공정별 영역을 세분화하여 여러명의 전문스텝이 분업화된 시스템에서 제작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스토리와 사운드는 프로젝트 계약으로 외부전문가들에게 맡겼으며 이를 통해 시간에 쫓기는 시리즈에서 보다 질 높은 작품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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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2월 20일 제1화 ‘여기가 저기냐’를 시작으로 매주 한번씩 업데이트되며 현재 제36화 ‘보너스 클럽’까지 선보이고 있다.
지금까지의 에피소드별 스토리의 개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화에서 6화까지는 우비소년이 우거지 맨션에 입주하면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소개되는 이야기, 마징가 Z가 등장하는 7화, 봄맞이 특선으로 11화까지 진행된 ‘스피드와 우비’시리즈, 12화에서는 삐약이의 등장, 우비소년이 뻥도사를 골탕먹이는 ‘돈나무의 전설’, 사우스파크를 패러디한 15화 ‘우거지파크’, 제16화 뭘더의 X-file, 뻥도사의 노랭이 작전으로 화장실사용금지로 벌어지는 에피소드 제17화 ‘소화불량’, 국산 액션영화를 패러디해 새로이 등장한 우거지 반점의 빡빡와 난데없이 벌어지는 우비와의 장쾌한 액션을 그린 제19화 ‘인정사정 볼 것 없는 친구들’, 퀴즈대회에 나간 오타군의 활약을 그린 제20화 ‘퀴즈의 달인’, ‘긴급특명 뱃살공쥬를 구하라!!’는 여인천하를 패러디한 작품으로 22화에서 24화까지 3부작 시리즈다. 26, 27화는 ‘개같은 날의 오후’는 영화를 패러디하였으며 30화에서 33화까지 4편의 ‘오타군의 가을동화’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마지막 36화는 지난 추석때 SBS 개그맨 컨테스트 때 방영되었던 출연자 소개 클립으로 새로운 에피소드로 재미를 한층 더하고 있다.
이렇게 살펴본
<우비소년>
에피소드별 스토리들은 대부분 기존의 잘 알려진 영화와 드라마를 패러디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야기의 친근감과 관심을 쉽게 이끌면서도
<우비소년>
만의 이야기 특성을 잘 살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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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애니메이션에서 무슨 테크니컬 디렉터냐? 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 영역는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테크니컬 디렉터가 배경을 용량을 늘이지 않으면서 디테일한 작업을 할 수 있게 만들고 또한 완성후의 작품의 쓸데없는 부분을 최소화해 무비의 동작을 부드럽게 해주는 결졍적 역할을 하게된다.
다음은
<우비소년>
기획과정에 대한 이동우 대표의 이야기로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과의 역할분담 및 협조시스템을 엿볼 수 있다.
“처음에는 스텝이 9명이었으나 현재는 2명이 빠지고 대신 시나리오 작가가 외부인력으로
대체 되었고 처음에 컨셉회의만 같이하고 중간에 뼈대부터는 시나리오 작가 혼자서 씁니다. 최종 컨펌에만 다시 감독과 회의를 하고 콘티를 위해 수정본을 한번 더 씁니다.”
플래시애니메이션의 제작방식은 크게 2가지로 구별된다. 하나는 플래시의 모션트위닝과 인비트윈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작업의 양를 최대한 줄이는 방식이고, 또 다른 하나는 기존 전통적 셀애니메이션 방식처럼 많은 매수의 그림을 사용하며 애니메이션의 퀄리티를 높여주는 예이다. 그러나 이 두 방식이 상호 장단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대부분 나온 웹애니메이션들은 첫 번째 방식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용량과 시간의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이며 웹애니메이션의 특성인 “속전속결”의 묘미에는 부드러운 움직임은 그리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비소년>
의 경우 이를 적절히 혼합한 경우인데 적지 않은 매수의 사용은 이미 만들어진 소스 및 심볼을 사용하기 보단 장면과 액션에 따라 새롭게 만들어 사용하다보니 전체적으로 봐선 매수가 많은 스타일로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다양한 카메라웍과 화면연출에도 어색하지 않은 그림이 나오는 것이며 액션동작에서도 기계적인 느낌을 최대한 줄일 수 있었던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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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애니메이션
<우비소년>
의 또 다른 강점은 다양하고 개성적인 캐릭터들에 있다.
12월초에 문화관광부에서 재정한 ‘2001 대한민국 캐릭터 베스트10’ 에 선정되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며 실제로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활성화로 다양한 캐릭터 라이센스 상품으로 개발되어 시장에 선보였으며 그 반응은 놀랄만하다.
특히
<우비소년>
의 타겟층은 폭이 넓다. 매체의 시작이 인터넷이다 보니 유아부터 성인까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애니메이션 컨텐츠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넓은 타겟층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캐릭터 상품의 개발이 필요했고 일단은 가장 쉽게 접근을 할 수 있는 봉제인형류부터 제작했다. 봉제인형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첫 경험이어서 고생이 많았는데 이는 우비소년의 불규칙한 곡면을 봉제로 표현하기엔 힘들었던 것이다.
4개월간의 오랜 컨펌과 리테이크를 통해서 결국에 작년 8월에 출시되었고 예상외로 반응이 좋아 바로 핸드폰 줄과 문구 팬시류로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봉제류는 100만개 이상이 팔려나갔고, 문구 팬시류도 끊임없이 재개발되면서 타 제품군과 경쟁하면서 그 시장이 급속도로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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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오프라인의 부족한 면을 채우는 홍보와 마케팅 영역으로 활용하기 위한 웹애니메이션에서 이젠 온라인 엔터테인먼트를 개척하는 선두주자로서 독립된 시장영역으로 자리잡게된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역으로 온라인의 성공을 발판으로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 새로운 모델이 이미 시도되고 있다.
머지않아
<우비소년>
을 안방 TV와 극장에서 만나게 될 것이고, 제2세대의 웹애니메이션을 통해 지금의 기술적 한계와 시장환경을 극복해낼 수 있는 새로운 주자들이 속속 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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